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위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속하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 등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의 정원을 늘리기도 하고,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신설하기도 한다”며 “반대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학과는 대학 내 학과 통폐합도 빈번히 이뤄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충청권 내 국립대학교인 한밭대학교와 충남대학교가 공식적으로 대학 통합 논의를 위한 공동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에서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우수 인재 수도권 유출로 인한 국립대 위상 약화 속에 ‘대학 간 통합’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역을 넘어 세계 최고 국립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방법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충남대학교는 한밭대와의 통합에 관한 공지문을 제기했다. 충남대 측은 “양 대학의 협의를 거쳐 통합 논의를 위해 ‘통합총괄위원회’와 ‘통합기획위원회’를 두기로 했다”며 “2월 말까지 통합 논의 조직구성을 마치는 대로 분과별 통합모델 도출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 착수 후 3월부터 본격적인 모델 수립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대학은 전 구성원의 투표 절차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학과 통폐합을 넘어 대학 간의 통폐합을 논의 중인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 같은 재단 간의 통합도 이뤄지고 있다. 수원대학교와 같은 재단인 수원과학대학교는 작년 9월 교육부에 통합계획서를 제출했다.
학생 충원율이 줄어들며 지속적인 적자를 수원과학대학교는 지난 2년 연속 학생 충원율이 70%에 그쳤다. 수원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심의를 거쳐 통합이 승인되면 수원과학대는 신입생 모집을 중단될 것”이라며 “반대로 수원대는 신입생을 1000여 명 추가 모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폐합이 이뤄질 시 기존 수원과학대는 재학생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대 4년간 존속기간을 둘 예정이다.
원석학원 소속 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교도 교육부에 통폐합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주대학교는 지난 3년 교직원의 급여 문제로 인해 대학 내 갈등을 겪고 있으며 서라벌대학교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됐다. 원석학원 관계자는 “통합을 통해 한쪽 캠퍼스 부지 매각 등을 통해 임금 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학교와 명지전문대 또한 통합추진회를 개최하며 두 대학 간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수도권 대학의 제2캠퍼스 전환 움직임도 이뤄지고 있다. 문경시와 문경대학교는 지난 10일 숭실대학교 문경캠퍼스로 이전을 위한 공동 노력 확약서에 서명했다. 문경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증가해 줄어드는 충원 인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려해 통합이 논의 중”이라며 “대학 간의 통폐합은 준비단계”라고 말했다.
안성에 있는 한경대학교와 평택에 있는 한국복지대학교는 올해부터 한경국립대학교로 통합돼 각각 안성캠퍼스, 평택캠퍼스로 불린다. 한경국립대학교는 올해 처음 신입생을 선발했으며 정시 기준 경쟁률이 전년도 대비 증가했다. 한경국립대 관계자는 “지난해 정시모집 경쟁률 3.90:1에서 4.25:1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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