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Book] 베일에 싸인 천재 CEO의 민낯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지음│야나 마케에이라 옮김│21세기북스│440쪽│1만8000원

올해 대한민국 유통업계의 화두는 단연 아마존의 국내 진출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은 흔히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불린다. 하지만 아마존이란 이름의 공룡은 지나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소리를 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분명하게 밝혀진 내용은 거의 없다. 지난 1월 아마존 한국법인의 대표가 선임되고 분야별 전문가가 채용됐다는 게 전부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은밀하게, 그러면서도 목표를 향해 치밀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마존의 특징이다.

아마존 한국법인뿐만이 아니다. 시애틀 본사의 직원 수나 킨들 판매 대수 같은 대수롭지 않은 자료도 아마존에선 극비다. 모든 사업이 철저한 비공개로 운영되는 아마존의 경영 원칙은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에게서 비롯된다. 생전에 이미 전설이었던 스티브 잡스 이상으로 제프 베조스는 비밀스러운 구석이 많은 CEO로 통한다.

아마존은 1995년 7월 온라인 서점으로 첫걸음을 뗐다. 당시 직원이라야 제프 베조스와 그의 부인 매켄지 베조스, 엔지니어 한 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의 목표는 ‘에브리싱 스토어(everything store)’였다. 서적을 비롯해 DVD·음반·컴퓨터소프트웨어·전자제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혀간 아마존은 현재 장난감·주방용품·가구·의류·뷰티 등 소비재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의 상품을 팔고 있다. ‘모든 것을 판다’는 제프 베조스의 목표가 현실화된 것이다. 최근 아마존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고 우주산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담기에는 부족하게 됐다.

제프 베조스는 불과 2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쇼핑하고 독서하는 습관과 기업이 컴퓨터 인프라를 가동하는 방법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아마존이 거둔 모든 성과는 CEO인 제프 베조스의 천재성과 꺾이지 않는 투지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책의 저자 브래드 스톤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선임 논설위원으로, 아마존의 전·현직 임원은 물론 제프 베조스와 그의 가족들을 인터뷰할 수 있는 특권을 허락받았다. 저자는 책을 집필하기 위해 300회 이상 취재했고 40년이 넘도록 연락이 끊겼던 제프 베조스의 친할아버지를 찾아 순탄치 않은 가족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스티브 잡스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 천재 경영자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생생하게 조명해 냈다.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유일한 제프 베조스의 전기인 셈으로, 마치 소설책을 보듯 생생한 에피소드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요리를 욕망하다’
치즈 향은 신의 발 냄새
[Book] 베일에 싸인 천재 CEO의 민낯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마이클 폴란 지음│김현정 옮김│에코리브르 | 560쪽│2만8000원

인간과 다른 동물의 차이는 무얼까. 과거에는 언어와 도구 사용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보았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도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가 관찰됐다. 그렇다면 정말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건 무얼까. 종교와 예술 그리고 요리가 아닌가 한다. 물론 이런 부분들조차 앞으로 동물에게서 관찰될지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이에 관한 증거가 전무하다. 이 가운데 불을 사용한 요리는 인간을 해부학적으로 변화시켰다. 불로 요리를 하면 부드러워지고 영양분도 많아지며 독성도 없앨 수 있다. 불로 요리한 음식의 풍부한 영양으로 우리 조상의 뇌는 짧은 시간에 크게 발달할 수 있었다.

불을 사용한 조리법만큼이나 식생활의 변화를 가져다준 것은 ‘발효’다. 한국인은 큰 독을 땅에 묻고 김치를 담근다. 발효의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김칫독을 땅에 묻는 이유는 겨우내 굶지 않고 지내기 위해서다. 발효를 과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젖산균이 좋아하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과정이다. 여기서 우리 몸이 잘 활용하지 못하는 단백질·지방·탄수화물 사슬을 더 단순하고 안전한 화합물로 분해해 소화를 돕는다. 이런 발효 방식은 모든 문화권에 존재한다. 오늘날 세계에서 먹는 음식의 3분의 1은 발효 식품이다. 발효 식품은 ?굅?얘기하면 부패한 음식이다. 그렇기에 인간이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맛이라기보다 ‘후천적으로 터득하는 맛’에 가깝다. 저자인 마이클 폴란은 직접 김치를 담그기도 하는데, 3주 후 항아리를 열어보곤 깜짝 놀랐다고 한다. 발효 식품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저자는 김치 냄새를 ‘분뇨 정화조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냄새에 놀란 부인이 “항아리를 버리라”고까지 말했지만 한 달 후 그 지독한 냄새는 사라져 버렸다. 서양인들이 한국의 김치 향에 놀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도 치즈 냄새에 역한 반응을 보인다. 서양인들조차 치즈의 ?袖?‘신의 발 냄새’라고 말하기도 한다.

알코올 역시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다. 알코올은 모든 발효 식품 중 가장 오래되고 인기가 높다. 술 역시 인간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다른 동물들도 술을 좋아한다. 곤충들은 발효된 과일과 수액에 얼큰하게 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새나 박쥐의 일부는 고주망태가 되어 공중에서 떨어지기도 한다니 슬며시 웃음이 난다. 이 책은 자연 상태의 음식 재료를 불이나 발효라는 과정을 통해 요리하는 문화, 즉 음식의 변형을 다루고 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요리의 가치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깊은 마음의 생태학


[Book] 베일에 싸인 천재 CEO의 민낯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한국 인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석학 김우창 교수의 신작. 문학·철학·경제학·사회학·수학·생물학 등을 총망라한 압도적 지식과 통찰을 통해 ‘이성과 마음’의 문제를 생생하게 파헤쳤다. 서양은 말할 것도 없고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지식인의 최대 화두는 줄곧 심학(心學), 즉 이성과 마음의 연구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이성과 마음은 강단 철학에 그치거나 처세나 심리 치료의 방편으로 전락했다. 그동안의 주류였던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선 저자만의 독창적 이론인 생태인문학을 소개한다.

김우창 지음│김영사│516쪽│2만7000원



어느 날, 백수
[Book] 베일에 싸인 천재 CEO의 민낯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오는 ‘중년의 실직’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도, 먼 훗날의 이야기도 아니다. 누구나 어느 날 갑자기 백수가 되는 사회. 백수가 된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현실적인 답을 소개한 안내서다. 언론인, 친일 연구가 등으로 이름을 알린 저자 역시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로 재직하던 중 임기가 2년이나 남았음에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백수가 됐다. 기나긴 마음의 터널을 지나온 저자가 현재 마음의 고비를 겪고 있는, 앞으로 겪게 될 이들을 위해 써내려간 분투기다.

정운현 지음│비아북│206쪽│1만3000원



셀러브리티의 시대


[Book] 베일에 싸인 천재 CEO의 민낯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한때 ‘구름 위의 사람들’로 대중의 동경과 추앙의 대상이었던 셀러브리티는 TV와 인터넷, 각종 매체의 등장으로 대중에 합류하게 됐다. 보통 사람도 하룻밤 사이에 유명인이 되는 시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셀러브리티가 입고 걸치는 모든 것이 ‘완판’되는 시대, 유명인의 사진 한 장이 몇 억 원을 호가하는, 가히 셀러브리티의 시대다.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축인 셀러브리티 문화의 기원과 거대 산업으로 성장한 과정을 살펴본다. 10인의 셀러브리티를 통해 명성의 탄생과 소비 과정도 탐색한다.

이수형 지음│미래의창│244쪽│1만3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