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2억 챙기다 반환 소송…“열심히 노동한 대가” 해명에 논란 커져

<YONHAP PHOTO-0951> Former US Secretary of State Hillary Rodham Clinton signs copies of her book "Hard Choices" at Barnes & Noble Union Square in New York City on June 10, 2014.        UPI/Dennis Van Tine/2014-06-11 13:46:56/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Former US Secretary of State Hillary Rodham Clinton signs copies of her book "Hard Choices" at Barnes & Noble Union Square in New York City on June 10, 2014. UPI/Dennis Van Tine/2014-06-11 13:46:56/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백악관을 떠날 당시 변호사 비용 등 수백만 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었고 남편과 억대 강연을 나가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가 화를 자초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가 최근 1년 동안 적어도 8개 대학에서 회당 20만 달러, 한국 돈 2억 원 이상씩 고액의 강연료를 챙겼다고 보도했다.

힐러리의 고액 강연료 문제는 최근 한 대학 학생회에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불거졌다.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 학생회는 오는 10월 13일 강연을 앞둔 힐러리가 강연료 22만5000달러(약 2억3000만 원)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학 재단에 반환해야 한다며 ‘빌 힐러리 앤드 첼시 클린턴 재단’에 관련 서한을 보냈다. 네바다주립대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이 문제로 분노하고 있다”며 “학교 관련 행사에 기금이 마구잡이로 지출된다면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요구해 온 희생을 업신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자 힐러리’ 공세 주력하는 美공화당
이에 따라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갈 가능성이 높은 힐러리는 거센 부자 논란의 역풍을 맞게 됐다. 발단은 자서전 발간 후 연이은 강연과 TV 출연, 인터뷰 등에서의 발언이었다.

힐러리는 책 출간일인 지난 6월 10일에 맞춰 방송된 ABC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을 떠날 당시 변호사 비용 등 수백만 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었고 남편과 억대 강연을 나가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가 화를 자초했다.

미국인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바로 다음 날 아침 같은 방송사의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힐러리는 전날 발언이 부정적인 여론을 낳고 있다는 앵커인 로빈 로버츠의 지적에 당황한 기색으로 진화에 나섰다. “남편과 나는 많은 미국인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모든 것은 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퇴임 당시 120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논란을 해결하려는 힐러리의 노력은 절박하지만 그때마다 악수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6월 22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진짜 부자인 많은 사람과 달리 정상적인 소득세를 내고 있다”, “우리는 열심히 노동한 대가로 그것(부)을 이뤘다”고 말해 기름을 부었다.
이 발언으로 소득 격차가 날로 벌어지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답변이라는 비난이 더 거세지고 말았다.

공화당과 보수 언론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나서 진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도 힐러리의 대권 도전에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부자 힐러리’ 논란은 정치인에게 말과 그 말이 풍기는 ‘뉘앙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