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 덕성여대점 조상현 사장

요즘 2030세대 청년들의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엔 적어도 40대 이후에야 개인 사업을 벌였지만 요즘엔 첫 창업 연령대가 20~30대 초반으로 대폭 낮아졌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유교적 전통이 사라지면서 청년들의 직업관이 바뀌고 있는 데다 불투명한 직장 생활 전망 등으로 창업이 인생의 진로를 선택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청년들이 직장 생활 대신 창업을 선택할 때는 더욱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과감한 도전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얻고자 하는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야말로 청년 창업자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다.

서울 덕성여대 앞에서 ‘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www.parkga.co.kr)’를 운영하는 조상현(32) 사장은 누구나 부러워 할 은행원이란 타이틀 대신 밥집 사장이란 명함을 선택했다. 대학 졸업 후 시중은행에 공채로 입사해 5년간 근무하다가 사표를 내고 지난해 9월 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를 창업했다.

“평소 월급쟁이 생활보다 창업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죠. 창업을 목표로 꼬박꼬박 저축도 하고 주식 투자 등 재테크를 통해 창업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어떤 업종이 좋을지 고민했다. 그 결과 외식업이 불황을 가장 덜 타고 그중에서도 ‘밥집’이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옷은 매일 사지 않지만 밥은 하루에 세끼를 먹죠. 불황으로 외식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끼니로서의 외식 수요는 항상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 사람에게는 찌개가 가장 대중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부대찌개를 선택했다. 서민형 음식인 부대찌개에 수제 햄을 사용하고 사골 육수로 맛을 내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했다. 여기에 저녁 손님을 겨냥해 육류와 해산물, 채소가 조화를 이루고 매콤한 맛으로 젊은 층에게도 인기가 좋은 두루치기를 접목했다.

학생·등산객 대상 스마트 마케팅
[창업] 은행원 대신 '밥집 사장' 명함 선택
점포 입지를 고를 때에는 직접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서너 곳을 후보지로 정하고 업종과 궁합을 맞춰 본 뒤 자신이 거주하는 덕성여대 앞을 선택했다.

“여대 앞 특성상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분식점 등은 많지만 밥집다운 식당은 별로 없더군요. 깔끔한 식당이 들어서면 장사가 잘되겠다고 판단했죠.”

또 이 부근이 북한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에 등산객들의 발길이 많고 경전철 게이트가 설치될 것으로 알려져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신이 잘 아는 상권이고 고객층도 훤하기 때문에 마케팅 등 고객에 맞는 서비스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점포 내부 인테리어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겼다. 주 고객인 여대생들을 고려해 예쁜 테라스도 만들고, 화장실 청소는 꼭 직접 점검했다. 화장실 가는 길목 쪽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고객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출입문도 포켓도어로 시공하고 입구도 럭셔리하게 꾸며 불쾌감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스마트한 마케팅 전략도 매출 확보에 톡톡히 한몫했다. 학생들의 수요가 줄어드는 겨울방학을 대비해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가족들의 외식 수요를 잡기 위해 전단지 홍보 등의 활동을 늘렸다.

또 한겨울 조금은 뜸해질 등산객들의 수요가 분산되지 않도록 등산용 컵 증정 등 등산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 마케팅도 준비했다. 그 덕분에 이제 창업 6개월째를 맞은 요즘 99㎡ 점포에서 월평균 60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말에는 북한산 둘레길을 찾는 등산객들이 찾아오면서 하루 매출이 300만 원을 넘어서기도 한다.
[창업] 은행원 대신 '밥집 사장' 명함 선택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kb065@hanmail.net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중앙대에서 국내 최초 창업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등에서 창업 및 기업가 정신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