SBS 최연소 아나운서 장예원

대학 3학년 재학 중 SBS 아나운서 신입 공채에 합격해 ‘지상파 최연소 아나운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장예원 아나운서. 인턴 기간을 거쳐 올 3월 정식 입사해 뉴스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든 신입사원이 입사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장 아나운서는 유독 더 바빠 보인다. 대학생과 아나운서, 두 가지 역할을 오가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 인터뷰] “1900 대 1 뚫은 비결 궁금하세요?”
Q 요즘 장 아나운서의 인기가 굉장해요.
SBS ‘도전 1000곡’에 출연하고 나서 기사가 많이 나와 놀랐어요. 자고 일어났더니 음치가 돼 있더라고요.(웃음) 제가 그렇게 못 불렀나요? 전 정말 열심히 불렀거든요. 회식 때도 노래 많이 했었는데 그때는 막내라서 다들 잘한다고 했나봐요. 이번에 ‘도전 1000곡’에 출연하면서 제가 노래를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Q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보니 어때요?
‘도전 1000곡’ ‘스타킹’에 출연했는데, 녹화 시간이 굉장히 길어서 좀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패널들이 잘 챙겨줘서 재미있게 녹화했어요. 입사하고 나서 했던 방송은 대부분 생방송이라 많이 긴장했었거든요. ‘힘들다’ ‘재미있다’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죠. 6개월 정도 지나니 이제는 방송을 즐기면서 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방송을 하니까 지루할 틈이 없어요.


Q 재학 중이죠? 수업은 어떻게 듣고 있나요?
4학년 2학기 재학 중이에요. 18학점 정도 듣고 있는데, 사이버 수강을 하고 있어요. 계절학기도 들어야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학기 때는 오전에 회사에 나오고 오후에 학교를 다녔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덕분에 학점이 난리가 났죠.(웃음)


Q 최연소 아나운서 합격자로 한동안 떠들썩했죠.
면접을 볼 때도 ‘왜 이렇게 빨리 지원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어요. 중학교 때 주변 대학교 축제에서 사회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무대에서 하나도 안 떨리더라고요. 그때 사회 보는 것이 재미있어 이게 내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본격적인 준비는 대학 입학 후 시작했어요. 1, 2학년 때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해 지원하지 않았는데 3학년이 되니 이제 도전하며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어린 나이에 합격해 떠도는 루머도 많더라고요. 그런 얘기 들어봤어요?
연관 검색어에 ‘장예원 집안’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선배들에게 털어놨는데, “좋은 말이든 안 좋은 말이든 대중의 관심이다”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의연하게 대처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아버지가 SBS 재직 중이다’라는 말도 있는데 저희 아버지는 군인이시거든요. 전혀 상관없어요.(웃음)


Q 여자 아나운서 경쟁률이 1900 대 1이었죠.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선발된 비결은 뭔가요?
제가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꼭 시험 때문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나의 무기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를 중심에 두고 마인드맵을 그리기도 했고, 카페에 앉아 ‘장예원’ 세 글자만 두고 하루 종일 생각하고 고민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해서 찾은 제 장점은 ‘꾸며지지 않았다’는 거였죠. 면접에서 그런 부분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어떤 면접에서든 남들과 차별화된 점을 찾으면 합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저는 웃는 게 자신 있었어요. 눈웃음은 가족 내력이기도 하거든요.(웃음) 평소에도 잘 웃는 편이에요. 카메라 테스트에 갔더니 함께 들어간 10명 중 한 명도 웃지 않더라고요. 시험이라 긴장돼서일 텐데, 그런 점에 좀 놀랐어요. 생각만 바꾸면 될 텐데요. 면접도 가족이랑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하잖아요. 욕심을 내니까 어려운 것 같아요.


Q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은 것도 화제였어요.
제가 대학 입학 후 부모님께 가능한 한 금전적인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나운서 아카데미의 수강료는 제가 감당하기에 부담이 됐어요. 3학년 때 마음이 한창 조급해졌을 때는 잠깐 고민이 되기도 했죠. 실무적인 부분이 부족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학교 고시반을 이용하는 것이었어요. 고시반에서 실무적인 부분을 배우고 스터디도 하고, 작문은 교수님께 첨삭을 받았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학생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면접에서는 결국 자기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몇 가지의 스킬보다는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죠.
[스타 인터뷰] “1900 대 1 뚫은 비결 궁금하세요?”
Q 아나운서 준비생들은 발음이나 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던데요. 어떻게 준비했나요?
언어 습관이 중요한 것 같아요. 면접이나 합숙 때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면서 늘 아나운서처럼 말하려고 노력했어요. 학창 시절 방송반 아나운서를 하면서도 꾸준히 노력했고요. 하지만 가끔씩 어른들께 아이처럼 말하는 말투가 저도 모르게 나올 때가 있어 고민이기도 해요.


Q 대외활동 좀 한다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당근예원’으로 유명하다던데요.
‘당근예원’은 제 블로그 아이디예요. 정말 부끄럽네요.(웃음) 대학에 입학하며 세운 계획이 있었어요. 1학년 때는 교내 활동을 하고, 2학년 때는 학교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3학년 때는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자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1학년 때는 학교 홍보모델 활동을 하고, 2학년 때는 대외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3학년 때는 제가 경험한 것을 더 많은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 강연을 했고요. 저는 대외활동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데 부모님께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으며 준비하려니 힘들었을 때도 대외활동을 통해 여행을 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많은 친구들이 이런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알리고자 대학을 돌면서 강의실을 빌려 강연을 했어요.


Q 대외활동이 아나운서가 되는 데 도움이 됐나요?
아나운서가 되려고 대외활동을 많이 한 것은 아니에요. 아나운서 지원서에 기입하는 란도 없어요. 그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던 거죠. 해외에 나가서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생각하는 폭도 넓어질 수 있으니까요. 가끔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대학 신입생들에게 ‘아나운서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아요. 저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라고 말해요.


Q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나운서 준비하는 분들이 ‘옷은 비싼 것 입어야 한다’, ‘헤어·메이크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에 신경을 많이 쓰잖아요. 그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찾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저도 굉장히 오래, 꾸준히 고민해왔거든요. 그리고 자신의 꿈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중요해요.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하게 되니까요. “아나운서 하고 싶어요” “아나운서 할까요?” 말고 “난 아나운서가 될 거야”라고 말해야죠. 저도 늘 거울을 보면서 “아나운서 장예원입니다”라고 연습했어요. ‘되고 싶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글 박해나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