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커스= 벤처 키우는 이통 3사]
‘될성부른 벤처’에 눈 돌리는 이통 3사
청년 창업 활성화, 미래 경쟁력 확보 위해 스타트업 지원 나서
SKT·KT·LG유플, 요즘 벤처에 돈 쏟아 붓는다던데…
(사진)= KT 비즈 컬래버레이션 2기 프로그램에 선발된 EYL의 직원들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 색다른 아이디어로 무장한 개발자나 벤처 스타트업들이 블루오션을 찾아 뛰어들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시장 진입 정보를 알기 힘들어 망망대해에서 헤매고 있다.

설립 2년 차를 맞은 벤처 스타트업 A사가 그렇다.

A사를 설립한 대학 동기 4명은 힘을 모아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실생활에 접목하는 아이디어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막상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투자는 어떻게 받아야 할지, 판매 유통망을 어떻게 뚫어야 할지 모든 것이 백지 상태여서 사업을 확장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업체들을 돕기 위해 국내 통신 3사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올 들어 벤처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초기 벤처와 손잡고 청년창업 활성화와 미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스타트업 벤처는 소중한 사업 파트너

KT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올해 창업·벤처기업 20개를 파트너로 선정해 연구개발·마케팅·시제품 제작 등 벤처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비즈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7개사를 선발한데 이어 최근 6개 회사를 추가로 선정했다.

이번에 선발된 6개 회사는 △루시드스톤(실감형 서비스 솔루션 개발) △씨큐앤비(범죄·화재 예방 시스템 개발) △하이디어솔루션즈(텔레케어 솔루션 개발) △투니드(웹툰·웹소설 콘텐츠 제작) △EYL(초소형 양자난수 생성기 및 응용 제품) △해거름(농업 기술·자재 개발)으로, 이들은 KT사업부와 함께 연내 출시를 목표로 공동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한다.

KT는 차세대 플랫폼인 미디어, 스마트 에너지, 금융거래, 재난·안전, 기업·공공 가치 향상 분야를 역점으로 두고 외부의 우수한 혁신 기업 또는 유망한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다.

실제로 KT는 화자 인식 솔루션 개발 업체 ‘파워보이스’와 협력해 목소리만으로 본인 인증이 가능한 KT 인증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헬스바이크 제조 기업 ‘지오아이티’와 함께 ‘기가 IoT 헬스바이크’를 공동 개발하했다.

SK텔레콤은 ‘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서울캠퍼스를 개방해 벤처업체들의 정보 및 인적 교류를 위한 허브로 조성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분당구 수내동에 ‘IoT 오픈하우스’를 열고 벤처 스타트업들에 사업 기획에서부터 기술 및 제품 개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지원한다.
SKT·KT·LG유플, 요즘 벤처에 돈 쏟아 붓는다던데…
(사진)= SK텔레콤의 ‘IoT 오픈하우스’에서 벤처 업체 관계자들이 IoT 아이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SK텔레콤 제공

‘IoT 오픈하우스’는 135㎡ 규모로 회의실과 단말 개발 및 테스트룸, 교육장 등을 갖췄다. 이곳에는 컨설팅과 품질 검증 지원 등을 위한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기술 및 상용화 역량이 부족한 개발 업체를 지원한다.

이곳을 통해 지원받고 있는 B사 대표는 “제품을 상품화하기 위한 컨설팅은 물론 상품의 품질을 올리기 위한 교육, IoT 전용망과 제품 간의 연동 테스트, 마케팅에 대한 조언까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C사 대표는 “시제품 테스트를 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나 판매처 회의 등을 진행하며 도약을 위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오픈하우스를 통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연간 50개 이상 내놓고 이 제품들이 상용화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K텔레콤은 4차 산업 관련 분야 중에서도 IoT 산업을 특히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전용망 파트너사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0개사, 개인 회원은 2000여 명이다.

IoT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스마트 홈 부문에서는 60여 곳 제조사와 손잡고 70개 이상의 제품을 시판 중이다.

LG유플러스도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챗봇 구축, 음성인식 빅데이터 분석, 한국어 및 영어 AI 응용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벤처 스타트업 마인즈랩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3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 국내 벤처캐피털(VC)인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4차 산업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총 1210억원으로 조성된 ‘에스비글로벌챔프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김용환 LG유플러스 상무는 이번 투자에 대해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생 환경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AI·빅데이터·IoT·인터넷TV(IPTV)·로봇·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유망한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 주최한 ‘IoT 스타트업 글로벌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우수 벤처기업들에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 2016’의 참관과 중국 선전 창업 생태계 탐방 등이 그것이다.

6개 벤처 스타트업 기업은 △지오라인(모바일 전기자동차 충전 및 결제 솔루션 △한국플랜트관리(해양 구조물 모니터링 시스템) △소티스(디바이스 접근 기반 IoT 보안 솔루션) △충북곤충연구소(IoT를 적용한 곤충류 동애등에 사육 장치) △아키드로우(스마트폰과 디바이스를 활용한 3D 공간 스캐너) △핑거터치(옴니 채널 확장에 따른 IoT 미디어 플랫폼)다.

LG유플러스는 이들 기업들에 기술 개발 지원 및 멘토링뿐만 아니라 현지 벤처캐피털과 연결해 글로벌 투자 유치 기회를 마련하는 등 공동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 단장은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해 협력 파트너 확보 차원에서 유망한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인 AI 분야에 외부의 혁신 기술에 대한 협력 기회를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s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