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 韓· 美· 中 보조배터리, 뭘 살까?
- 1만mAh 기준 … ‘2만~9만원대’ 취향 따라 제각각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트랜스패런시에 따르면 보조배터리가 세상에 등장한 2014년 이후 8년간 연평균 20%의 성장을 이뤄 시장 규모는 약 361억 달러(4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고 일체형 스마트폰이 출시되며 보조배터리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보조배터리 브랜드는 삼성전자·LG전자· 벨킨·샤오미다. 국내외 4곳에서 각각 선보이고 있는 보조배터리 중 1만mAh 용량의 제품들을 모아봤다.

# 직장인 신 모(35) 씨는 2014년 신형으로 구매했던 국내 전자회사의 스마트폰을 4년째 사용 중이다. 신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기능이나 성능, 디자인에 불만이 없지만 최근 배터리 때문에 스마트폰을 교체할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배터리가 너무 빨리 방전된다는 것. 처음 구입했을 당시에는 배터리 하나로 길게는 이틀을 버텼지만 1년쯤 지나자 하루에 한 번은 교체해야 했다. 게다가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속이 썩었다.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니 수명이 다 돼 그런 것이라며 재구매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신 씨는 할 수 없이 부풀어 오른 배터리를 버리고 2개를 새로 구매했다.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퇴근 후 밤새 완충한 2개의 배터리를 모두 가방에 넣어 출근하고 사무실에서는 충전기를 늘 꽂고 지냈다.

퇴근길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쇼핑을 하다 보면 배터리가 닳아 꺼지기 일쑤였다. 그는 하루에 몇 번 씩 배터리를 교체하는 통에 지쳐버렸다.

신 씨는 결국 배터리를 추가로 2개 더 구매했다. 신 씨는 최근 4개의 배터리를 매번 챙겨 들고 다니느니 용량이 큰 보조배터리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 제품들을 살피는 중이다.

예나 지금이나 스마트폰은 배터리가 문제다.
'필수 소지품' 보조배터리, '삼성·LG·벨킨·샤오미' 대격돌
◆ ‘북유럽 디자인’ 앞세운 삼성전자, “패피들 잇템”

삼성전자의 보조배터리 ‘케틀디자인 배터리팩(EB-PA710)’은 패션 피플(패피)들이 좋아할 만한 감각적인 디자인과 색상을 가졌다.

외형은 크림을 따르는 작은 병을 닮은 디자인으로 북유럽 감성을 담아냈다. 보디는 모난 구석이 없이 부드럽다. 또한 이음새 없이 하나로 연결돼 매끄러운 곡선미를 자랑한다.

케틀디자인 배터리팩은 기존 배터리팩에 비해 그립감이 좋고 스트랩이 달려 있어 이동 시 손에 쥐고 다니기에 안정적이다. 폰 조작도 손쉽다. 색상은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코랄핑크와 세련된 인디블루를 입혔다.

제품의 측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표시등이 있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보디의 색상과 LED 불빛의 색상이 어우러져 더욱 멋스럽다.

또한 USB 포트를 2개 지원해 스마트폰·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내장된 킥스탠드 케이블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거치하면 영상이나 사진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필수 소지품' 보조배터리, '삼성·LG·벨킨·샤오미' 대격돌
◆ ‘가볍게 더 가볍게’ LG전자, “가벼운데 빠르기까지”

LG전자 ‘포터블 배터리(PMC-1000)’는 초소형으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무게도 작은 우유팩보다 가벼운 192g에 불과하다. 동급인 1만mAh 용량의 배터리로는 사이즈가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포터블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가 장점이다. 이 제품은 3000mAh 용량의 스마트폰 배터리를 약 2시간 30분이면 완충할 수 있다. 완전히 방전된 포터블 배터리를 다시 충전하는 데도 6시간이면 충분하다.

충전용 USB 단자를 두 개 지원해 2개의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한 번에 고속 충전과 일반 충전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과충전 방지’, ‘과방전 방지’, ‘과온도 방지’ 등 안전성과 스마트함을 갖췄다.

배터리 잔량은 3단계로 표시된다. 심플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색상은 검정·회색·옅은회색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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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의 대명사’ 벨킨, “애플이 인증한 안전성”

미국 브랜드 벨킨에서 선보인 ‘믹스잇 파워 락스타 10000’은 디자인·기능·안전성을 모두 갖췄다.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마그네틱으로 된 케이블 보관 슬롯이 있어 케이블을 따로 가지고 다니는 수고로움을 덜었다. 케이블을 통해 2대의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벨킨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애플로부터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MFi(Made for iPod/iPhone/iPad)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는 점과 2년간 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를 올바로 연결했는데도 전하 때문에 제품이 손상되면 2500달러 범위 내에서 제품을 수리 또는 교체할 수 있다. 한 번의 충전으로 스마트폰은 4번, 방전된 태블릿은 2번까지 충전할 수 있다.
'필수 소지품' 보조배터리, '삼성·LG·벨킨·샤오미' 대격돌
◆ ‘가성비 깡패’ 샤오미, “싸고 싸고 또 싸고”

중국 브랜드 샤오미 ‘미 파워뱅크 프로(PLM01ZM)’는 입력과 출력 모두 고속 충전을 지원해 3시간 30분이면 완충된다. 또한 크기와 무게가 조금 더 슬림해져 휴대성이 좋아졌다.

가격은 첫 시리즈 때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1년 무상 애프터서비스도 지원한다.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이제 ‘가성비’만을 논하면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첫 출시 당시 제품들을 1만~3만원대에 선보인 데 비해 2년이 지난 지금은 국내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도 판매 중이다. 가격이 비싸졌지만 판매는 양호하다.

서울 사당동에서 휴대전화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5) 씨는 “보조배터리 중에서는 샤오미 브랜드가 가장 잘 팔린다”며 “지금은 샤오미 제품이 첫 출시됐을 당시만큼 그리 저렴하지 않은 데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샤오미의 굴욕 “싸면 뭐하나, 짝퉁 판치는데…”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가성비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출시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가격 책정을 잘못한 게 아닌가 의심이 될 만큼 저렴하다며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국내에 처음 선보였던 ‘미 파워뱅크’ 시리즈는 가장 친숙한 제품이자 베스트셀러다. 가격은 5000mAh대 제품이 1만원이 채 안됐고 1만mAh대 제품은 1만3000원이었다. 국내 제품들에 비해 엄청나게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당시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서는 보조배터리 부문 판매량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샤오미 제품이 차지했다.

하지만 역시나 ‘메이드인차이나(중국 제품)’인지 샤오미가 인기를 끌자 가품(짝퉁)이 속속 등장했다. 지난해 4월 중국의 한 매체는 샤오미 정품 체험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하고 있는 휴대전화 매장이 사실상 샤오미와 무관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출시 2년 만에 가짜 샤오미 간판에 가짜 샤오미 제품들까지 판치고 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가품은 외관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베끼는 걸 넘어 로고와 정품 확인용 코드, 스크래치까지 그대로 인쇄해 정품으로 둔갑한 채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품은 제조 과정을 확인할 수 없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고 소비자 보증 기간 내 제품 교환이나 수리가 불가능하다. 온라인에서는 ‘샤오미 보조배터리 정품 확인법’, ‘정품과 짝퉁 비교’ 등의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용어설명 = mAh]
mAh(밀리암페어아워)는 배터리 용량을 나타내는 말로 mA(혹은 A)는 전류의 단위를 나타내고 mAh(혹은 Ah)는 전류 용량의 단위로 1시간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전류의 양을 말한다. 1만mAh 보조배터리는 2000mAh 용량을 가진 스마트폰을 5번 완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용량이 높아질수록 부피가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진다.

s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