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1등주에 투자하라
[Book] ‘묻지 마’ 투자에서 가치 투자로
조용준 지음┃한스미디어┃364쪽┃2만3000원

요즘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중국’이란 단어는 일종의 금기어와 같다. 2007년 불어 닥쳤던 중국 펀드 열풍에 20조 원이 넘는 돈이 흘러들어갔지만 6년이 지난 현재 많게는 30%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국이라는 단어조차 듣기 싫다”는 고객도 많다는 게 PB들의 하소연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저자는 “중국 주식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중국의 주식시장은 상하이주가지수 기준으로 2007년 6000에서 최근엔 2000까지 하락했다. 최고 시점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주가가 정상이라면 7년 전에는 무려 세 배 이상의 거품이 끼어 있었다는 뜻이다. 저자는 당시의 중국 투자가 조사·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이른바 ‘묻지 마 투자’였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후 7년 후 중국 시장에 대한 리서치가 열정적으로 이뤄졌고 그 결과 중국 주식에 합리적으로 접근하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 역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했다. 2006년에는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으면서 중국리서치팀을 따로 꾸렸고 2010년부터 중국 상하이 교통대 경제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중국 1등 기업을 분석했다.

미국의 코카콜라·맥도날드·월트디즈니·월마트 같은 소비재 1등주는 오늘날의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을 만든 1등 공신이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1등 기업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중국 투자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재 1등주에 대한 장기 투자가 외국인 투자자로선 최고의 투자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한 예로 ‘중국인민재산보험’은 ‘삼성화재’와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이미 한국의 10배를 넘어섰지만 두 회사의 매출액과 시가총액 차이는 2배 정도에 불과하다. 자동차 판매 대수의 차이를 근거로 볼 때 앞으로 엄청난 보험 가입 확대를 예상할 수 있으며 ‘중국인민재산보험’의 성장률이 폭발적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중국 내수 1등주 투자와 관련해 PB와 투자가들의 가장 큰 아쉬움은 ‘정보 부족’이었다.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한 상세한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바람에서 시작됐다. 저자를 포함한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중국 연구원들은 중국 1등 기업에 대한 분석과 실제 현지기업 탐방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책을 발간했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조선과 중화’
[Book] ‘묻지 마’ 투자에서 가치 투자로
중화(中華)에 담긴 조선인의 세계관

배우성 지음┃돌베개┃616쪽┃4만 원

중국인들은 우리 민족을 동이(東夷)족이라고 불렀다. 동쪽에 있는 오랑캐(夷)라고 여겼다는 뜻이다. 요컨대 중국인들은 자신이 중심(中)에 있고 보편 문화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중화(中華)사상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지식인들은 중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18세기 중엽에 출간된 이중환의 지리서인 ‘택리지’를 보면 한반도의 모양을 중원 대륙에 읍(揖)하는 노인의 형상으로 묘사했다. 또 그는 한양 천도 후 300년이 지난 즈음에 조선이 ‘작은 중화’를 이뤘다고 평했다. 조선을 작은 중화로 표현했다는 것은 중국을 중화의 원류로 봤다는 뜻이다. 요컨대 조선이 중화 문명의 유일한 계승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17세기 김수홍이 그린 지도인 ‘천하고금대총편람도’와 ‘조선팔도고금총람도’를 보면 중심에는 중원 대륙이 있고 그 옆에 조선이 강조돼 있다. 지도에는 지명과 함께 그 지역에 관련된 역사적 인물이 수록돼 있다. 그런데 인물 모두는 중화 문명과 관련된 인물이고 지도의 제목 가운데 ‘고금(古今)’은 예로부터 현재까지라며 시기를 한정하고 있는데, 지금(今)은 명나라까지만 다루고 있다. 즉 김수홍의 세계관에 청나라는 없었다. 김수홍은 중원 대륙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는 명나라에서 끝났다고 본 것이다. 그의 할아버지인 김상용은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에서 순절했다. 가족이 당한 현실적인 아픔까지 지도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세계관은 두 사람의 평가에서 그치지 않는다.

조선말 의병 운동가인 유인석의 세계관도 위의 두 사람과 닮아 있다. 유인석은 중원에 중화 국가가 없는 현실에서 조선이 문화적으로 중화였다고 평한다. 그러니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 시도는 중화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생각은 위정척사파의 거두인 최익현의 논리에 연결돼 있다. 요컨대 조선 지식인이 가지고 있었던 중화사상은 사대에만 그친 게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논리로 연결됐다. 이는 중화를 자주(自主)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세기 민족주의 사학의 거두인 신채호는 중화주의를 ‘노예사상’으로 보고 조선이 주인이라는 ‘낭가사상’을 주장했다. 낭가사상을 바탕으로 일본에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자는 것이 신채호의 역사적 시각이었다.

이렇듯 중화라는 단어에는 조선인들의 가치관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중화는 조선 지식인의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키워드인 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중화요리집’이라는 간판이 새롭게 보인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위기의 시대 메르켈의 시대
[Book] ‘묻지 마’ 투자에서 가치 투자로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조사에서 모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사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본래 물리학을 전공한 자연과학자였던 메르켈 총리는 정치에 입문해 통일 독일의 총리가 되기까지 ‘자유·연대·정의’라는 굳은 신념을 특유의 리더십으로 구현했다. 멋진 말로 대중을 설득하기보다 침묵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하나씩 관철하며 권모술수의 정적들을 제압했다는 평가다. 이 책은 독일 총리실의 허락을 받은 공식 전기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지음┃배명자 옮김┃책담┃384쪽┃1만6000원



세계 최고의 MBA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Book] ‘묻지 마’ 투자에서 가치 투자로
세계 유수의 경영대학원(MBA)은 타고난 재능보다 누구라도 훈련을 받으면 리더십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교육을 시행한다. 실제로 하버드·스탠퍼드·매사추세츠공과대(MIT) 같은 톱클래스 MBA를 나온 인재들은 현재 많은 나라의 대통령,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비영리조직의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을 조직의 리더로 키운 MBA의 교육 비결은 무엇일까. 하버드·스탠퍼드·MIT·컬럼비아·버클리·런던·인시아드 등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13개 MBA의 강의 현장을 생생히 소개한다.

사토 지에 지음┃황선종 옮김┃문학동네┃232쪽┃1만3800원



모던 미팅
[Book] ‘묻지 마’ 투자에서 가치 투자로
세계적 마케팅 구루이자 변화 전문가인 세스 고딘은 2009년 세계 최초의 개인 경영대학원(MBA)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 지원해 합격한 사람은 단 아홉 명. 저자는 바로 이들 가운데 한 명으로, 세계 최고의 마케터·사업가·학자들로부터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의 노하우를 얻었다. 특히 그는 기업의 회의 문화에 주목했다. 이 책은 기존의 회의가 왜 회사를 위태롭게 하는지, 무엇 때문에 많은 회사가 무의미한 회의를 반복하는지 살펴보고 진정한 회의란 무엇인지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한다.

알 피탐팰리 지음┃정길락·정구숙 옮김┃끌리는책┃136쪽┃1만2000원
[Book] ‘묻지 마’ 투자에서 가치 투자로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