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삼성 채용의 모든 것

이번 ‘달라진 삼성 채용’의 핵심은 바로 면접이다. 삼성은 올 들어 기존의 면접 전형을 없애거나 계열사별로 다른 면접 방식을 도입하는 등 면접에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삼성 계열사 대부분의 면접이 하루 ‘원스톱’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격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다.
최종 결과를 좌우할 삼성 면접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COVER STORY] ‘달라진 삼성 채용’의 key 면접 통과하려면
“삼성이 정말 관심 있는 건 ‘지원자가 얼마나,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입니다. 이 포부를 입사 후 삼성의 동료들과 협력하면서 새로운 스토리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어필하세요.”

지난 3월 22일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열정락서’에 삼성SDS 인사팀 한승환 전무가 연사로 나섰다. 한 전무는 강연 말미에 모의면접장을 열고 직접 면접관으로 나서 올바른 삼성 면접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한 전무는 이날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은 ‘살아오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몰입했던 것은 무엇이고 그 사건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설명해보라’. 지원자의 경험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는 단순히 경험을 길게 나열하는 것은 좋지 않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목을 핵심적으로 강조하는 게 바람직하다.
[COVER STORY] ‘달라진 삼성 채용’의 key 면접 통과하려면
두 번째 질문은 ‘자신을 포함한 4명의 멤버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행사를 준비하라는 업무가 주어진다면 어떤 사람들로 구성할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지난해 하반기 면접에서 한 전무가 실제로 물어본 것이다. 그는 “평소 이 같은 상황질문을 즐겨 하는데 면접관들은 지원자가 얼마나 유연하고 응용력 있게 답하는지를 본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이 단순히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본인의 역할을 정확히 정의한 후 창의력 있게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얼마나 유연하고 다양하게, 응용력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지를 어필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은 ‘상사의 업무 평가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될 때 상사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겠는가’. 이는 ‘함께 잘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질문. 얼마나 협조적인지, 얼마나 들으려 하는지를 평가한다.

한 전무는 반드시 ‘탈락’하는 필패 유형도 꼽았다. 먼저 레코드처럼 돌아가는 단순 암기형 답변. 질문을 하자마자 바로 총알처럼 답변하는 태도다. 말하는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장황하게 설명하는 답변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또 돌발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도 피해야 한다. 생각지 못한 질문이 나왔을 때 목소리가 줄어들고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면 그동안 잘한 것까지 감점될 수 있다. 준비가 안 된 질문이라도 아는 건 아는 대로 모르는 건 모르는 대로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은 얼마나 많이 아는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할 수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 전문가가 귀띔하는 면접 뚫는 노하우
삼성은 면접을 실시하기에 앞서 직무적성검사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인성검사를 먼저 실시한다. 이후 30분 정도 임원면접이 진행된다.

임원면접은 면접관 3명에 지원자 1명으로 구성되며, 지원자가 사전에 제출한 에세이(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질문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직무역량면접은 지원자의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파악하는 면접으로, 총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발표해야 한다. 계열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30분의 준비 시간이 주어지며 평균 10~15분 동안 또 다른 4명의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무역량면접을 마치면 면접관들이 5~8개 정도의 질문을 한다. ‘○○○의 동작원리에 대하여 추가로 설명해보세요’와 같이 전공 및 발표 내용에 관한 질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인성검사는 솔직한 게 ‘왕도’

기존과 다르게 올 상반기부터 인성검사를 컴퓨터로 실시해 사실상 수정이 불가능하다. 검사를 마치면 결과가 바로 임원 면접관에게 전달돼 이후 진행되는 임원면접에서 실시간 참고자료로 사용된다.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과 인성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으면 ‘거짓된 답’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으니 솔직하게 답하는 것이 좋다.

직무역량면접에선 실제 삼성의 기술에 대해 언급하라
직무역량면접의 근거자료를 활용할 때는 삼성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언급하는 게 좋다. 주제 선정 이유 또한 삼성의 기술개발 등 현재의 노력사항 또는 진행 상황과 연결해 ‘최근 삼성전자가 14나노 Fin FET 테스트 칩 생산에 성공하며, 양산을 앞당기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식으로 어필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 문제해결 방안을 내렸을 때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임원면접은 일관되게 답하라
임원면접은 면접관마다 질문의 편차가 큰 편이고, 분위기 또한 극과 극으로 차이가 있어 꽤 까다로운 면접이라고 볼 수 있다. 지원자의 인성과 조직 적응력을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면접이기에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도 그 내용과 모습이 큰 폭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다.

도움말 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
[COVER STORY] ‘달라진 삼성 채용’의 key 면접 통과하려면
면접 기출문제


임원면접
① 에세이에 언급된 지원자의 활동내역과 그 의미를 묻는 질문 (출제 빈도 : ★★★)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오래 했는데 어떤 것이 가장 어려웠는가?
-현장실습 경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인턴 당시 의견을 제시했던 경험이 있는가?
-학교 과목 중에 어떤 것이 흥미로웠나?

② 직무 선택 동기를 묻는 질문(★★★)
-다른 일도 잘할 것 같은데 왜 연구개발 분야로 지원했는가?
-왜 공정기술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나?

③ Case 선택 질문(★★☆)

-설비직무를 수행하는 상황인데 장비의 오류로 부품을 교체하는 상황이다. 규정에 의하면 장비 속의 부품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장비 속의 제품 중 일부는 완전한 새것이기에 교체하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판단된다. 효율적으로 필요한 부품만 교체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규정에 따라 모든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 옳은가?

④ 이슈에 관한 질문(★★☆)
-최근 반도체 뉴스나 소식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⑤ 꼬리를 무는 질문(★★☆)
-본인의 신념을 굽혔던 경험에 대하여 말해보라. 왜 그렇게밖에 대응할 수 없었나?
-중요한 약속이 서로 충돌된 경험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라. 다른 선택은 어떤 것이 있었나?

⑥ 부족한 부분을 파고드는 질문(★★☆)
-스트레스에 약해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점이 낮은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별하게 창의성을 발휘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 자신의 창의력에 대하여 몇 점을 줄 것인가?


직무역량면접
① 이공계

-정전기 문제로 인해 스마트폰이 작동 불능 상태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적인 방안을 제시하라.
-메모리 검사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라.
-OO기업의 3D핀펫 공정에서 WIDTH의 개선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라.

② 인문계
-신흥공업단지가 형성된 부지에 대리점을 신축할 예정이다. 20~30대를 주 타깃으로 한 고객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지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라.
-SPSS 통계를 활용하여 시장과 소비자 성향을 파악하려고 한다면 어느 부문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3곳의 협력업체가 있는데 각 업체의 장단점을 분석해 어떤 업체와 일할 것인지 판단하라.


글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