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골프에 대한 인식은 진입 장벽이 높은 스포츠이자 특정 세대와 직업군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한편,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골프 열풍이 불었다. 특히, 골프는 이색활동을 추구하며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활발히 나타내려는 MZ세대의 특성에도 적합한 운동이다. 600만 개 이상의 골프 연습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골프 삼매경에 빠진 젊은 세대를 방증한다.
가족과 함께 골프를 즐기는 MZ세대의 열정은 골프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학교 동아리에 가입해 골프를 연습하며, 함께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들과 실력을 키워 나간다. 대학가에도 골프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서울 내 대학 중 골프 동아리가 있는 곳은 15개가 넘는다.
2015년에는 전국 10개 대학 연합의 전국대학골프연합(NUGA, National University Golf Association)도 생겼다.
한양대 골프동아리 HUG(Hanyang University Golfclub)는 2019년 3월 신설된 동아리로, 지금까지 적극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HUG는 2명의 창립 멤버로부터 시작돼 현재는 23명의 부원들이 YB로, 19명의 졸업생들이 OB멤버로 활동 중이다. 매 학기마다 신입 부원 모집을 진행한다.
HUG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는 한양대 인근의 코오롱 스포렉스 용답점에서 70분간 골프 연습을 진행한다. 부원들은 2인 1조로 함께 연습하며 서로의 자세를 봐주기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스크린 골프를 포함해 파 쓰리, 라운딩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주로 성수동에 위치한 성수 톡스크린에서 모여서 스크린 골프를 친다.
대학생들이 느끼는 골프의 매력은 무엇일까. 고영준(경제금융·24) 한양대 골프동아리 HUG 회장은 동아리 창립 계기에 대해 “골프를 좋아해서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으나 당시 한양대에는 골프동아리가 없어서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고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전국대학골프연합(NUGA)을 통해 타 대학 부원들과 교류전을 활발하게 진행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동아리 활동 위축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그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내 골프 동아리에 대한 관심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HUG에서는 매 학기마다 회비를 걷어 스크린 골프, 연습장, 파쓰리, 정기 라운딩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지난 11월에는 부원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동아리 내 스크린 골프 대회를 개최하여 순위에 따라 경품을 시상했다.
학교 별 교류전을 진행해 타 학교 부원들과 실력을 겨루는 등 교류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고 씨는 “이번 년도에 HUG에서는 신촌연합 골프동아리(YES),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골프동아리, 가천대 골프동아리와의 친선 교류전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리 운영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고씨는 “중앙 동아리가 아니기에 학교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답했다. 그는 “골프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대학생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가 된 반면, 아직 한양대에서는 공식 중앙동아리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학내 지원을 받는 서울대와 고려대 골프 동아리처럼 HUG도 학교 명예를 걸고 활동할 수 있는 학교 공식 골프 동아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고씨는 “체계 잡힌 동아리로서 HUG를 학교 내에 널리 알리고 우수한 골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골프가 단순 친목이나 사치를 위한 운동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여,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실력을 겨루며 경쟁할 수 있는 성숙한 경기 문화를 갖춘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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