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207호 (2019년 01월 16일)

우주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스타트업

TREND 테크놀로지
플래닛랩·스파이어·액시엄스페이스·애스트로스케일…비즈니스 모델 선점 나서

[한경비즈니스=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정보기술(IT) 융·복합, 4차 산업혁명 등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 트렌드는 비즈니스 영역 파괴를 가속하는 원동력이다. 이런 트렌드를 타고 주류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스타트업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 중 일부는 기업 가치가 기존 대기업을 뛰어넘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 밖 우주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우주는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지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발굴하려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글로벌 경제계의 관심과 투자도 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이전의 우주개발 양상과 상당히 다르다. 과거에는 대부분이 미국과 소련 등 국가 정부 중심으로 인공위성 발사, 인간의 달 착륙 등 주요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활동이 경쟁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창의성·수익성·기업가 정신 등 우주개발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전략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창의적 기술과 전략으로 무장한 우주 스타트업 
테슬라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인 팰컨9 발사 등 집중적인 연구·개발(R&D)로 로켓 발사와 회수, 재활용 등 주요 기술을 확보해 상업용 위성 발사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 CEO가 세운 블루오리진도 지구 저궤도에서 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우주여행을 발표하는 등 우주 비즈니스의 주도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우주 비즈니스를 일부 부자들의 취미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베조스 CEO, 머스크 CEO,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 막대한 부를 가진 이들의 원대한 비전과 지속적인 투자가 오늘날 우주개발 붐의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주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과거 IT나 바이오산업과 마찬가지로 우주산업이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과학자들이 2010년 설립한 소형 인공위성 스타트업 플래닛랩은 150여 대의 소형 위성을 활용해 지구상 움직임을 촬영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파이어(Spire)라는 스타트업 역시 60여 대의 소형 위성으로 전 세계 선박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액시엄스페이스라는 스타트업은 민간 최초의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각종 실험과 여행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많은 대기업 역시 우주 비즈니스에 나서는 스타트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구글은 지도 서비스 구글맵스를 강화하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고화질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는 스타트업 스카이박스를 인수했다. 또한 구글과 페이스북 등 다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인터넷 인프라 구축 사업 역시 우주개발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구글은 인공위성 스타트업 O3b네트웍스와 함께 180여 개 이상의 저고도 인공위성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간이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우주는 여전히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우주개발은 향후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보다 훨씬 풍부한 자원을 발굴할 수 있고 다양한 관광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게다가 지구에서 하기 힘든 정보 데이터 획득과 실험도 수행할 수 있다.

우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치솟고 있다. 우주 소재의 영화와 게임 등 다수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모으는 한편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등 글로벌 환경 이슈가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우주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많은 기업들, 특히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트업들이 우주개발 선점에 나서고 있다.

우주개발의 주도권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추세도 스타트업의 도전을 촉발하고 있다. 냉전 시대의 우주개발은 첨단 기술을 선점해 체제 경쟁에서 우월하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굳히기 위한 자존심 싸움이었다. 하지만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린 후 정부 차원의 우주개발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기대 성과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만 축내는 투자라는 비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민·관 협력 중요
하지만 민간 중심의 우주개발이 각광 받으면서 각국 정부 역시 독자적 투자에서 벗어나 기업으로의 기술이전과 R&D 협력을 통한 성과 창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국가 연구 기관과 기업과의 교류 협력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 의회는 기업이 우주에서 수집한 자원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상업적 우주 발사 경쟁력 법안’을 통과시켰다.

과거 국가 주도의 우주개발에서는 비즈니스가 주요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우주개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스타트업은 우주 기술과 인프라는 물론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첨단 IT를 창의적으로 적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애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이라는 일본 스타트업은 우주 쓰레기 처리를 비즈니스 모델로 선보였다. 수명이 다해 폐기된 인공위성과 로켓으로부터 방출되는 우주 쓰레기가 해마다 급증하면서 인공위성 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애스트로스케일은 이런 문제점에 착안, 우주 쓰레기를 수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등 글로벌 창업 단지를 중심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주 비즈니스는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수준이다. 우주 비즈니스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우주를 학술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기회의 영역으로 재정의하는 움직임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와 달리 우주개발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고 기술 융·복합도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역시 우주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우주 비즈니스는 무한한 기회만큼 위험도 크다. 우주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확보는 물론 시장 수요 예측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미래 예측 역시 불투명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정부의 역할 또한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정부의 기술과 연구 정보는 이제 막 우주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기업에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자국의 우주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R&D, 상업화 협력, 인력 교류 등 다방면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개발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진국 수준의 우주 비즈니스 역량 확보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 역시 중·장기적 시각에서 우주 비즈니스를 미래 유망 산업으로 인식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특히 창의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등장과 성장은 한국의 우주 비즈니스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주 스타트업의 도전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민·관 차원의 유기적 협력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우주 기술을 공동 개발, 이전하고 미래 비즈니스 기회 탐색, 해외 기업과 기관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 등은 우주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한 필수 활동으로,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7호(2019.01.14 ~ 2019.01.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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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1-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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