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의 확산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산업 기반 기술의 고도화에 주력해야 하는데,
그 기초로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의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정보기술(IT) 혁명이 제조업, 서비스업, 각종 재화 및 인프라 등으로 파급되고 IT와 다양한 산업 기술이 융합되는 시대의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물인터넷(IoT)의 확산은 앞으로 모든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IoT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면 우리 주력 제조업에도 시련이 닥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과거 세계 최강의 제조업 경쟁력을 자부했던 일본 산업이 제조업의 IT화 흐름을 놓친 결과 경쟁력이 약해지고 엔저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뚜렷하게 늘어나지 않고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누적되고 있는 모습은 우리로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일본 제조업은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을 창조, 1970년대 이후 세계시장을 석권해 왔지만 1990년대 이후 제조업의 IT화와 글로벌화로 인해 이러한 일본 제조업의 경쟁 우위가 약해졌다. 제조업의 IT화로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진 반면 세밀한 가공 능력이라는 일본의 강점이 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새로운 기술이나 산업 트렌드의 변화는 기존 강자의 경쟁 우위 요소를 순식간에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 기업도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현재가 경쟁 우위의 피크이고 앞으로 일본이 경험한 것처럼 내리막길을 갈 위험도 있는 것이다.
물론 IoT와 같은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IoT의 확산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산업 기반 기술의 고도화에 주력해야 하는데, 그 기초로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의 확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일본도 최근 아베노믹스 성장 전략의 일부로 IoT에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인력의 양성을 국가 과제로 명시, 산업 경쟁력의 부활에 나서고 있다. 과거의 IT 교육이 IT 기기의 활용 등 응용 측면이 강조됐다면 앞으로는 모든 인재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으로 초등교육부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새로운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일본의 비영리단체 등에서는 초등학생용으로 컴퓨터의 마우스만을 사용해 블록을 조작하는 식으로 문자를 입력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게임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교수법의 개발과 실제 학습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본의 변화 방향은 미국과 영국 등의 IT 교육을 참고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5세부터 시작해 프로그래밍 능력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교육 시스템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미국도 컴퓨터 전공 교사의 확충 등에 주력하고 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같은 신흥국도 초등교육에서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하고 있다.

향후의 글로벌한 이노베이션 경쟁을 고려할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읽고 쓰는 것만큼 기초적인 학습 능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초등교육을 포함해 학습 체제 강화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이지평연구원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김성중기자)
이지평연구원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김성중기자)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1963년 일본 도쿄 출생. 1985년 일본 호세이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고려대 경제학 석사. 1988년 LG경제연구원 입사.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수석연구위원 및 재팬인사이트 편집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