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진 휘카페 대표

-공익적 사업과 지구온난화를 막는 친환경 사업을 지향
-경계선지능 바리스타 청년들이 밝아지고 대인기피증 개선

[2023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커피 전문 매장 ‘휘카페’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휘카페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커피 전문 매장이다. 권오진 대표(57)가 2022년 7월에 설립했다.

권 대표는 ㈜지니틱스를 창업해 11년 경영 후 회사를 나이스 그룹에 매각하고 현업에서 2011년 은퇴했다.

권 대표는 하나뿐인 아들과 부부의 인생 2막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제주로 내려갔다. 제주에서 권 대표는 감귤 농사를 했고 권 대표의 아들은 제주한라대 관광 일본어과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이주 3년째 되던 해 아들이 대학을 졸업했고,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원했던 아들은 면접 단계에서 여러 번 탈락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쌓이자 아들의 삶과 행동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술과 담배에 손대기 시작했고 대인기피증이 심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웃음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부부에게는 지옥과 같은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뭔가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서울에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부모들의 자조모임을 발견했습니다. 모임에 가입해 한 달에 두 번씩 아들과 함께 서울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모임 참석 후 아들이 웃음을 되찾기 시작했고 삶에 활력이 생기는 게 느껴졌습니다. 모임을 통해 제가 알지 못했던 경계선지능인(느린 학습자)라는 명칭을 접하게 됐고 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1년의 세월을 보낸 후 권 대표는 제주 삶을 청산하고 아들에게 새로운 삶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서울로 이주했다. 시간이 흘러 부모 자조모임은 보다 체계적인 경계선지능 청년들을 지원하는 ‘청년숲협동조합’으로 탄생하게 됐고 적합한 사업을 모색하던 중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권 대표는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과 청년숲협동조합은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사회적 자립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프로그램을 함께하고 있다”며 “경계선지능 청년은 느린 속도와 사회성 부족으로 잦은 취업 실패를 경험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집에 은둔하게 되는 사회적 사각지대이다. 그러나, 맞춤형 개입이 이뤄진다면 일상생활과 자립의 가능성이 높아 청년들의 자립에 꼭 필요한 직업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직업교육은 2년 정도의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교육은 4개 직군 20명 정도의 경계선지능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내용은 이론 및 실습 교육, 업체 현장 실습, 해당 업체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육 종료 후 단 한 명의 취업 성공 사례를 만들지 못했다. 이후 청년숲협동조합과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은 교육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 대상이었던 청년들의 만족도와 성취도가 가장 높았던 커피 바리스타 직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권 대표가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주관했던 청년창업 소셜쿱 ‘청바지’ 사업에 선정되면서 ‘휘카페’를 창업하게 됐다.

“휘카페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사회적 자립이라는 공익적 사업과 지구온난화를 막는 친환경 사업을 지향합니다. 커피박 및 우유팩, 멸균팩 재활용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장 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제한했으며 친환경 의식 고취를 위한 월 1회 친환경 플리마켓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접 제조한 수제 쿠키 판매도 진행한다. “클래식 르뱅쿠키 및 초코스무어 르뱅쿠키, 미니 쿠키 등 다양한 쿠키를 직접 제조 판매합니다. 기관이나 단체의 행사나 회의에 필요한 출장 케이터링 서비스와 주문 기관의 홍보 내용이 디자인된 드립백도 제공합니다.”

창업 후 권 대표는 “휘카페는 소비자들에게 공익적 가치소비를 제공한다”며 “휘카페의 목표는 금전적 이득보다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8월 오픈한 1호점과 2023년 8월 오픈한 2호점 운영을 통해 얻은 성과는 바리스타 청년들이 밝아지고 대인기피증과 같은 부분도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 프로그램 운영으로도 개선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카페 운영을 통해 일반인들과의 접점이 많아지면서 변화돼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권 대표는 “휘카페 사업의 손익분기 달성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며 “이를 바탕으로 휘카페 지점을 보다 확대해 많은 경계선지능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휘카페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2년 7월
주요사업 : 커피 전문 매장, 온라인 쿠키 및 드립백 커피 판매, 케이터링 서비스, 체험교육 사업
성과 :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 선정


jinho2323@hamkyung.com
[2023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커피 전문 매장 ‘휘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