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돋보기]
[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오프라인 살아남으려면 ‘새 가치’ 찾아라
[한경비즈니스 =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통계청이 2월 5일 발표한 2019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34조5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64.4%로, 전년 대비 3.6%포인트 높아져 모바일 쇼핑이 유통의 성장을 이끄는 것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국내 대형마트 1호 기업인 이마트가 1993년 첫 점포를 선보인 이후 대형마트는 큰 성장을 보이며 유통 업태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난해 선두 기업인 이마트가 첫 적자를 냈으니 요즘에 느끼는 격세지감은 과거에 비해 빠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
1996년 유통 시장이 전면 개방된 이후 글로벌 유통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입 러시와 함께 두 자릿수 성장률을 자랑한 대형마트는 백화점 매출을 앞서며 성장했지만 2010년대 중반에 이르며 점차 성장세가 약화되기 시작했다.
지금의 유통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을 뒤돌아보면 1995년 데이콤(LG유플러스의 전신)에서 분사해 1996년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가 오픈하며 온라인 쇼핑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2000년 온라인 오픈 마켓인 G마켓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쇼핑의 대세가 일반 몰에서 오픈 마켓으로 바뀌었다. 2010년에는 소셜 커머스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쇼핑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2015년 당일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샛별배송’을 내세운 스타트업 마켓컬리가 등장하며 새벽 배송의 시대를 열었다. 지금은 쿠팡·헬로네이처 등 스타트업 유통 기업들에 더해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들도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 쇼핑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소비자의 편의성 니즈 증대가 맞물려 대세가 됐다. 이제 국내 1인 가구의 비율은 약 30%에 이른다. 한국의 1인 가구 증가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다. 이렇게 가구 구조가 바뀌면서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면서 모바일 쇼핑을 통한 상품과 서비스 구매가 증가하는 소비 행태로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구매력을 갖춘 고령자가 쇼핑에서의 편의성을 중요시하며 모바일을 이용하는 사례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모바일 쇼핑의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전파와 같이 사람 간 감염의 두려움이 커지면서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에 따른 바이러스 감염 발생 이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이어 이번에 발생한 우한 폐렴까지 소비자들의 사람 간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면서 소비 행태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제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해지고 통신 기기 성능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원하는 형태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쉬워지고 있다. 이는 쇼핑에서의 모바일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유통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비즈니스 경쟁력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을 찾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며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3호(2020.02.10 ~ 2020.02.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