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하는 테크놀로지 ‘인간 상식’에 도전장…직관과 경쟁하다

[IT 돋보기] 데이터 과학이 창조해 낼 내일은
디지털 시대, 광고는 기술 개발을 견인하는 기폭제다.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극대화하는 과제는 미디어 기술의 진전과 진보를 낳았다. 구글의 애드센스 뒤에 감춰진 치밀한 데이터 추적 및 분석 시스템은 구글이 자랑하는 기술의 결정체다. 네이티브 광고 시장을 열어젖힌 버즈피드도 광고의 효과적인 측정 기술로 특허를 얻어냈다.

디지털 공간에서 사용자들의 관심을 얻어내는 방식, 관심의 지속성을 계산하는 기술, 정확한 타깃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학은 광고라는 비즈니스가 디지털 세상에 머무르는 한 사라지지 않을 테크놀로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포괄적으로 일컬어 데이터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과학은 최근 들어 미디어의 콘텐츠 생산에도 적극 활용되며 또 다른 신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측정 방식이 노출도 위주에서 시간으로 변화하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그때마다 데이터 과학은 기민하게 진화한다. 측정 기술의 다양화, 측정 방식의 고도화, 측정 대상의 확장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진보하고 있는 데이터 과학은 현재 집행되는 광고의 비효율을 드러내기도 한다. 최근 구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인터넷 디스플레이 광고의 절반 이상이 사용자의 눈길을 단 한 차례도 잡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시대, 가장 보편적인 광고 형태로 자리매김해 왔던 배너 광고의 실상이 데이터 과학의 진전으로 낱낱이 드러난 셈이다.

내용을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자. 구글은 지난 12월 3일 ‘광고 노출도의 5가지 요인’이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 보고서를 내놓았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액티브 뷰 기술을 개발해 지난 7월과 10월 두 달에 걸쳐 구글 디스플레이 광고와 더블 클릭 광고의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디스플레이 광고의 56.1%가 사용자들에게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표적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게시된 광고의 절반 이상이 단 한 번의 관심도 얻지 못한 채 묻혀 버렸다는 얘기다.


직관도 진화를 강요받는 시대
구글 측은 “새로운 기술의 진전으로 우리는 현재 제공되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실제로 사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통계는 일부 착시 요소가 포함돼 있다. 노출되지 않는 광고의 다수를 소수 매체가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몇몇 소수의 미디어가 전체 평균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 노출도가 낮은 매체에 대해서는 광고 게재를 전략적으로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구글은 조언했다.

광고 크기별로도 노출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세로형 광고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광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노출도를 기록한 광고 크기는 120×240으로 55.5%를 기록했다. 광고의 게시 위치에 따라 노출도도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스크롤을 내리기 전 화면 상단(ATF)에 배치된 광고는 노출도가 68%였지만 그 하단에 배치된 광고는 40%였다. 이는 상단에 게시된 광고는 반드시 볼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과 다소 거리가 있다. 화면 하단에 위치한다고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는 예상이 빗나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과학은 우리가 믿고 있던 상식을 선입견으로 만들어 버리곤 한다. 단지 광고라는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데이터 과학이 각 분야로 침투하면서 유사한 사례는 비일비재하게 등장한다. 특히 소비자의 행태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산업 영역에선 더 자주 경험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말한다. 데이터 과학이 창조해 낼 내일은 직관과 데이터 과학의 경쟁 사회라고…. 모든 사물을 측정하고 예측하려는 데이터 과학과 경험 속에서 다져진 인간의 직관은 결과의 정확도를 놓고 치열한 전쟁 국면에 돌입했다. 직관도 진화를 강요받는 시대가 됐다.


이성규 블로터닷넷 매거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