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신윤경 대학생 기자]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옴을 체감할 때가 되면 어느새 3월이다. 3월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설레는 달이다. 한적하던 캠퍼스에는 학교를 찾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잦아진다. 교정에는 많은 사람이 붐비며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새 학기를 맞아 새롭게 대학에 오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대학이 처음인 신입생을 비롯해 편입생과 복학생, 외국에서 교환학생을 오는 외국인 학생들도 있다.

교정을 지나다니다 보면 영어, 중국어 등을 사용하는 외국인 학생이 종종 보인다. 특히 학기 초에는 건물을 찾지 못해 헤매는 외국인 학생도 볼 수 있다. 교환학생을 오는 외국인 학생은 캠퍼스 생활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경험이다.

대학에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다수의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외국인 친구들과 한국 학생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파티하는 프로그램,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이 1:1로 매칭되어 한 학기 동안 친구가 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덕성여자대학교는 버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버디프로그램은 덕성여대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학생과 1:1 매칭되어 한국 생활 및 덕성 캠퍼스 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학생과 친구가 되고 싶은 사교적이고 책임감 있는 덕성 재학생이면 누구나 버디 신청이 가능하다.

새 학기를 맞이해 처음 한국에 오는 외국인 학생은 어떻게 한국에서 적응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올해 3월 1일 대만에서 한국의 덕성여대에 교환학생을 온 흔이(24)의 일상을 함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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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프로그램으로 한국 친구와 처음 만났어요”
흔이는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홍지민 학생과 버디로 매칭됐다. 두 학생은 사전에 SNS로 인사를 나눴다.

버디 매칭 이후 흔이와 지민이는 3월 3일 수유역에서 처음 만나기로 했다. 기자는 지민 버디를 기다리고 있는 흔이에게 버디를 처음 만나기 전 어떤 기분인지 물었다.

흔이는 “한국에 와서 같이 한국에 온 대만 친구나 다른 나라 친구밖에 사귀지 못했는데 버디 프로그램 덕분에 한국인 친구와 사귈 수 있게 돼 설레기도 하지만 떨리다”며 “한 학기 동안 함께할 친구를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전했다.

처음 본 두 학생은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으며 어떤 것을 먹으러 갈지 정하기 시작했다. 지민이는 흔이와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며 닭갈비 가게로 향했다. 지민은 흔이를 배려해 최대한 안 매운맛으로 주문했다.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과 함께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기자는 흔이를 통해 k-pop의 위상을 체감했다. 지민은 한국말을 곧잘 하는 흔이에게 교환학생으로 왜 한국에 왔냐고 물었다. 흔이는 “k-pop 아이돌 레드벨벳 아이린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을 좋아한다”고 했다. 대만에 있을 때부터 약 7년간 레드벨벳을 너무 좋아해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기자는 대만 내 한국 k-pop의 인기를 물었다. 이에 “k-pop의 인기는 매우 크다”며 “노래뿐 아니라 한국의 드라마, 뷰티 등 한국의 문화는 인기가 많다”고 했다.

대화를 듣고 있던 가게 아주머니께서 흔이에게 한국어를 정말 잘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지민이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냐고 물어봤다. 흔이는 “한국 예능프로그램 덕분”이라며 “어렸을 적부터 런닝맨을 보고 자라 런닝맨으로 한국어의 실생활 언어를 배웠다”고 말했다.

흔이는 한국이 너무 좋아서 한국어를 더욱 배우기 위해 한국어문학과 전공 수업을 듣는다. 덕성여대 한국어전공은 올해 신설된 학과로 글로벌 k-콘텐츠 추진 및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융합적 사고 햠양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만들어진 학과다.

흔이는 “‘외국인을 위한 비즈니스 한국 입문 수업’과 ‘외국인을 위한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한국어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 재밌다”고 전했다.

이어 대만의 음료인 밀크티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지민과 흔이 모두 밀크티를 좋아한다며 지민은 흔이에게 한국의 밀크티를 소개했다. 지민이와 흔이는 근처 밀크티 가게로 향했다.

흔이는 한국의 밀크티도 맛있다며 한국의 음식이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다. 이후 다음 약속을 기약하며 버디와의 첫 만남이 끝났다. 오늘 하루 지민과 만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걱정보다 즐거웠으며 대화가 잘 통하고 좋은 버디를 만나 정말 좋다”며 “번역기를 돌려가며 대화를 하는 불편도 있지만 오히려 즐겁고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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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거주하기 위해선 외국인 등록증 신청해야 해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 학생을 비롯해 워킹홀리데이, 관광취업으로 한국에 온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필수적으로 외국인 등록증을 신청해야 한다.

외국인 등록증은 대한민국에 입국한 날부터 90일을 초과하여 체류하려는 외국인들이 필수적으로 체류지와 거주목적을 신고해 발급받는 것이다.

외국인 등록증 발급을 위해선 사전에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지역구마다 관할 구역이 다르다. 세종로 관할구는 종로구, 중구를 비롯해 은평구, 동대문구, 중랑구, 도봉구,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다. 도봉구에 거주하는 흔이는 3월 6일,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여권과 사진 등의 서류와 함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 출장소로 향했다. 종각역에서 하차한 후 약 5분 정도 걷다 보면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 출장소에 도착한다.

흔이의 예약 시간은 14:48분이다. 흔이는 14:40분에 도착해 미리 대기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는 안내를 도와주시는 안내 데스크가 바로 앞에 있으며 은행처럼 서류를 확인하는 여러 개의 창구가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많은 외국인이 붐볐다.

정확히 14:48분에 대기 번호가 울렸다. 먼저 창구에 가서 서류제출과 함께 덕성여자대학교 학생이라는 서류, 사진과 준비 서류를 제출했다. 이후 출입국 업무를 위한 전용 ATM 기계에서 외국인 등록증 비용을 지불한다.

등록증을 출입국 사무소에 다시 방문해 수령 받으면 3만원이고 등기우편으로 수령 받으면 3만4000원이다. 흔이는 등기우편 수령 방법을 택했다. 흔이가 방법을 잘 몰라 머뭇거리자 옆에 안내원이 도와주셨다. 이후 마지막으로 지문을 등록해야 한다. 절차를 마치고 안내 데스크에 물어보니 영수증을 버리지 말고 갖고 있어야 한다는 주의사항과 함께 등록증 신청이 마무리됐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기자는 어떤 기분이냐고 물었다. 흔이는 “해야하는 일을 끝내서 마음이 편하다”며 “종각역을 오는 것도 처음이고 절차가 복잡하고 헷갈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수월하게 끝냈다”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는 혼자서 지하철도 타보고 놀러 다닐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의 1년 동안 있을 한국 생활이 기대된다”고 웃음지었다.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