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소규모의 사업 자금을 밑천으로 진지하게 소셜 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설 자리는 이미 없다. 자기 사업을 인수해 달라고 우리 회사에 찾아오는 벤처기업이 부지기수다.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투자와 투기의 구별이 모호한 영역이 있고 사업과 사기의 구별이 어려운 경계가 있다. 지금의 소셜 커머스 업계는 이런 위험한 영역에 이르렀다고 본다.

우리 회사는 B2B 일변도에서 B2C 영역으로 진출한다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지속 사업으로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업계의 대부분 플레이어들의 처지가 다른 것 같다. 많은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무리수를 써서라도, 수익성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외형 확장에 조급증을 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공개(IPO), 사업 매각, 주식 스와프 등 이따금 흘러나오는 이런 말로 미뤄 대충 짐작이 간다. 소셜 커머스 사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뿐만 아니라 당초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문제점들을 파생시킨다면 이러한 모순들이 누적돼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피해로 나타나기 전에 한 번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소셜 커머스 업계가 소비자와 시장에 지속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정보가 이 사업이 출발한 지 1년여의 짧은 시간에 1조 원대로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는 것이다. 어떤 업체는 월 매출액 300억 원을 달성했다고도 하고 연간 매출액 2000억 원을 넘어섰다고도 한다.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하나 더해진다. 그나마 이 매출액의 상당 부분은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소위 마케팅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몇 천 개, 몇 만 개가 팔리는 딜의 대부분은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소셜 커머스 업체가 출혈을 감수하고 기획하는 마케팅 상품들이다.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유통 업체와 전통적인 온라인 숍들도 미끼 상품으로 손님을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소셜 커머스 업체들의 무모한 출혈 마케팅이 필경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이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것도 정도와 균형의 문제다. 새로운 기능도, 혁신적인 사업 모델도 없이 1000억 원 시장에 수백억 원의 광고비를 집행해 억지로 단발적인 매출을 늘리려고 한다면 이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셜 커머스, 바로 가고 있는가
셋째, 이러한 무모한 머니게임이 건전한 업계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소규모의 사업 자금을 밑천으로 진지하게 소셜 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설 자리는 이미 없다. 자기 사업을 인수해 달라고 우리 회사에 찾아오는 벤처기업이 부지기수다.

별다른 대책 없이 소셜 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수백 개의 업체들을 변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중에는 단단한 사업 계획도 있고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짜내는 정열의 젊은이들이 있다. 이들이 투기에 가깝다고밖에 할 수 없는 자금 공세에 의해 사업 포기를 강요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셜 커머스 사업은 자금 동원력의 치킨게임이 되어 버블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라도 장기 계획을 가지고 업계 스스로 하나씩 바로잡아 소셜 커머스의 순기능을 살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다.

신일용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소셜 커머스 쏘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