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터 교직원까지 참여하는 교내 플로깅
해마다 여러 대학의 학보사들이 캠퍼스 내 쓰레기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교내 쓰레기 배출량이 많고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학내 쓰레기 문제가 만성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더군다나 교내에 재활용 쓰레기통 설치 자체가 되지 않은 대학교도 있다. 해당 대학 재학생 A(23)씨는 “강의동 안에서도 재활용 쓰레기통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일반쓰레기통에 한 데 버려진 플라스틱 음료 컵, 종이 등을 미화원분들이 재분류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정리하기 힘드실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내 거리 곳곳에 일반쓰레기통이 배치되어 있어 무단투기 쓰레기는 잘 못 봤지만, 음식물부터 플라스틱, 비닐까지 섞여 있어 학교 차원에서 분리수거함 설치를 조속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학생 남진희(전남대·22) 씨는 “강의동마다 분리수거함이 있고 매일 미화원분들이 청소하시다 보니 눈에 띄게 지저분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머무르는 벤치나 돌계단 쪽에는 먹고 버린 쓰레기들이 종종 목격된다고 했다. 남씨는 학생들이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지 않는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미화원분들뿐 아니라 학내구성원 모두가 깨끗한 캠퍼스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환경정화 인식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 있다.
지난 5월, 전남대학교는 두 차례에 걸쳐 학생과 교수 90명과 함께 플로깅을 진행했다. 이들은 학내와 대학 인근을 돌아보며 정화 활동을 펼쳤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의 경우, 매 학기 교내 플로깅에 참여할 학생과 교직원을 모집해 오고 있다. 이번 1학기에는 2번의 플로깅 활동이 진행되었으며, 환경보호는 언제든지 참여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파하고자 점심시간을 활용해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깨끗한 줄 알았는데 막상 플로깅을 해보니 캠퍼스 구석구석에 있는 쓰레기를 보게 돼 놀랐다”며 “지속적으로 플로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연세대 미래캠은 환경 개선 및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 기계도 설치했다며 플로깅뿐만 아니라 분리수거 및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X환경재단 대학생 서포터즈인 ‘샤롯데 에코드리머즈 10기’의 ‘캠퍼스 플로깅’ 활동도 주목을 끌었다. 지난 5월, 이들은 성균관대학교(강북 TF), 숭실대학교(강서 TF), 세종대학교(강동 TF)에서 플로깅 행사를 진행했다. ‘캠퍼스 플로깅’은 롯데백화점의 환경 캠페인인 ‘RE:EARTH 캠페인’의 일환으로, TF별로 진행 방식이 조금씩 달랐지만, 크게는 플로깅 키트를 제공한 뒤, 캠퍼스 내에 쓰레기를 주워 오면 친환경 상품으로 교환해 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 중, 강동 TF는 “바쁜 대학 생활 속에서 플로깅에 시간 내어 참여해 줄 분들이 많이 없을까 봐 걱정했지만, 준비해 온 100개의 플로깅 키트를 전부 소진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모습에 감사했다”고 행사 소감을 전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담아오는 쓰레기양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며 실시간으로 깨끗해지는 캠퍼스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결합해 교내 플로깅에 관심을 가지고 일상에서부터 쓰레기 문제에 경각심을 느끼며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바지했다.
이진호 기자/ 유정민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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