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네이버·카카오, AI스피커·인터랙티브 동화·크리에이터 협업으로 콘텐츠 강화 나서
신기술 적용부터 해외 진출까지…황금알을 낳는 ‘키즈 콘텐츠’
(사진) 네이버의 영유아 포털 '쥬니버' / 제공=네이버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출산율 감소로 영유아와 어린이의 인구가 줄고 있지만 ‘키즈 콘텐츠 산업’은 갈수록 성장 추세다. 올해 네이버는 쥬니버를 기반으로 키즈 콘텐츠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이를 위해 동요·동화 등 오디오 기반의 키즈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기반의 인터랙티브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IT 기업, 앞다퉈 강화하는 ‘키즈 콘텐츠’

우선 네이버는 클로바 스피커를 통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인기 동요와 동화 콘텐츠를 확대한다. 7월 초 ‘터닝메카드’ 주제가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스테디 동요와 인기 동요 3000여 곡을 뮤직 이용권 없이 들을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한다. 현재 1400개인 동화도 연내 전래 동화, 위인 동화, 뮤지컬 동화, 자장가 동화 등 다양한 주제의 동화 5000여 개로 확대 제공한다.
오디오 기반의 네이버 추천 기술도 더 고도화된다. “공룡메카드 노래 틀어줘”라고 스피커에 말하면 ‘공룡메카드’ 주제곡에 이어 이 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할만한 ‘헬로카봇’, ‘터닝메카드’ 등의 노래를 뒤이어 재생한다. 또 “N세 동화 틀어줘”라고 말하면 연령별로 적합한 동화를 들려주고 저녁 시간에는 자장가 동화를 추천해 주기도 한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키즈 콘텐츠도 개발한다. 보거나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을 이끄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인터랙티브 동화’는 아이들의 선택에 따라 동화의 내용이 다르게 전개됨으로써 흥미를 끌고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인희 네이버 오디오·라이프 콘텐츠 서포트 리더는 “쥬니버는 약 20년간 국내에서 영유아 포털 서비스를 꾸준히 이끌어 나가며 서비스 운영 경험을 쌓았다”며 “시장 상황과 유저의 니즈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영유아 포털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 적용부터 해외 진출까지…황금알을 낳는 ‘키즈 콘텐츠’
카카오 또한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키즈 콘텐츠를 강화했다. 카카오는 자녀 이름을 넣어 읽어 주는 동화 50여 종과 아이들이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칭찬 기능 등 키즈 맞춤형 콘텐츠를 5월 업데이트했다. 이를 위해 5월 2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크리에이터 도티·잠뜰·헤이지니·허팝과 제휴했고 향후 이들의 목소리도 카카오미니에 도입한다.

키즈 맞춤형 콘텐츠는 이용자가 카카오미니 설정 애플리케이션(앱) ‘헤이카카오’에 자녀 이름을 입력해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카카오미니에 자녀를 칭찬하는 말을 하면 이를 듣고 올바른 생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칭찬 멘트에 자녀 이름을 넣어 말한다. 또 ‘잠자고 싶은 토끼’ 등 50여 종의 인터랙티브 동화도 추가한다. 동화를 읽어 달라고 명령하면 카카오미니 설정 앱에 등록된 자녀의 이름을 넣어 동화를 읽어준다. 김병학 카카오 AI부문 총괄부사장은 “카카오미니가 아이 교육과 생활 습관 형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공지능(AI) 기술과 키즈 콘텐츠를 결합하는 시도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시장에서 증명된 ‘키즈 파워’

Z세대로 분류되는 영유아와 어린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으로,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상당히 커졌다. 유튜브가 전 세계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아이들의 힘이 크다. 2015년 11월 기준으로 유튜브의 키즈 교육 콘텐츠 시청 시간은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또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국내 채널 20위 중 8개가 키즈 관련 채널이었다. 이는 영유아나 초등학생이 ‘디지털 플랫폼’에 전혀 거부감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동영상 시장에서 증명된 ‘키즈 파워’가 AI 스피커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 가는 건 당연지사다.

어린 시절부터 AI 스피커와 친숙하게 한 후 ‘AI 비서’와의 유대감을 형성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미래의 고객들을 잡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키즈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게 이러한 속내다. 아마존은 어린이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닷 키즈에디션’과 AI 비서 ‘알렉사’를 아이들의 이용 성향에 맞춰 최적화한 비전을 공개했다. ‘에코닷 키즈 에디션’은 300개 이상의 어린이용 오디오북에 접속할 수 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질의응답 기능도 추가했다.

음성을 위주로 제공되는 키즈 콘텐츠는 동영상과 달리 영유아들이 자극적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효과도 있다. 반복 청취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해 아이들의 어학 학습에도 탁월하다.

또 키즈 콘텐츠는 해외 진출에도 장점을 갖고 있다. 키즈 콘텐츠는 성인 대상 콘텐츠보다 언어에 구애를 덜 받고 반복 시청도 가능하다. 서정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키즈 콘텐츠의 지속적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과 함께 국내 인기 콘텐츠를 활용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로 “키즈 콘텐츠는 성인 콘텐츠에 비해 반복 시청에 따른 광고 수익, 지속적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T 기업에는 키즈 콘텐츠가 신기술을 활용한 시험 무대도 될 수 있다. 음성 콘텐츠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과의 결합도 기대된다. 유진희 사단법인 MCN협회 사무국장은 “AR과 VR의 결합이 교육 콘텐츠에 많이 쓰이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