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수업에서 피할 수 없는 치열함과 숨 막힘, 그리고 학점을 받아든 때의 멘붕… 모든 과목이 이렇게 팍팍하다면 학교생활은 괴롭기만 할 터. 편안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듣는 수업도 있어야 학교 다니는 맛이 생기지 않겠는가. 여기 독특한 주제와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로 학교생활의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 교양’이 있다. 지식과 교양을 쌓으면서 덤으로 마음의 위안까지 얻을 수 있는 힐링형 교양과목 총집합!
Lake of the Woods
Lake of the Woods
동덕여대 ‘명상과 심신 수련법’
명상과 요가는 한 세트

동양의 명상법을 이론과 실습으로 습득하고, 이를 통해 학생 개개인이 몸과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강의 목표로 한다. 실습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강의는 캠퍼스 체육관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내내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일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 명상은 앉아서만 한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강의에서는 야외에서 자연을 느끼며 하나 되는 자연명상이나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순화하는 소리명상, 내딛는 한발 한발을 느끼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걷기명상 등 다양한 명상법을 익힌다. 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배운 명상으로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관찰하고 명상일지에 기록한다.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성격과 인생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강의를 들으며 정신 건강과 함께 몸의 건강도 관리할 수 있다. 교호호흡, 정뇌호흡 등의 호흡법을 익히면서 학생들은 몸의 좌우 균형을 맞추고 뇌와 폐를 정화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활 체위, 쟁기 체위, 물고기 체위 등 실습 시간에 틈틈이 익히는 하타 요가를 통해 한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날씬한 보디라인도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국민대 ‘다례’
차 마시고 담소 나누며 여유 되찾기

‘다례’는 차를 마시는 예의나 몸가짐을 일컫는다. 다례 강의가 진행되는 곳은 일반 강의실이 아니라 국민대 후문에 위치한 고즈넉한 한옥 건물 명원민속관. 학생들은 매 시간마다 ‘끽다거’라는 뽑기를 통해 실습을 함께할 상대를 선택한다. 따라서 강의를 통해 매번 새로운 상대를 만나 친분을 쌓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은 교재를 보며 딱딱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실습 상대와 함께 차 마시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날씨가 좋으면 대청마루에서 야외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차의 색을 보고, 향을 느끼고, 맛을 음미하는 과정은 학교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조용한 곳에서 담소를 나누며 한 잔의 차로 마음을 수양하는 다례 강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면서 생활의 여유를 느끼는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광운대 ‘나의 역사’
삶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라

자신의 정체성이 어떤 역사적 조건에서 형성되었는지 알아보며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과 주체의식을 확립하는 게 강의 목표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돕기 위해 개설됐다. 강의는 나를 제대로 알기, 나의 관계망 바로보기, 행복 찾기, 나의 길 꿈꾸기 등 매주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다. 각각의 주제 속에서 학생들은 서적, 미디어 등 다양한 자료를 접하고 역사적 상황 속에 자신의 주체적인 실천을 대입해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자기의 삶을 어떻게 설계해나갈 것인지를 능동적으로 고민함으로써 나를 둘러싼 역사적 상황을 다각도로 이해하고, 자아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마음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세종대 ‘미술심리치료’
그림 그리기로 심신을 치유하다

세종대의 자유교양 ‘미술심리치료’는 인간의 심리 발달과 다양한 자기표현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현재를 새로운 각도로 통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매 시간 전반부에는 정신분석학이나 애착이론 등 여러 심리학 이론을 공부하고 후반부에는 그날 배운 이론과 연결해 집단 실습이 이루어진다. 실습에서는 ‘칼과 나비를 포함하는 그림을 그리세요’같이 구체적인 주제를 던지기도 하고, ‘떠오르는 대로 그리세요’처럼 자유롭게 진행되기도 한다. 학생들은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잡지를 찢어 붙이는 콜라주 작업을 하거나, 점토로 대상을 빚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다. 그동안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느낌을 미술로 표현하는 미술심리치료 강의에서 학생들은 감정의 정화와 치유를 얻고, 내면을 돌아보며 자아를 성장시키는 기회를 갖는다.



경희대 ‘숲의 치유’
푸른 숲에서 상쾌한 힐링

경희대 국제캠퍼스의 배분이수교과 ‘숲의 치유’는 푸른 숲에서 상쾌하게 치유하는 수업이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직·간접적인 효용가치에 대해 살펴보고 숲과 인간의 관계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하는 게 강의 목표. 자연과학, 동서 의학, 유전공학, 음악, 미술 등 숲과 관련한 여러 학문을 살펴보고 숲 탐방과 삼림욕 체험도 한다. 숲 탐방 시간에는 버섯이나 약용식물 등 숲의 보고를 탐색하고 삼림욕 시간에는 풀과 나무의 냄새를 이용한 향기치료, 숲의 소리를 이용한 음악치료 등 다양한 유형의 치유를 경험한다. 청정한 공기 속에서 오감으로 숲을 느껴보는 체험은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의 피로를 해소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다.


글 박지혜 대학생 기자(동덕여대 국어국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