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 사무실 공유 시장}
매튜 샴파인 위워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징 디렉터 인터뷰
한국 진출 1년 위워크, 공유 ‘오피스’ 넘어 기업 ‘인큐베이터’로
(사진)매튜 샴파인 위워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징 디렉터(/이승재 기자)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국내에서는 최근 사무실 공유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입주사 간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강조하는 ‘위워크(WeWork)’는 지난해 8월 강남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들어온 지 1년 만에 지점을 세 곳으로 늘렸다.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이 사무실 공유 업체는 전 세계 15개국 50개 도시에서 약 155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위워크는 입주사의 직원들을 ‘멤버’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단순히 공간을 함께 쓰는 데서 벗어나 위워크에 속한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고취하는 명칭이다.

초기 위워크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멤버들 간의 교류를 장려하는 것이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위워크는 서울에서만 약 5500명의 멤버를 1년 만에 모으며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위워크의 한국 진출 1주년을 맞아 매튜 샴파인 위워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징 디렉터를 만나 위워크의 한국 시장 진출기를 들어 봤다.

위워크가 한국에 들어올 때 어떤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까.

“어떤 도시에 새로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팀’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지점을 세울 때도 함께할 사람을 모은 후 미국 본사에서 약 2~3개월간 트레이닝을 받게 했습니다.

한국 커뮤니티 매니저들과 함께 다른 아시아 국가도 방문해 위워크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현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지 팀에 현지 사업 결정권
에 대해 주체적 권한을 주고 이들과 활발한 의사소통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오피스 시장이 가진 특성은 무엇입니까.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를 시행하는 만큼 위워크는 현지 시장의 차별화된 특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파악된 특성에 따라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조금씩 달리합니다.

한국에서는 토크 콘서트나 강연 등 좀 더 교육적이고 실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도시에서는 멤버들 간 교류에 초점을 맞춘 ‘해피아워’ 이벤트를 주로 진행했습니다.

이와 같은 문화 차이에 집중하기 위해 현지 커뮤니티팀에 힘을 실어주고 현지 멤버들이 가장 필요로 할 법한 행사를 자유롭게 기획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 진출 1년 위워크, 공유 ‘오피스’ 넘어 기업 ‘인큐베이터’로
(사진) 8월 1일 문을 연 위워크 삼성역 지점의 내부 모습.(/이승재 기자)

위워크가 다른 사무실 공유 업체에 비해 가진 장점은 무엇입니까.

“위워크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우선 우리는 건축
과 내부 인테리어 등을 인하우스팀을 통해 진행해 우리만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멤버사들의 원활한 공간 사용을 위해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위워크 지점의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모두 같습니다. 이에 따라 위워크 멤버사들은 세계 어디를 가도 익숙하게 지점을 사용할 수 있어 마치 ‘집’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교류’입니다. 현 세대는 얼마나 돈을 버는지보다 어떠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는 그 방법이 협업에서 나온다고 보고 세계 각국의 위워크 멤버와 교류하게끔 장려하고 있습니다.”

위워크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어떠한 면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위워크의 계약은 월 단위로 유연하게 제공됩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작은 규모의 기업들의 경우 구성원 수나 사업 아이템에 따라 사무실 규모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계약 기간이 짧다는 것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 24시간 일할 수 있고 세계 그 어느 나라에 가든지 현지에 있는 위워크 지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우리의 목표는 멤버사들이 사업을 할 때 사무실 관리나 임대와 같은 부차적 요소에 집중하는 대신 온전히 ‘워크(work)’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 진출 1년 위워크, 공유 ‘오피스’ 넘어 기업 ‘인큐베이터’로
(사진) 8월 1일 문을 연 위워크 삼성역 지점의 내부 모습.(/이승재 기자)

앞으로 한국에서 어떻게 사업을 키울 생각입니까.

“먼저 한국 시장 진출 1주년을 맞아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지점 3곳(강남·을지로·삼성)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서울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도시입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조만간 한국에서 새로운 지점 설립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하나 추진하고 싶은 것은 한국 내 대기업과의 활발한 교류입니다. 위워크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멤버사들 간 투자가 이뤄진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들에 혁신을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부동산업계의 핫이슈, ‘사무실 공유 시장’

강남 테헤란로 요지에 자리한 ‘일송빌딩(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7)’은 위워크의 입주와 동시에 ‘위워크(WeWork)빌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구 일송빌딩을 매입한 KTB자산운용은 건물 내 위워크 입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건물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곽우영 KTB자산운용 부동산투자팀장은 “국내에 ‘위워크빌딩’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사무 공간을 재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더해 가고 있는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의 트렌드와 맞물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대형 건물을 운영하고 있는 건물주들로서는 확실한 공유 오피스 업체를 입주시키면 공실률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대형 공유 오피스 업체들은 임대료에도 소위 말하는 ‘사무실 공유 업체 프리미엄’을 얻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 또한 사무실 공유 업체를 입주시킴으로써 해외 사모펀드(PEF)로부터 손쉽게 인수 자금을 얻기도 한다.

사무 공간을 찾는 기업들에도 테헤란로나 을지로 등 주요 번화가에 손쉽게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인지도가 높은 사무실 공유 업체들을 입주시키기 위한 건물주들의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