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상장 리츠지수’ 영국 탈퇴 이후 7% 상승…환율 리스크 없는 것도 매력}
브렉시트,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엔 ‘호재’
(사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한국경제신문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줬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가 벌써 먼 얘기처럼 들린다. 6월 23일(현지시간) 투표일 당일 글로벌 증시는 무려 2400조원의 주식 가치 증발이라는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7월 현재 발원지인 유럽과 일본 등 일부 증시를 제외하고 전 세계 주요국의 증시 지수는 오히려 브렉시트 투표일 전보다 오른 상태다.

글로벌 증시의 빠른 회복은 브렉시트가 아시아 외환 위기나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라는 점에 기인한다.

또한 불확실성 발생으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고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일본 등이 경기 부양에 나서는 등 통화 완화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한 재정정책 강화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결과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들의 통화·재정정책 강화는 당분간 안전 자산, 특히 글로벌 부동산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영국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락과 부동산 펀드 런(대규모 환매) 사태도 있었지만 이는 영국에 국한된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

유럽 금융 허브로서의 런던의 위상 약화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다국적기업들이 유럽 거점을 영국에서 프랑스와 독일 등 타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반작용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이탈한 자금 유입

최근 연·기금, 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해외 랜드마크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시장의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 수익률 하락으로 이러한 추세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개인 투자자는 해외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접근할까. 싱가포르 상장 리츠(부동산투자신탁)가 적절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브렉시트,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엔 ‘호재’
싱가포르 상장 리츠지수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약 7%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에서 이탈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현재 싱가포르 증시에는 40여 개의 리츠가 상장돼 있고 이들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호주·일본·중국·독일 등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에 투자하고 있다.

싱가포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800억 싱가포르 달러(약 70조원)로, 싱가포르 증시 시가총액의 대략 15%에 해당한다. 현재 싱가포르는 각국 리츠의 싱가포르 증시 상장을 유도하고 있고 상장 리츠지수를 도입하는 등 싱가포르 증시의 글로벌 리츠 시장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싱가포르 증시 내 리츠의 시가총액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싱가포르 상장 리츠의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은 약 5~9%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약 40%, 청산가치(NAV)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약 0.96배로 재무적 안정성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최근 글로벌 자금 흐름을 감안하면 당분간 주가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

관심을 가질 만한 대표적 상장 리츠에는 ‘리포몰 IR 트러스트(LMRT)’, ‘캐시 로지스틱스 트러스트(CACHE)’, ‘Oue 커머셜 리츠(OUECT)’ 등이 있다. LMRT의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은 8.8%(분기 배당, 부채비율 35.3%)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전역의 30여 개 쇼핑센터에 투자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제 및 소비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최고 연 9.6% 수익률 기대

CACHE의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은 9.6%(분기 배당, 부채비율 39.3%)로 상장 리츠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호주 및 중국 등지에 20여 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물류 산업 강화와 호주 사업 투자 확대가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OUECT의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은 6.4%(반기 배당, 부채비율 38.0%)다.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에 대형 랜드마크 빌딩을 보유하고 있고 싱가포르의 인구 급증과 상하이 상업지구의 성장으로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인구는 2000년 초반 400만 명에서 최근 550만 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싱가포르 정부의 인구 목표는 800만 명 수준이다.

싱가포르 상장 리츠는 환율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싱가포르는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의 중간 성격인 관리변동환율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 4월 명목실효환율 정책 밴드 절상 속도를 제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상장 리츠의 배당금에 대해서는 여타 해외 주식과 마찬가지로 배당소득세(15.4%)가 적용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합산된다. 반면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 차익은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양도소득세(22%)가 적용되며 종합과세에는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