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28호 (2017년 07월 12일)

저축은행, 비대면 채널 확대 "카카오뱅크 안 무섭다"

비대면 채널 확대로 ‘텃밭’ 지킨다

(사진) 저축은행중앙회가 저축은행의 종합 비대면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SB톡톡’ 홍보를 위한 길거리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시민에게 홍보 팸플릿을 나눠주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비대면 채널 강화로 ‘중금리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중금리 대출 시장을 노리는 인터넷 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이달 문을 열며 저축은행과의 땅따먹기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1호 케이뱅크의 돌풍에도 체감 파급력이 미미했다며 중·저신용 고객을 상대해 본 경험과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이뿐일까. 모바일 전용 플랫폼 등 비대면 채널을 확충하며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경험과 데이터로 승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으로 현재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1조3000억원)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4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299억원) 증가했다. 이자 이익이 무려 18.8%(1355억원) 늘면서 업계의 순이익을 끌어올린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호실적을 뒷받침한 것은 중신용자(4~7등급)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이다. 저축은행은 그간 고신용자(1~3등급)와 중·저 신용자(4~10등급)로 양분된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우량 고객을 확보해 왔다. 연 6~20%대 중금리 대출로 시중은행(평균 4% 이하)은 문턱이 높고 20% 후반대의 대부업계 대출은 피하고 싶은 이들의 수요를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현하면서 저축은행의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저축은행 상품보다 낮은 금리로 중금리 시장에 진입하면서 저축은행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실제 1호 케이뱅크의 주력 대출 상품이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보다 낮은 금리로 형성되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졌다. 케이뱅크의 ‘슬림K’는 연 4.2~9%인 반면 저축은행업계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연 6.9~13.5%다.

저축은행업계는 이런 분석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저축은행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더 낮은 금리로 고객을 모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리스크 관리로 은행 경영상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었다. 저축은행의 자신감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뒷받침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금리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에 대한 경험과 데이터는 없다”며 “저축은행은 이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을 축적해 부실률을 현저히 낮추는 등 중금리 시장에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 인터넷 전문은행이 얼마 되지 않아 중금리 시장에서 손을 뗄 것이란 주장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역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부실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승부, “이제 시작”

승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돌풍을 일으킨 케이뱅크에 이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무기로 한 카카오뱅크가 이달 영업을 예고했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개인 신용 대출 시장에서 연 19% 내외의 금리를 연 6%대로 낮춰 중금리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청신호에 ‘3호’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특히 중금리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금리 텃밭을 사수하기 위한 저축은행의 제1 전략은 ‘비대면 채널 강화’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공세를 수비하는 것은 물론 적은 수의 오프라인 점포와 영업망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금융 플랫폼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중앙관리기구인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4월 비대면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SB톡톡’ iOS(아이폰) 버전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에 이은 것이다. 올 들어 ‘사잇돌2대출’ 신청 서비스 등 여신 업무를 시작했고 저축은행의 개별 여신 상품을 추가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각 사별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이미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SBI저축은행 스마트 뱅킹’과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7월 핀테크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고 모바일 전략에 발 빠르게 나선 게 주효했다.

이 회사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개인 신용 평가 시스템(CSS) 전문가 등을 영입해 CSS 고도화, 빅데이터 분석, 리스크 관리 모형 구축, 업무 효율성 극대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OK저축은행 역시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온라인 관련 사업을 부분적으로 시행했지만 올 2월 온라인사업부를 신설·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업무에 나섰다. 현재 온라인 전용 대출 상품은 신용 대출 중심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연내 온라인 전용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오토 담보, 모기지 등 담보대출과 할부 상품까지 취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고객 상담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챗봇(채팅 로봇) 등 자동 응대 기반의 채팅 상담 시스템을 구축, 8월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5년 업계 최초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선보인 웰컴저축은행 또한 온·오프라인에 걸친 전 채널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며 생존 싸움에 돌입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 플랫폼 ‘웰컴스마트’의 이용자 수는 15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수신 고객 중 비대면 거래 비율은 약 6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신속함·편리함 등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중금리란.
중간 수준의 신용도를 가진 금융 소비자의 여·수신 금리를 일컫는 용어. 보통 고신용(1~3등급), 중신용(4~7등급), 저신용(8~10등급)으로 개인 신용 대출을 구분한다. 금융 당국은 고신용자 4% 이하, 중·저신용자 20% 이상의 고금리로 시장이 형성되자 시장 실패를 완화하기 위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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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7-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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