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
SNS 적극 활용해 고객과의 접점 늘려…의류·패션 강세

[헤이그(네덜란드)=김민주 객원기자] 독일의 온라인 유통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호황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독일 온라인 유통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유럽 마켓 내에서도 독보적으로 노동시장이 살아나며 소비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매장을 찾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얼마든지 제품 검색과 가격 비교가 쉽다는 점이 알뜰하고 꼼꼼한 독일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송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판매 기업 쪽이 운송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제품을 사는 경험을 하게 한 것도 독일 온라인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소매상협회(HDE)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 온라인 유통시장은 지난 5년 동안 상승세를 유지했고 올해도 전년 대비 11%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협회는 2016년 매출을 약 463억 유로(57조8100억원)로 추정했다.

나아가 IFH 쾰른 무역연구기관은 2020년 독일 온라인 유통시장의 매출이 733억 유로(9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고, 이는 전체 소매시장의 15% 규모라고 말했다.

◆ ‘터키어 서비스’ 추가한 아마존독일

현재 독일 온라인 숍 업계 3대 기업은 아마존(Amazon)독일·오토(Otto)·잘란도(Zalando)다. 이 가운데 아마존독일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의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아마존독일의 매출액은 2위 기업인 오토보다 3.3배나 많았다.

IFH 쾰른 무역연구기관의 사빈 보시만 프로젝트 매니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독일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철저하게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모든 서비스의 초점이 언제나 고객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건은 고객 중심이며 자본 여력이 넉넉지 않은 소규모 유통 업체들도 아마존의 이런 성공 방식을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독일은 최근 서비스 언어에 터키어를 추가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독일 내에 거주하는 터키인을 비롯해 터키 현지에서 사이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파악하고 터키어로 웹사이트를 볼 수 있도록 수백만 건의 제품명과 설명을 터키어로 번역했다.

번역과 함께 고객들의 상담 전화나 e메일도 터키어로 가능하도록 직원을 꾸렸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때는 터키까지 무료로 배송하는 혜택도 주고 있다.

아마존독일 관계자는 “이런 서비스를 통해 터키어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미 아마존독일 사이트에는 독일어·영어·네덜란드어·폴란드어 등 다양한 언어가 제공되고 있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은 현재 의류·패션 온라인 숍, 할인 판매 전문 온라인 숍 등 다양한 제삼의 온라인 숍을 함께 운영해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는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 상위권 기업들은 대부분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여성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와 감성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SNS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친근하게 다가가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 독일 온라인 숍의 45%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개개인의 필요를 파악,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툴을 사용하고 있어 고객들의 쇼핑 만족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의류 및 패션’ 매출 높아

독일 온라인 시장 매출 1위 품목은 의류 및 패션이다. 독일전자상거래및통신판매협회(BEVH)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의류 매출은 31억 유로(3조8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늘었다.

또한 독일 소비자들은 전자제품, 가구 및 인테리어 제품, 신발, 가정용품 등도 온라인을 통해 많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3.1%나 매출이 늘어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면 독일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매하는 것에는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소비자들은 한 설문 조사에서 제품의 신선도에 대한 의구심이 많고 배달을 기다리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식품 구매를 꺼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음식 배달 분야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독일의 일상 소비재(FMCG) 사업도 온라인에서 점차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의 전자 상거래 업체들은 크리스마스 시즌 특수 준비와 함께 2017년 영업에 대비하느라 한창이다. 업체들은 올해 크리스마스 온라인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독일인들의 40%가 온라인을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인들은 쇼핑센터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물건을 고르는 대신 개인 공간에서 온라인을 이용해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의 선물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업체들은 2017년 트렌드로 모바일을 이용한 쇼핑객 급증에 주목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강화한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더욱 개인화된 이벤트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소비자 각자의 필요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마케팅 기법을 선보일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