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면접 트렌드

어떤 사회, 조직, 문화, 조류를 막론하고 ‘트렌드’라는 게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유행, 동향, 추세 등으로 번역할 수 있지만, 단순히 유행이라는 말과는 풍기는 뉘앙스부터 사뭇 다르다. 트렌드에는 사회와 조직을 선도하는 ‘최신’ 경향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면접도 넓게 보면 기업이라는 조직문화의 단면이다. 제대로 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최신 면접 트렌드. 빠르고 정확하게 최신 면접 트렌드를 이해하고 활용해 합격의 ‘트렌드세터’가 돼보자. 올 하반기 공채를 특징짓는 3가지 최신 면접 트렌드를 통해서.
[최고의 면접비법] 현장 ‘직무능력’ 보여줘야 고득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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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션’ 방식의 면접 도입
하반기 공채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스펙 파괴’와 ‘열린 채용’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따른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에 따라 이런 경향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면접 방식이 바로 오디션이다. SK그룹의 ‘바이킹’, KT의 ‘올레스타 오디션’ 등으로 대표되는 오디션 채용 전형은 통과자에 한해 서류 합격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정식 면접의 전 단계이지만, 형식 자체가 심사위원 앞에서 한 ‘발표’이므로 크게 보아 새로운 면접의 한 종류로 봐야 한다.

오디션 방식의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자기 PR의 창의성이나 독창성 등이다. 하지만 실제로 합격하는 사람들을 보면 비주얼을 앞세운 ‘쇼’보다는 ‘내용’에서 합격점을 받은 이가 대부분임을 알아야 한다. ‘슈퍼스타K’를 보자. 아무리 비주얼이 훌륭하고 끼가 넘쳐흐른다 해도 기본이 되는 가창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합격 티셔츠를 받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오디션 면접의 핵심은 ‘자기소개와 사업적 아이디어의 결합’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통과자들의 사례를 보면, 온전한 의미의 자기소개를 통해 인정받은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는 현장의 상황, 또는 치밀한 제품 분석을 통한 ‘사업적 아이디어’를 자기 PR 또는 발표 주제와 연계하여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경우가 월등히 많다.

잠깐 반짝이는 유행이 될지, 앞으로 면접의 대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디션 면접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류 통과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끼와 콘텐츠가 충분하다면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각종 후기나 경험담을 통해 나만의 아이디어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


대표 유형 1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살아온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해선 어떤 임팩트도 줄 수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가 어떤 의미를 갖는 존재였으며, 앞으로는 ‘어떤 의미 있는 존재가 될 것인지’ 포인트를 설정한 후, 그 핵심에 집중하여 어필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험 자체보다는 이를 통한 ‘의미’가, 그리고 단순한 일의 ‘결과’보다는 ‘그로 인해 얻은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게 오히려 ‘경험의 경연대회’인 오디션 면접에서 도움이 된다.


대표 유형 2 “아이디어 또는 대안(전략)을 제시해보세요”
이와 같은 발표 주제를 받았다면 즉각 머릿속에 ‘현장’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려야 한다. 인터넷에서 누구나 검색해 찾을 수 있는 정보만으로는 절대 자신의 발표를 차별화할 수 없다. 매장이 있는 기업이라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소비자, 경쟁자, 운영자, 관찰자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디테일한 전략을 구성해보자. 매장이 없는 기업이라면 대표 상품에 집중하는 게 좋다. 기업의 사업 영역을 홈페이지만 보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서는 면접관의 하품만 유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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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면접의 진화, ‘협상 면접’
얼마 전까지 토론 면접은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택해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나누고, 그 상황에서 주도성, 협조성, 공헌도를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여기서 진화해 이른바 ‘협상 면접’이 주목받고 있다. 협상 면접은 단어 그대로 단순한 찬반 의견을 나누지 않는다. 대신 두 그룹 사이의 절충안을 이끌어낸 후, 그 절충 내용에 따라 이미 배정되어 있는 서로 다른 두 점수를 두 그룹이 획득하게 되는 방식이다.

하나의 프로젝트 상황이 주어지면 서로 다른 두 그룹이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토론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최종 절충안을 결정하게 되는데, 협상 결과에 따라 이미 배정된 점수가 정해져 있다. 두 그룹은 자신들이 도출해낸 결과에 따른 점수를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그룹이 공통된 협상 결과를 도출해냈음에도 어떤 그룹은 높은 점수를, 또 다른 그룹은 낮은 점수를 가져가게 된다. 단순한 토론 이상의 전략과 근거를 바탕으로 한 설득 과정이 필수인 이유다. 만일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의 토론 면접조차 경험하지 못한 지원자가 이러한 방식의 면접을 처음 경험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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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T 면접’의 전문화
프레젠테이션(PT) 면접의 주제 또한 현장·실무 적용 능력에 우위를 두는 추세다.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지식 수준을 확인한다는 뜻이다. 더욱이 인턴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웬만한 실무 경험을 갖춘 정식 공채 지원자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PT 면접의 수준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오디오 개발팀에서 NSS라는 새로운 오디오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신호 대 잡음비(SNR)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프로세스로 접근해야 하는지 기술적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하라.’ 이공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실제 PT 면접 주제다. 이와 같이 일정 수준의 전공 지식과 직무 지식이 없다면 아예 손도 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겨나고 있다. 어떤 면접이든 정답은 없다. 하지만 구술시험이 대세인 요즘의 PT 면접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공과 기업의 제품 및 연구개발 방향만큼은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전공과 기업의 이해가 교집합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트렌드에도 ‘기본’은 있다!
① 포장 아닌 ‘표현’법 익히기
까다롭고 다양한 면접 유형이 등장하는 이유는 하나다. 지원자의 포장을 벗겨내고 그 진실을 보기 위함. 취업난 못지않게 취업 정보도 넘쳐나 취업스터디, 취업동호회, 취업과외 등 트레이닝과 포장법 또한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런 포장을 벗기고자 오디션·PT·토론·합숙 면접 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에 대비하려면 포장이 아닌 표현법을 익혀야 한다. 가식적인 답변이나 누군가가 했을 법한 모범 답안이 아닌 나만의 강점, 스토리를 찾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를 명확히 찾는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표현에는 스피치, 자세(행동), 표정, 내용(스토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진심이다.


② 스피치 능력 필수
올 하반기 면접 스킬의 핵심은 ‘스피치 능력’이다. 모든 전형이 자기 생각을 얼마나 조리 있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스피치에 집중하여 평가 기준을 삼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치에 논리성, 조리 있는 말투, 자신감 있는 자세(표정) 등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자기만의 강점과 스토리를 자신이 선택한 직무, 기업의 비전과 어떻게 연결시켜 강조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③ 진심을 담아라
요즘 현대자동차에서 진행하는 ‘THE H 프로젝트’는 최근 트렌드를 이해하는 데 시사점이 크다. 바로 ‘진실된 사람’이다. 매우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몇 분간의 대면만으로 사람의 자질, 특히 인성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또 신입 직원 2명 중 1명이 1년 내 퇴사해 버린다는 조기퇴사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원자의 진실함을 파악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면접에 임하는 자세 중 첫 번째는 ‘내 안의 착한 아이를 찾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여러 사람과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모습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직무에 대한 Right People로서의 직무역량(직무적합성, 새로운 아이디어 등)과 인성(조직적응, 가치관, 비전 등)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이 아닌 실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글 장진원 기자│도움말 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