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49호 (2017년 12월 06일)

[단독]쌍용양회, 레미콘 일부 사업장 매각한다

[비즈니스포커스 :  쌍용양회]
레미콘 사업 축소 방침 세워…한앤컴퍼니, 수익성 극대화 전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주인인 국내 시멘트업계 1위 회사 쌍용양회공업이 레미콘 사업장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레미콘 사업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만큼 일부를 팔아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내년 건설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레미콘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심화되는 점 등이 매각 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6개 사업장 매각 검토 중

쌍용양회의 레미콘 사업은 2009년부터 별도 자회사인 쌍용레미콘을 통해 운영 중이다. 최근 쌍용양회와 쌍용레미콘은 내부적으로 일부 레미콘 사업장의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레미콘은 전국에서 총 28개 사업장을 운영 중인데 이 중 약 6개 정도의 사업장을 매각할 계획이다. 지금보다 사업 규모가 20% 정도 축소되는 셈이다.

쌍용양회 측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조만간 일부 레미콘 공장을 매각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쌍용양회가 레미콘 사업장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수치상으로 보면 쌍용레미콘의 실적은 계속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007억원, 영업이익은 27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8%, 23.11% 증가해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다. 3분기까지 레미콘 출하량도 402만㎥를 기록해 전년 동기 370만㎥ 대비 8.6%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레미콘 사업장을 정리하게 되면 실적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쌍용양회 측은 판단했다.

쌍용레미콘의 올해 3분기 공장 가동률은 40%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가동률(28.9%)에 비하면 훨씬 높은 편이지만 돌아가지 않은 채 쉬고 있는 공장들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레미콘 사업장별로 그간의 실적과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살펴본 뒤 어떤 사업장을 매물로 내놓을지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을 시작으로 쌍용양회가 레미콘 사업 전체를 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회사에 레미콘 사업은 시멘트 자가 소비를 확보해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멘트 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다. 가동률이 하락하면 고정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레미콘 사업을 함께하면 안정적인 소비처가 확보된 만큼 이런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 쌍용양회 측 역시 “여러 업체들이 시멘트·레미콘 수직 계열화를 노리는 상황에서 전체 레미콘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적합한 인수자 나타날지가 관건

일부 레미콘 사업장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쌍용양회의 재무 건전성이 더욱 높아져 기업 매력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향후 쌍용양회 재매각 시 인수 당시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기 수월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들은 기업을 인수한 후 수익성을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다시 매각한다. 이른바 ‘사모펀드식’ 경영이다. 이번 쌍용양회의 레미콘 공장 매각 또한 이런 전략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향후 레미콘 산업 업황이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우선, 레미콘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설 경기의 내년 전망이 어둡다. 문재인 정부가 투기 세력 억제를 위한 부동산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민간 주택 건설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까지 줄어들면서 2018년부터 건설업계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내년도 레미콘 출하량은 올해보다 2~3%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레미콘의 원재료 중 하나인 골재 가격마저 최근 급등세를 보여 더욱 레미콘 산업 업황 전망을 어둡게 한다. 골재는 건설공사에서 쓰이는 자갈이나 모래 등의 재료로, 이를 시멘트와 섞어 레미콘을 생산한다.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로 골재를 채취할 수 있는 장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레미콘은 시멘트와 달리 골재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골재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다. 원가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많아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남해안 지역의 모래 가격은 지난해 ㎥당 1만5000원대에서 최근에는 4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이에 따라 레미콘 산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공급 단가에 맞춰 레미콘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레미콘 공급가를 올리긴 했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다”며 “계속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레미콘을 팔면 팔수록 적자”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쌍용양회가 레미콘 사업장을 매물로 내놓더라도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셈이다. 시멘트업계 3위인 성신양회도 올해 3월 레미콘 사업장 일부 매각을 검토했지만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레미콘 사업장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 가치 제고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공식적 설명이지만 몇몇 업체와 가격 및 조건이 맞지 않아 이를 철회했다는 게 업계에 전해지는 후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레미콘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표 업종이다. 한국 레미콘 상위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지 않아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레미콘은 사업장의 입지 여건이 중요하고 다른 변수가 많아 매각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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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12-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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