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파이트
[Book] 삼성·애플 세기의 특허 소송전 내막
프레드 보겔스타인 지음|와이즈베리|332쪽|1만5000원

2011년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법정 공방은 바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이다.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이 소송전의 중심에는 미국 샌호세 재판이 있었다. 2012년 1차 소송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에 9억3000만 달러를, 2014년 2차 소송에서는 삼성전자가 1억2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내려졌다.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의 기자이자 IT 비즈니스 전문가인 프레드 보겔스타인은 ‘도그파이트’를 통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애플의 소송은 사실 다른 속내를 띠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애플이 궁극의 라이벌인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와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벌이는 모바일 플랫폼 전쟁은 1980년대 PC 전쟁과 1990년대 인터넷 브라우저에 이어 최대 비즈니스 혁명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전쟁은 비즈니스 역사상 최대의 금액이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부터 소비생활·일자리·콘텐츠 및 산업 패러다임까지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패권 다툼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데스크톱 시장에서 윈도와 오피스로 독점적 지위를 누렸듯이 이 전쟁 또한 승자 독식 구도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어느 쪽이 더 많은 기기를 판매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기기들로 접속하는 온라인 마켓, 커뮤니티, 클라우드의 지배권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과 구글은 원래 각각 훌륭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최상의 파트너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두 기업이 절친한 조력자에서 원수로 돌변하는 과정을 상세히 그려 낸다.

이어 모바일 패권을 둘러싸고 디지털 공룡들 간의 음모와 배신, 소송, 기술 혁신 경쟁 등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펼쳐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특히 이 책에는 그동안 보도되지 않은 구글과 애플의 일화들이 담겨 있어 읽는 내내 흥미를 유발한다. 이는 저자가 16년에 걸쳐 애플과 구글 최고위 중역을 비롯해 양사 컴퓨터 프로그래머·디자이너·마케터 등 실무자 수백 명을 인터뷰한 결과다. 양사 최고위 중역들의 은밀한 회의 테이블부터 온갖 고초를 겪으며 비밀리에 진행된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제작 현장에 이르기까지 생생하게 그렸다. 구글과 애플뿐만 아니라 MS·삼성·HTC 등 디지털 공룡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들도 흥미를 끈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


[Book] 삼성·애플 세기의 특허 소송전 내막
인류를 바꾼 50가지 발명품

마리 노엘 샤를 지음|윌컴퍼니|280쪽 | 1만5000원

퍼시 스텐서는 생활고 때문에 초등학교조차 나오지 못한 인물이다. 호구지책을 위해 기술자가 된 후 숙원이던 전자관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 냈다. 한참 연구에 몰두하던 스텐서는 주머니 속 막대 사탕이 녹아 버린 걸 발견했다. 다음날에도 간식으로 준비한 옥수수와 달걀이 터져버렸다. 극초고주파의 존재가 알려졌고 전자레인지가 발명됐다.

발명 중에는 우연히 얻어진 것들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아스피린도 그 부류에 속한다. 20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식물의 형태를 보면 그 식물이 어떤 효험이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다. 버드나무가 대표적이다. 가지가 유연해 잘 휘어지기 때문에 몸과 관절이 뻣뻣할 때 약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상당히 효과를 보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버드나무 달인 물을 마실 때마다 열이 내리고 몸이 개운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스피린의 핵심 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이 발견됐다.

뜻밖의 기쁨이나 우연한 발견을 뜻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단어가 있다. 페르시아 우화에서 시작됐는데, 지금의 스리랑카 지역에 있던 세렌디프 제국의 왕자들이 우연히 얻은 작은 실마리로 세상을 풀어갈 수 있는 지혜를 얻는 전통에서 시작된 말이다. 발명은 세렌디피티가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다.

우연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발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걸 풀어낼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프랑스의 한 고등학교에서 샤를 소리아라는 학생은 스스로 불이 붙는 성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화학 실험 시간에 유황과 염소산칼륨 가루를 섞어 절구에 넣고 절굿공이를 두드리면 큰 폭발음이 나는 걸 보여줘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소리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불티가 생길 때 유용한 도구가 된다고 생각했다. 2주의 무모한 도전이 실패로 끝났을 때 동료들은 미치광이라는 조롱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성공은 정말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염소산칼륨 용액에 담가 뒀던 성냥개비 몇 개를 벽에 문지르자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일어났다. 성냥이 개발된 것이다.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를 짓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소리아는 성냥을 개발했지만 돈을 벌지는 못했다. 특허권을 내지 않은 채 제조법을 묻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비법을 전수해 줬기 때문이다.

우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인데, 우연을 토대로 과학이 발전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2.0
[Book] 삼성·애플 세기의 특허 소송전 내막
동아시아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남북 관계 악순환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복합을 위한 공진(共進)’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대북 정책, 나아가 통일 외교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억제·관여·신뢰를 복합적으로 추진하는 한국의 신뢰 프로세스 2.0 ▷비핵안보와 경제를 동시 건설하는 북한의 병진로선 2.0 ▷주변국들의 동아시아 신질서 건축 구상 2.0을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책은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된 ‘신대북정책 제안’ 회의에서 제시된 정책 제안을 엮어냈다.

하영선 지음|동아시아연구원|174쪽|8000원



왜 로봇의 도덕인가
[Book] 삼성·애플 세기의 특허 소송전 내막
생각보다 로봇은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 로봇 팔·다리·안구 등 인간의 관절과 생체를 대체하는 로봇 기관 개발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관건은 역시 ‘두뇌’다.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미국과 일본 등 로봇 선진 국가의 주요 과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계의 논쟁은 뜨겁다. ‘로봇이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책은 로봇의 도덕에 관한 연구가 지금 왜 필요하고 관련된 기술적 사안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웰델 월러치·콜린 알렌 지음|메디치미디어|448쪽|2만1000원



내가 공부하는 이유
[Book] 삼성·애플 세기의 특허 소송전 내막
많은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어학 시험, 자격증 취득처럼 즉각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부만 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당장 써먹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를 즐기는, ‘삶의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하라고 조언한다. 똑같은 실패를 겪어도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과 공부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다. 책에 담긴 지혜와 지식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생각하는 법을 길러 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방황하지 않고 인생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걷는나무|220쪽|1만3000원
[Book] 삼성·애플 세기의 특허 소송전 내막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