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120만 달러 투자 유치하며 돌풍

[실리콘밸리 통신] ‘요(Yo)’ 두 글자로 소통하는 메신저 앱
아벨이라는 창업자가 만든 ‘요(YO)’ 애플리케이션(앱)은 올해 4월 1일 출시 후 현재 700만 명이 다운로드 한 인기 앱이다. 현재 무료 앱 랭킹에서 페이스북의 새로운 슬링샷과 바인·드롭박스를 제치고 150위권에 진입했고 무료 다운로드 순위 3위에 올랐다. 캐나다 앱 랭킹에서는 75위에 올랐고 얼마 전에는 윈도 버전까지 발표했다. 이 앱은 정말 단순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상대방을 선택한 후 ‘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전부다. 이 앱에서는 맥락에 따라 ‘요’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요’라는 단 두 글자를 받고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단순함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

재밌는 점은 요 앱을 만드는 데 고작 8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창업자 아벨은 원래 이스라엘 사람으로 스톡스라고 하는 주식거래 플랫폼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는데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앱을 만들고 있었다. 모블리라는 회사의 대표이자 초기 투자가인 호시 호게가 자기의 비서를 부르기 위한 간단한 앱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것이 요 앱이 만들어진 계기라고 한다.

서비스는 이런 식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출장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회사 사람들에게 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면 회사 사람들은 이 사람이 공항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맥락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요’라는 단순한 메시지만으로도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카피캣 등장…과잉투자 우려도
요 앱은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가 생기면, 예를 들어 비행기 착륙 시 델타 항공이 요라는 메시지를 보낸다든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한 뒤 커피가 준비되면 스타벅스에서 요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월드컵 기간에는 월드컵이라는 유저를 추가하면 골이 터질 때마다 요라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새로운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예를 들면 블로거가 글을 쓰면 팔로워에게 자동적으로 ‘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이다.

이 앱이 과연 스냅챗이나 다른 소셜 미디어의 대안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상황과 맥락을 통해 간단히 커뮤니케이션 해 나가는 방향성에 대해선 많은 공감이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카피캣까지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호도’라는 앱이 있다. 또 요 앱이 해킹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그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분명 요 앱은 나름대로 시장과 쓰임새가 있지만 이 간단한 앱이 100만 달러 이상 투자받은 것에 대해서는 많은 걱정도 동반된다. 실리콘밸리의 투자 과잉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거대 중국 자본이 실리콘밸리에 유입되면서 부동산 등은 물론이고 외부 자본에 의한 투자도 많이 활성화되면서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비교하면 현재 벤처 투자가 가장 정점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2012~2013년 사이에 결성된 벤처캐피털 펀드만 하더라도 총 2조 원 정도의 규모에 약 70개 펀드가 존재하며 정보기술(IT) 관련 300억 원 이하 펀드만 해도 케이큐브 벤처스·본엔젤스·디에스씨·캡스톤·쿨리지코너·엠브이피·보광·슈프리마·마젤란·유니창투·KTB·에스엘 등 16곳 이상이나 된다.

분명 이러한 돈들은 많은 창업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게 해 주겠지만 일시적인 붐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직한 객원기자·전 갈라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