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신흥국 주식·채권에 분산투자 가능한 IEMG와 EMB ‘강추’
‘골디락스’ 올라탄 글로벌 증시, 이머징 시장에 주목
(사진) 글로벌 증시의 호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글로벌 증시가 ‘골디락스’ 국면을 이어 가는 형국이다.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 상황, 즉 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안정적 성장이 이어지는 국면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증시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매력 높아지는 주식 자산

우선 주요국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은 여전히 증가세다. 물론 더 장기적으로 보면 골디락스 시기에는 레버리지에 의존해 성장하기 때문에 부채 부담이 가중된다. 골디락스 디레버리징이 이슈가 될 수 있고 종국에는 그동안의 통화팽창에 대한 긴축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어지는 국면에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기존 600억 유로에서 2018년부터 300억 유로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
미국은 2013년 테이퍼링을 시작해 2015년 금리 인상과 2017년 자산 축소를 시작했다. 당초 연내 금리 인상을 3차례까지 예상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완만해진 가운데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권역에 머무르고 있다. 12월 금리 인상이 행해져도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골디락스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는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금년 초까지도 글로벌 경기에 대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 경기 부진)을 경험할 것인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 경기 회복)이 맞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는 반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었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6년과 유사한 3.1% 선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를 지나면서 경제성장 전망치가 각각 3.5%와 3.7%로 상향됐다. 선진국 투자 지표와 신흥국 수출 지표 개선 등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이견은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은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 특히 이머징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선진국이 경기 회복 속도를 조절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면 이머징 시장은 이제 회복 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경기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선진국은 2016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10월 55.2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머징은 10월 51.2로 회복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골디락스’ 올라탄 글로벌 증시, 이머징 시장에 주목
미 달러화의 약세 추이도 이머징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다. 금년 중 약세를 보였던 미 달러화가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 이후 다시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Fed 의장에 지명된 제롬 파월 Fed 이사는 비둘기파에 가까운 중립 성향으로 재닛 옐런 Fed 의장과 마찬가지로 신중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이머징 증시가 선진국 증시를 아웃퍼폼(평균 상승 폭을 넘어서는 것)했다는 것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10월 말 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주가수익률(PER)은 16.9배에 달하는 반면 MSCI 신흥국 PER은 12.7배에 그치고 있다. 신흥국 PER÷선진국 PER 비율도 0.75배로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머징 주식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절대적 수준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도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금년 중 이머징 마켓이 선진국을 약 14%포인트 웃돌았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머징 비율을 높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신흥국 ETF 대표 주자 ‘눈길’

특정 국가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머징 국가들로 포트폴리오 투자를 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아이셰어 코어 MSCI 신흥국 ETF(IEMG)와 아이셰어 JP모간 미국 달러 신흥국 채권 ETF(EMB)가 대표적이다.

IEMG(iShares Core MSCI Emerging Markets ETF, 최근 시가총액 약 45조원, 3개월 일평균 거래량 677만 주, 연 보수 0.14%)는 대표적 신흥국 주식 ETF로, MSCI 이머징마켓 인덱스를 추종한다. 중국(비율 27%)·한국(15%)·대만(13%)·인도(9%)·브라질(7%)·러시아(3%) 등 주요 신흥국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EMB(iShares JP Morgan USD Emerging Markets Bond ETF, 최근 시총 약 13조원, 3개월 일평균 거래량 173만 주, 연 보수 0.39%)는 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 ETF다. 인도네시아·터키·러시아·필리핀·멕시코 등 구조 개혁이 가시화되고 있는 신흥국 채권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중·장기 강세를 기대해 볼 만하다.

특정 국가에 집중한다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이 적절해 보인다. 중국은 ASHR(Deutsche X-trackers Harvest CSI 300 ETF, 최근 시총 약 7000억원, 3개월 일평균 거래량 약 77만 주, 연 보수 0.65%)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미국에 상장된 CSI300을 추종하기 때문에 MSCI 300보다 금융업의 비율이 약 35%로 낮고 제조업의 비율이 높다.

인도네시아에 관심이 높다면 EIDO(iShares MSCI Indonesia Investable Market Index ETF, 최근 시총 약 5400억원, 3개월 일평균 거래량 약 47만 주, 연 보수 0.63%)를 눈여겨볼 만하다. 소비재와 금융주의 비율이 각각 30%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