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 일하기 좋은 기업’ 지마켓과 옥션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를 아는 이들에게 이것은 더 이상 낯선 공식이 아니다. 직원들에게 매달 지급하는 쇼핑 지원금과 자기개발비, 자사 주식 무상 제공, 유급 안식년 휴가 등 풍성한 복지 혜택을 자랑하는 회사. 이러한 탄탄한 지원 뒤에는 구성원들의 역량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 있다.

900여 명의 직원 중 25%가 기술자인 이베이코리아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툴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베이가 진출한 39개국 중 한국이 북미 지역과 유럽의 뒤를 이어 3위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것 역시 이들이 추구하는 혁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

지난 9월 21일 3명의 대학생 기자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본사를 찾았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만큼 열정도 생겨난다”고 말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구성원들은 신입사원에게 기대하는 것 역시 ‘일에 대한 열정과 끼’라고 강조했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기업 개요
사명 : 이베이코리아 대표이사 : 박주만
설립 : 2000년(2001년 옥션, 2009년 지마켓 인수)
직원 수 : 846명
주요 사업 : 전자상거래


이베이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34층에 들어선 기자단의 시선을 끈 것은 사무실 곳곳에 장식된 알록달록한 풍선이었다.

“특별한 날 오셨네요.” 기자단을 안내한 장희정 홍보실 대리가 풍선에 새겨진 문구를 가리키며 “오늘은 이베이에서 처음으로 ‘패밀리데이’를 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사내 직원들의 제안으로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제도를 신설한 것이다. 두 시간 남짓 앞당겨진 퇴근 시간, 상기된 표정으로 사무실을 활보하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해졌다.

이베이는 ‘일하기 좋은 기업 2년 연속 대상’ 수상에 빛나는 기업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꾀하는 기업답게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겐 한 달간 유급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장려하고, 매달 자기개발비와 지마켓·옥션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지난 8월부터는 ‘시차 출퇴근 제도’를 도입, 8시부터 10시까지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을 위해 이베이 어린이집도 설립할 예정이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아낌없이 베푸는 복지는 구성원들의 역량에 대한 회사의 신뢰가 바탕이 돼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9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전자상거래 산업에서 70%를 점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다. 지마켓, 옥션 등의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 규모가 이베이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한다. 이베이가 진출한 39개국 중 북미, 유럽의 뒤를 잇는다고 하니 국가 규모에 비해도 월등한 성적표다.

이베이코리아 홍보실 부장은 “지마켓, 옥션은 모두 한국 기술로 만든 ‘토종’ 서비스”라며 “이베이 본사에서 우리의 기술을 배워서 본사 서비스에 접목시키기도 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기자단의 발길은 이베이의 기술이 집약돼 있는 곳, 37층의 ‘기술부서’로 먼저 향했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독자 기술로 따낸 화려한 글로벌 성적표”

‘이베이 기술 연구소’라는 소간판을 지나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사무실을 빙 둘러 가니 이베이의 핵심 기술이 있는 공간 ‘NOC(Network Operation Center)룸’이 나타났다. 통유리벽으로 가로막힌 공간에는 컴퓨터 40여 대와 벽면을 가득 채운 20여 대의 커다란 모니터가 보였다. 환하게 밝혀진 모니터에는 각각 다른 색의 그래프와 숫자가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이곳은 지마켓과 옥션의 시스템 모니터링을 하는 곳이다.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거래하는 내역이 전부 이곳에 나타납니다.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실시간 거래량은 얼마인지, 결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나타나는지 시스템별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정훈 기술부서 부장의 말에 기자단의 시선이 모니터로 꽂혔다.

지마켓과 옥션의 거래액을 합하면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거래되는 액수는 하루 수백억 원에 달한다. 이 부장은 “중요한 거래가 몰리는 시간에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몇 억의 손해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도 기술부서의 중요한 임무”라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에 소속된 직원 중 25%가 기술개발자다. 서버와 DB를 관리하는 업무 외에도 120명의 개발자가 옥션과 지마켓 사이트에서 운영되는 독자적인 툴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을 맡아한다. 지마켓과 옥션 사이트의 상품 관리를 통합한 툴 ‘ESM PLUS’, 액티브 X 설치 없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오픈 웹 서비스’, 구글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등 익스플로러가 아닌 웹브라우저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토털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디도스 공격에 대비하는 IDS 시스템 등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툴이 이베이코리아의 기술부서에서 나왔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플랫폼 경쟁으로 변화하는 IT 시장에서 최근 이슈는 개발자 오픈 API.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한 프로그램이 특정 시스템의 운영체제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언어의 집합을 뜻하는 말이다. 페이스북, NHN과 같은 IT 기업에선 자사의 API 정보를 개방해 사용자들이 그것을 이용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베이 역시 상품 판매에 이용되는 API와 샘플 코드를 함께 지원하고 있다.

장희정 홍보실 대리는 “전자상거래 기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유통업만 생각하는데 전자상거래 산업의 기반은 이러한 IT 기술”이라며 “이베이코리아는 본사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기술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카테고리 운영하는 CM 직군, 이베이의 중심”

37층의 기술부서를 뒤로하고 36층 지마켓과 35층 옥션의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사무 공간 곳곳에 놓인 화분, 사탕, 가방 등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들이 사무실에 많아요. 요즘엔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추석선물세트가 많이 쌓여 있네요.” 장 대리의 설명을 들으며 사무실을 훑는 기자단의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35층 사무실의 대다수 직원은 CM(Category Manager)이라는 명함을 가진 이들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 최대 카테고리 수를 가진 옥션에서 각각의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것이 이들의 업무. 유통회사의 MD(머천다이저)와 비슷한 직군이다. “휴대폰, 아동복 등 카테고리 하나를 담당해서 판매자(Seller)와 구매자(Buyer)를 관리하는 일이죠. 더 훌륭한 판매자를 발굴해 옥션과 지마켓에서 상품을 팔도록 하고 고객이 그것을 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CM의 역할입니다.” 유제세 인사팀 차장이 설명했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과 옥션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맞춤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종합쇼핑 검색 사이트 ‘어바웃’과 이베이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CBT(Cross Border Trade)도 운영하고 있다. CBT의 경우 전 세계에 지사를 가진 이베이만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로, 온라인을 통한 무역을 주관한다. 복잡한 세금 및 통관, 배송에 대한 부분을 안내하기 위해 판매자 무료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아 홍보실 부장은 “이베이코리아가 지향하는 방향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 이베이코리아의 서비스 역시 발전해갈 것”이라며 “고객에게 맞춘 서비스를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전 세계 39개국에 진출해 있는 이베이의 강점을 이용해 국내 사용자들이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제품이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것이 이베이코리아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뽑고자 하는 이유겠죠.”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Interview 김수련 이베이코리아 HR부문 이사
“복지보다 커리어 욕심내는 지원자 찾는다”

Q. 이베이코리아의 2012년 하반기 채용 계획은?

A. 10월 말부터 11월까지 하반기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20명 정도다. 서류 전형과 1차 실무진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결정한다. 입사는 12월 초로 예정하고 있다.

Q. 특별히 선호하는 전공이나 자격증이 있나?

A. 학력이나 전공에 제한은 없다. 다만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직군의 경우 프로그램 언어를 다루어야 하므로 관련 전공자를 선호한다. 마케팅 분야는 경영·경제 등 관련 전공이나 마케팅 관련 공모전에 참가한 경험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그 외에 특별히 선호하는 전공 및 자격증은 없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Q. 신입사원 선발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베이코리아의 비즈니스에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다. 이베이코리아의 사업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베이코리아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회사와 경쟁하고 있는지,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떤 업무를 하며 어떻게 경력을 쌓아가고 싶은지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지원자를 찾는다.

Q.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 중요한가?

A. 영어가 많이 중요하다. 물론 영어로 당락이 결정될 정도는 아니지만 영어 역량을 갖춘 지원자가 받을 수 있는 가점이 굉장히 크다. 특히 CBT(Cross Border Trade) 사업 영역은 국내 판매자와 외국 바이어들을 연결시키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필수다. 회사에 들어온 이후에도 영어를 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실력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Q. 어떤 자질을 가진 인재를 찾는가?

A. 이베이코리아에서 원하는 핵심 인재의 모습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열린 사고방식과 열정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 두 번째는 자기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인재, 세 번째는 글로벌 역량을 가진 인재다. 예전엔 외국어 실력이 곧 글로벌 역량으로 비쳤지만 지금은 그 외에 다양한 문화를 접해본 경험을 통해 다른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살핀다.

Q. 이베이코리아 입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A. 모든 사회생활은 대인관계와 사회성이 가장 중요하다. 학창 시절은 그런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시기다. 동아리나 어학연수, 봉사활동 등 각계각층의 문화와 사람들을 접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고방식을 배우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평소 독서를 많이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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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 후기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송정호(항공대 컴퓨터공학 4) 대학생 취재기자

이번 탐방을 통해 이베이코리아는 단순히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IT업체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여 명의 엔지니어가 끊임없이 시스템을 개발하고 모니터링하는 모습은 ‘여기가 우리가 아는 이베이 맞아?’ 싶을 정도로 새로웠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쾌적한 전망과 수많은 복지 혜택, 높은 수준의 연봉까지… 이베이코리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꿈의 직장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회사 내부 어디에서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의 얼굴에서는 행복감마저 느껴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전공 제한이 없다고 한다. 오로지 그 사람의 역량, 열정, 패기를 보고 직원을 뽑는단다. 보면 볼수록 매력이 느껴졌던 이베이코리아! 회사 정문을 나선 뒤 나의 취업 위시리스트에 이베이코리아라는 또 하나의 항목을 추가했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김혜린(부산대 관광컨벤션 3) 대학생 서포터즈

사무실 내에 빨강, 노랑, 파랑의 알록달록한 풍선이 가득 차 있는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직원분들의 연령대도 전반적으로 낮아 젊은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뿐만 아니라 기업 내 구조와 제도가 이곳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에너지 넘치게 만드는 것 같다. 기업 탐방하는 날이 우연히 패밀리데이(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오후 4시가 되면 모두 퇴근할 수 있는 날이다!)가 처음으로 시행되는 날인 덕분에 사내 복지 제도가 실현되는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사팀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복리후생만 바라보고 입사 지원하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 자신이 이베이코리아에서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기업 탐방] 이베이코리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혁신을 이끈다”
권순욱(단국대 무역 4) 대학생 취재기자

옥션과 지마켓을 인수한 외국계 기업 이베이코리아.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매년 뽑혔던 기업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방문했다. 역시 기대했던 것처럼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인사담당자와 인터뷰한 내용 중 단연 으뜸은 회사의 복지 제도에 대한 부분이었다.

한 달에 한 번은 패밀리데이로 오후 4시에 퇴근하고 시차 출퇴근 제도도 시행하고 있었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회사에 대한 애착과 관심, 그리고 열정을 가진 지원자를 중요하게 여기는 듯했다. 특별히 전공 제한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직군, 프로그래머 직군 등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도전해볼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