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금리 상승 등으로 환 오픈형에서 환 헤지형으로 전환 추세

위안화 예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계 은행 한국 지점의 1년 만기 위안화 예금을 통해 한국 시중은행의 연 2.6~2.7%보다 훨씬 높은 연 3%대 초반 수준의 금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 헤지 과정에서 얻어지는 약 0.5% 포인트의 추가 수익은 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위안화 예금 잔액은 41억7000만 달러로 지난 11월 대비 25억3000만 달러가 급증했다. 석 달 만에 규모가 8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유사한 상품으로 수년 전에 인기가 있었던 딤섬 본드 펀드가 있다. 이들은 모두 위안화 금리를 기초 자산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안화 예금 ABCP가 환 헤지가 포함된 원화 확정 수익 상품인 반면 딤섬 본드 펀드는 달러·원 환 헤지만 수행, 위안·달러 환율 방향에 따라 투자 성과가 달라지는 환 오픈형 구조였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해외 투자 성과를 결정짓는 두 가지 요인은 해외 자산 자체의 성과와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FX) 손익이다. 통화 간 금리 차와 해당 선물환 사이의 불균형은 초과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환 헤지 위안화 상품 사례를 중심으로 금리 차와 선물환 속에 내재된 투자 기회를 살펴보자.
<YONHAP PHOTO-0502> A U.S. $100 banknote is placed next to 100 yuan banknotes in this picture illustration taken in Beijing October 16, 2010. The United States fired the first shot in the currency war and the rest of the world must be on guard for its deliberate strategy to devalue the dollar, a Chinese economist said in an official newspaper on Thursday. REUTERS/Petar Kujundzic (CHINA - Tags: BUSINESS IMAGES OF THE DAY)/2010-10-16 15: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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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U.S. $100 banknote is placed next to 100 yuan banknotes in this picture illustration taken in Beijing October 16, 2010. The United States fired the first shot in the currency war and the rest of the world must be on guard for its deliberate strategy to devalue the dollar, a Chinese economist said in an official newspaper on Thursday. REUTERS/Petar Kujundzic (CHINA - Tags: BUSINESS IMAGES OF THE DAY)/2010-10-16 15:16:49/
환 오픈형 전략, 눈에 보이는 수익에 투자
일단 자산 유형에 따라 환 헤지 형태는 달라진다는 점부터 짚고 넘어가자. 해외 채권과 같은 고정 금리형 상품은 미래 현금 흐름이 정해져 있으므로 헤지 대상 금액이 사전에 결정되고 환 헤지는 투자 시점에 한 번으로 충분하다. 이와 달리 해외 주식을 비롯한 위험 자산은 미래의 현금 흐름이 사전에 확정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환 헤지를 원한다면 투자자산 가치의 변동에 따라 헤지 대상 금액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동적 헤징(Dynamic Hedging)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1년 정기예금 등의 금리가 3%를 넘지 못하는 환경에서 해외 금리 상품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한다. 역외 투자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서로 다른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가진 전 세계 채권시장이 다양한 조합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채권 투자는 아주 단순한 관점에서 출발한다. 한국 금리를 기준으로 저금리 국가와 고금리 국가로 이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른바 캐리트레이드를 하는 투자자는 고금리 통화의 평가절하가 금리 차만큼 나타나지 않았다는 통계적 사례에 따른 선도금리기울기(Forward Rate Bias) 현상을 기대한다.

1년 만기 투자를 가정하고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면 원화 대비 금리 차는 8%에 가깝다. 1년 후에 브라질 헤알화가 원화 대비 8% 이상 평가절하되지 않는다면 원화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8%라는 통화 약세 허용 폭은 절댓값 기준으로 큰 값이지만 상대적인 크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캐리트레이드 투자를 할 때는 통화 약세 허용 폭을 해당 통화의 변동성으로 나눠 표준화된 값의 비교를 통해 상대 가치를 측정하게 된다. 절댓값이 크더라도 변동성이 더 커서 표준화된 값이 작아진다면 캐리트레이드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라면, 더구나 해당 통화의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면 캐리트레이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한국보다 낮은 해외 금리 상품에는 투자 기회가 없을까. 미국 금리에 투자하는 것을 살펴보자. 한국 대비 2.5% 포인트 가까이 낮은 금리는 투자 매력이 거의 없어 보인다. 앞에서 설명한 해외 투자 성과의 두 가지 요소 중 한 가지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여기서 잠시 환 헤지 이론을 살펴보자. 이론적인 선물 환율은 통화 간 차익 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형성된다. 따라서 저금리 국가에 투자할 때 선물환은 금리 차에 해당하는 해당 통화의 강세(헤지 수익)가 반영된다. 반대로 고금리 국가에 투자할 때 선물환은 해당 통화의 약세(헤지 비용)가 반영돼 환 헤지 후 성과는 한국 금리와 같아진다. 그런데 만일 선물환 가격이 이론 환율 값보다 강하게 형성된다면 어떻게 될까.


초과 수익 기대될 때는 환 헤지형 전략
실제로 유동성 이슈나 일시적인 수급 충격으로 이런 현상이 종종 나타나는데, 이때 유리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저금리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환 헤지 과정에서 이론보다 높은 헤지 수익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한국 금리보다 높은 초과 수익이 가능한 상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유동성 이슈나 수급 충격과 관련된 국제 뉴스가 나온다면 환 헤지형 수익 기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안화 금리 상품은 딤섬 본드 펀드처럼 환율 강세를 추구하는 환 오픈형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딤섬 본드는 중국 본토가 아닌 역외의 홍콩에서 위안화로 발행되는 채권을 부르는 별칭이다.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RQFII)와 같은 본토 직접 투자 경로가 없었기에 역외 위안화 투자 수요가 집중된 홍콩의 금리(CNH)는 중국 본토보다 훨씬 낮았다. 원화 채권보다 금리가 낮은 이 상품은 기본적으로 환 오픈형 캐리트레이드의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위안화는 세계 1위의 외화보유액, 견조한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안정적인 물가를 배경으로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위안화 강세는 컨센서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보다 금리가 낮다는 불편함은 원·달러 선물환 매도로 1.5% 포인트 이상의 헤지 수익이 추가되면서 해결됐다. 이렇게 부분(원·달러) 환 헤지를 통해 고금리 구조가 되면서 딤섬 본드는 투자자를 불러 모으는 환 오픈형 위안·달러 캐리트레이드 상품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달러 이외의 통화 상품에 투자할 때 한국 투자자는 투자 시점에 원화에서 달러, 미 달러에서 해당 통화로의 두 단계 환전을 거친다. 환 헤지는 해당 통화·달러 선물환 매도와 원·달러 선물환 매도가 필요하다. 위안화 예금 ABCP는 위안·달러(USDCNH) 선물환 매도와 원·달러 선물환 매도로 환 헤지가 이뤄졌다. 선물 환율이 이론 환율대로 형성됐다면 두 단계 선물환 매도를 거쳐 원화로 환산된 수익률로는 한국 금리 이상의 초과 성과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외 위안화 시장의 두 가지 변화는 위안화 금리 상품을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한국 금리 이상을 제공하는 환 헤지형 상품으로 진화시켰다. 중국계 은행의 한국 지점이 판매하는 위안화 예금을 환 헤지를 거쳐 원화 확정 수익 ABCP로 상품화됐다.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위안화 금리 상품의 진화
첫째, 역외 조달 금리의 상승이다. 유동성 이슈로 중국 역내 금리가 상승하자 금리가 낮은 역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증가했다. 한국에서 판매된 위안화 예금은 3% 초반의 본토 수준 금리였다. 둘째, 위안화 환 헤지 비용의 급락이다. 선물환(USDCNH) 매입 비용이 연초 대비 절반수준으로 하락하면서 0.5% 내외의 환 헤지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홍콩 내 금리와 선물환 프리미엄의 움직임은 향후 초과 수익의 지속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