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점포 탐구…카페형 떡집 ‘빚은’신설동 지점

떡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간식이 있을까. 웰빙 바람으로 한식이 재조명되고 쌀값이 하향 안정되면서 쌀막걸리와 떡볶이 등 전통 먹을거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떡 역시 기존의 모습을 탈피하고 모던한 인테리어에 떡 케이크, 커피, 음료를 갖춘 카페형으로 변신했다.

입지 역시 재래시장이나 아파트 상가 같은 주거지가 아니라 역세권이나 오피스 상권 대로변에 진출할 정도로 영역을 넓혔다. 이제 프랜차이즈 브랜드만도 여럿이 된 떡 시장은 기술 창업 업종으로 일반 창업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예전과 달리 본사에서 받은 반 조리 형태의 재료를 기초로 제과점처럼 쉽게 제조, 포장해 판매하는 간단한 공정으로 문턱이 낮아졌다.

역세권 오피스 상권 선택한 떡집
[창업] 카페형 떡집…‘기업 수요’ 뚫어
카페형 떡집이 등장한 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이고 직장인의 가족 행사나 승진 등의 답례품 수요를 받아내는 떡집들이 오피스텔 1층 상가에 자리 잡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종전의 떡집 개념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한 중간적 형태로 배후 주거지를 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신설동 우체국 옆에 떡 카페 ‘빚은’을 개점한 김지호 사장은 “전통적인 가족 행사 수요 대신 기업이나 단체에 적극적인 영업으로 수요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김 사장 역시 지금의 자리와 안정적인 주거 상권을 낀 역세권의 수유 상권의 입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선택은 빗나가지 않았고 행사 주문을 제외하고 매장 판매만 일매출 100만 원을 올리고 있다.

“떡 마진은 40% 정도지만 지금 매출 비중의 25%를 차지하는 음료 판매의 비중이 높아지면 마진율이 45%까지좋아질 수 있죠. 작은 매장이어서 테이블이 적지만 아침 6시 반에 문을 열어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떡과 음료를 테이크아웃해 가는 수요도 잡고 있습니다.”

매장 앞에는 단돈 1000원짜리 식혜나 수정과를 얼음 통에 띄운 판매대를 내놓았다. 인근의 보험사와 제약 회사 직원들이 출근하는 동선을 활용한 미끼 상품인 것. 그 덕분에 싼 음료를 집어 들고 계산하러 들어온 매장에서 떡을 구경하다가 구입하는 고객들이 많다.

김 사장은 이미 인근에 대형 제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다점포 점주다. 창업 컨설팅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 매장 모두 입지 선정에서 매장 인테리어까지 적극적인 참여로 독창적인 매장을 만들었다.

여성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라는 눈처럼 부드러운 팥빙수는 그의 가게에만 있는 고급 빙삭기 덕분이다. 또한 고객이 골라온 제품을 내려놓는 카운터의 편안한 높이 역시 그가 직접 동선을 고려한 것으로, 상권의 다수가 여성 고객이라는 점에 착안해 여성의 키 높이를 맞춰 조금 더 낮게 설치했다.

“가맹점이라고 해서 무조건 본사에 의지하지 말고 직접 주방에서 직원들이 움직일 동선도 고려하고 상권의 고객을 반영한 진열대 배치 등을 점주가 연구하고 본사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만들어 가야 진짜 자기 매장이 되는 것”이라고 귀띔한다.

흔히 다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같은 업종의 가게를 늘려가는 데 비해 ‘떡’이라는 다른 업종의 가게를 동시 운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빵은 일단 고정 수요가 있는 안정적인 업종이기 때문에 매출이 한결같지요. 하지만 떡은 다릅니다. 매장이 들어선 입지의 고정 수요보다 장소의 제한을 넘어서는 주문 판매에 매력이 있어요. 영업권이 없고, 다만 영업력이 있을 뿐이니 도전할 만하지 않아요?”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소장 jy.lee200@gmai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