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군방 군사 전문가 3인이 펴낸 북한 미사일의 군사 · 전략 · 정치학 분석
왜 사드가 한국에 들어왔을까
한반도에 사드를 끌어들인 북한 미사일
최현수, 최진환 이경해 지음, 경당, 408쪽 2만4000원


2016년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전격적으로 결정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는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고, 그 진통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미사일 전문가 이경행은 북한 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들에 대해 연구와 분석을 해왔다. 최진환 해군 준위에게는 북한 미사일의 발사 시점이나 궤적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1호 감시 대상’이었다. 또 군사 전문 저널리스트인 최현수 기자에게는 미사일 발사의 함의(含意)와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치는 군사 전략적·정치적 영향 분석 등 고(高)난이도의 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이들은 서로의 고민을 함께 풀어 가보자는 의도에서 각자 분야를 나누어 총체적인 미사일 해부작업에 매달렸고, 그 결과가 여기 한 권의 저작물로 탄생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역사는 꽤 길다. 단거리 스커드미사일과 노동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은 1998년 첫 다단계 로켓을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1호’를 발사했다. 대포동 1호의 발사는 한반도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세계를 긴장시켰다.

북한은 2017년 5월 14일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호를 발사해 또 한 번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였다. 화성-12호는 고각도(over-lofted)로 발사돼 2천111.5km까지 치솟았다. 1단 추진체만으로 4천500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추진력을 과시했다.

수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으로 축적된 단(段) 분리(staging) 기술을 적용하여 추진체를 2단 이상으로 확장하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한다면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지난 7월 4일 오전, 북한은 실제로 화성-14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고, 미 국방부 역시 이를 공식 인정함으로써 북한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미 본토를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체제를 완비한 모양새가 되었다.

북한 미사일을 이해하자는 데서 출발한 이 책 저자들의 문제의식은 세계 각국의 미사일 역사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후반부에 등장한 미사일은 현대 전쟁의 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사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여러 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1962년에는 쿠바 미사일 배치 시도로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의 문턱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미사일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1999년 걸프전이었다. 당시 ‘순항미사일의 대명사’로 명성을 떨친 토마호크 미사일의 첫 실전 투입은 이후 세계 각지에서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사일 강국인 북한의 위협에 일상적으로 노출돼있다. 특히 김정은(노동당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사일 개발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더 집요해진다.

이 책에는 다른 미사일 관련 서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 꽤 있다. 북한 미사일을 실제적으로 추적하고 시뮬레이션해 분석한 자료들은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저자들은 특히 북한 미사일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이 자료들이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최현수 :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국민일보에 입사하여 국제부·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거친 뒤, 2002년 국방부 출입 상주 첫 여기자로 국방 사안을 다루기 시작했다. 2009년 첫 여성 군사 전문기자로 다양한 현안에 대한 균형 있고 깊이 있는 기사를 써왔다.

최진환 : 서울디지털대학교를 졸업하고 경남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2006년~2007년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이지스함 제조사 록히드마틴에서 이지스 무기체계 연수를 받은 뒤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인수팀의 일원으로 탄도미사일 방어작전에 대한 교리와 교육 훈련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군 교육사령부 전투체계학교 이지스 전투체계 교육관(2012~2015년)과 해군 작전사령부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BMD) 교관(2015~2016년)을 거쳐 해군 작전사 율곡이이함 사격통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역 해군 준위.

이경행 :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대학교 무기체계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 조지메이슨대학교 C4I 센터에서 박사 연수과정을 수료했다. 핵·탄도미사일 전문가로 해군본부 북핵·미사일 테스크포스팀(TF) 수상무기 분석담당관(2012~2013년)을 역임했으며, 해군 2함대사령부 유도탄고속함(지덕칠함) 함장(2014년)으로 근무했다. 해군사관학교 무기체계공학과 교수(2015~2017년)로 후학을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