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존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 총지배인

[포커스] “먹을거리 천국 타이베이의 새 명소 될 것”
지난 5월 타이베이 시내 한복판에 전에 없던 명소가 들어섰다.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다. 문을 연 지 이제 갓 6개월이 지난 이 호텔은 북적이는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호텔 안 카페·레스토랑 등은 예약이 안 될 만큼 연일 만원사례를 빚고 있고 호텔 안 케이크 숍은 만들어 내는 제품마다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호텔 입구인 로비에서부터 시작돼 호텔 곳곳을 장식하는 현대 조각과 다양한 예술 작품들의 효과도 있다. 숨겨진 예술 작품을 다 찾아내면 무려 1700개가 넘는다. 고풍스러운 유럽 스타일의 건물 때문에 이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들도 한몫한다.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고급 호텔이 이렇게 붐빌 수 있을까.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의 수장인 폴 존 총지배인과 만나 그 속살을 엿봤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립니까.
“(웃음) 건물을 다 짓기도 전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건물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 ‘도대체 어떤 호텔이 어떻게 지어질까’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에는 보고 즐길 것이 많습니다. 실내 곳곳에 1700여 개의 예술 작품이 있어 갤러리를 방불케 하고 세계적 디자이너인 토니 치가 설계한 카페와 레스토랑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각 식음 업장마다 세계에서 인정받은 미슐랭 스타 셰프들이 포진돼 있어 맛을 보장하고 있죠. 프렌치 레스토랑이나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맛보는 카페는 벌써부터 2주치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만의 차별성과 경쟁력입니다. 또 사람이 많아도 건물이 워낙 커 여유가 느껴지는 아이러니함도 있죠.”


식음 업장에 특히 힘을 실은 것 같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타이베이는 먹을거리의 천국입니다. 대만인들도 또 대만을 찾는 관광객들도 먹을거리를 하나의 관광 요소로 생각하죠.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는 그런 니즈를 채우기 위해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최고의 식사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로 호텔 내 식음 업장을 마련했습니다. 티 라운지, 케이크 숍, 칵테일 바와 함께 이탈리아·프렌치·광둥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등 총 6개 식음 업장을 마련했습니다.”


식사 시간이 아닌 때에도 늘 사람이 붐빕니다.
“대만인들에게 먹는 것은 하나의 문화입니다. 조금 돈이 들더라도 새로운 트렌드를 체험해 보는 데 돈을 아끼지 않죠. 제이드라운지(로비)의 애프터눈 티 세트를 예를 들면, 처음 오픈 때는 오후 3시부터 애프터눈 티 세트 판매를 시작했는데,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 낮 12시로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케이크 숍에서는 구아바나 우롱티로 만든 잼과 마카롱, 초콜릿 등을 선보이는데 대만인들에게 잘 맞는 식재료와 새로움이 더해져 인기가 높습니다. 장소와 맛의 유니크함을 즐기는 모습을 매시간 확인하고 있습니다.”


호텔에 1700여 개의 예술 작품을 비치한 이유가 있습니까.
“예술 작품의 광범위한 컬렉션을 갖춰 장소로서의 또 하나의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려는 것입니다. 예술 작품은 골동품에서부터 그림·조각상까지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구성됐어요. 이재효·김찬일·이창렬 등 한국 작가도 있습니다. 유러피언 스타일에 아시안의 느낌이 공존합니다.”


정기적으로 작가와 작품을 바꿔 갈 계획이 있는지요.
“아직 그런 계획은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네요. 이제 막 시작했으니 고객들에게 좋은 코멘트를 받아 갤러리를 열 수도 있고 지금 작품에서 조금씩 추가해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급 호텔인 만큼 최상의 서비스가 남다를 텐데요.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친근한 성향을 가진 대만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환대 문화가 있습니다. 전 스태프가 호텔의 앰배서더(대사)가 돼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작은 서비스 하나에도 고객 동선과 취향 등을 고려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경영 스타일이 묻어납니다.
“한마디로 ‘디테일 경영’이죠. 제가 추구하는 경영 스타일이고 또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의 경영 철학이기도 합니다. 고객들을 위해 작은 것에도 집중하고 서비스를 섬세하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전 직원들이 매시간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를 체크하고 또 체크합니다. 직원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감은 있지만요(웃음).”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의 명확한 고객층은 어디입니까.
“하이엔드급부터 관광객·비즈니스맨까지 다양합니다. 주요 시장은 홍콩·싱가포르·일본·중국·한국·대만입니다. 유럽과 미국 관광객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비즈니스 방문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대만의 먹을거리, 자연경관 등을 체험하러 오는 이들도 상당수입니다.”


한국 관광객들은 주로 고급 호텔보다 10만 원 이하의 중저가 호텔을 선호합니다. 이들을 겨냥한 다른 전략이 있습니까.
“투숙만이 다가 아닙니다. 굳이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레스토랑·카페·스파 등에서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만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마리나샌즈베이호텔에 호텔 그 자체를 즐기러 가고 홍콩 페닌슐라 호텔에 숙박하지 않아도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맛보러 가듯이 말입니다. 이 때문에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는 기억에 남을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고객 유치에 대한 전략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호텔에 있는 각각의 상품으로 대만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하는 듯합니다.
“맞습니다. 이미 대만인들에게는 그렇게 인식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건축 외관부터 호텔의 각 사업장, 아트피스 등 모든 것을 특화된 상품입니다.”


호텔은 연회 사업에서 많은 수익이 납니다. 이곳은 어떻습니까.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콘셉트에 맞는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을 갖췄습니다. 대만인들에게 호텔 웨딩은 아주 일반적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그랜드볼룸은 물론 최근 유행인 채플(예배당) 웨딩을 위해 실내 인테리어를 마련했습니다. 럭셔리 호텔의 프라이빗한 느낌과 잘 맞물리는 해외 고가 브랜드의 패션쇼와 제품 론칭 행사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찌 패션쇼가 열렸는데 당시 아시아 스타인 전지현 씨가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타이베이는 타이베이의 금융가인 둔화 노스 로드에 자리 잡았다. 송산국제공항과는 차로 5분, 타오위안국제공항과는 40분 거리다. 지척에는 신이 쇼핑가와 타이베이 세계금융센터 101 등의 명소가 있다. 총 256개의 객실, 47개의 스위트룸, 2개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갖췄다.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그룹은…
아시아 호텔 톱 3에 드는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그룹은 1963년 홍콩에서 역사를 시작했다. 1974년 태국 방콕의 ‘더 오리엔탈 방콕’을 인수하면서 1985년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그룹으로 사명을 변경, 호텔·리조트·레지던스 등을 운영한다. 현재 25개국에서 1만1000개에 이르는 객실이 있는 45개의 호텔을 경영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 20개 호텔, 미국에 10개 호텔, 유럽·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15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만다린 오리엔탈 브랜드에 연결된 14개의 레지던스를 경영 중이다.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아직 없다.


타이베이(대만)=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