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중국 외화보유액 3조 달러 붕괴…한국도 빨간불?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중국 정부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외화보유액 3조 달러가 무너졌다.

중국 인민은행이 2월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2조998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3조105억 달러)에 비해 123억 달러 줄어들어든 것으로, 중국의 외화보유액이 3조 달러를 밑돈 것은 2011년 2월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외화보유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는 ‘달러당 7위안’을 지키기 위한 ‘환율 전쟁’의 영향이 크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을 떠나는 외화 자금이 급증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유지하기 위해 외화보유액을 풀어 시장에 개입해 왔다.

달러를 매도하고 위안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 수급 조절에 나섰고 외화보유액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2014년 6월 4조 달러에 육박하던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2년 6개월 만에 무려 1조 달러가 급감했다.

당장 ‘외화보유액 3조 달러’가 붕괴된 직후인 2월 8일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 기준 환율을 6.8849위안으로 고시했다. 전일 달러당 6.86위안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가 0.36% 절하된 것이다. 머지않아 ‘달러당 7위안’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올해 중국 경기 둔화 여지가 남아 있는 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의 외화보유액 하락에 대한 한국 경제의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의 총 수출 중 중국의 비율은 2015년을 기준으로 26%에 달한다.

국내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외환위기 우려가 커질수록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 경제가 긴축을 감당할 만큼의 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외화보유액 3조 달러 붕괴…한국도 빨간불?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