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진의 남성 upgrade_30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전립선비대증의 위험성을 높인다. 알코올, 카페인 함유 음료, 흡연, 비만 등은 내인성 성호르몬을 변화시켜 전립선비대증의 진행과 연관될 수 있다.

그러면 음주와 커피가 전립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학회 논문을 근거로 알아보자. 첫 번째, 술을 많이 마시면 전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폭음 및 반복된 음주는 남성호르몬의 생산을 줄이고 대사를 증가시켜 혈중 남성호르몬의 농도를 감소시킨다. 반대로 남성호르몬의 지방조직에서의 대사산물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농도는 증가시킨다.

그동안 전립선비대증에 관한 연구를 통해 남성호르몬이 전립선 상피의 발달 및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남성호르몬의 결핍은 전립선 상피조직의 감소로 나타난다.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생산할 수 없거나 사춘기 이전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남성호르몬의 대사와 여성호르몬의 수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이 적어진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이탈리아 비뇨기과학회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전립선암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입원한 75세 이상의 266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알코올 섭취량과 전립선암 간에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었지만 전립선비대증은 알코올 섭취량이 높을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발생률이 낮았고, 알코올 종류에 따라 분류한 결과 포도주를 마시는 군이 맥주나 소주와 같은 화주를 마시는 군에 비해 전립선비대증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의 항산화 작용과 세포 증식을 감소시키는 효과에 의한 것으로 추론된다.

관상동맥 질환, 전립선비대증 2배 높여

더욱이 마른 남성은 술을 많이 마시면 전립선비대증의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진다. 반대로 비만 남성은 지방조직이 많으므로 술에 의한 전립선비대의 감소 효과가 미비하다. 왜냐하면 지방조직이 남성호르몬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환이 없는 거세된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아마도 옛날 내시는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배뇨 곤란은 없었을 것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약골은 남성호르몬 저하에 따른 성기능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을 지리는 일은 적어진다. 임상에서도 알코올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는 혈중 남성호르몬의 농도가 낮아 전립선비대증의 발생률이 현저히 낮다.

두 번째, 커피의 섭취와 전립선비대증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최근 한 연구기관이 882명을 대상으로 커피를 마시는 횟수와 전립선비대증의 발생률에 대해 연구했다. 전립선비대증과 커피 섭취는 비례 관계에 있어서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전립선비대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원인을 분석할 결과 커피의 지방 성분인 카페스톨(cafestol)이 혈중 내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나쁜 지질 농도를 높인다.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cholesterol)의 농도를 증가시킨다.

관상동맥 질환을 지닌 남성은 임상적인 전립선비대증에 걸릴 확률이 2배 높다. 커피에 들어 있는 지방인 카페스톨 등의 성분이 제거된 커피를 마시면 전립선비대증의 발병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술은 혈중 남성호르몬이 안드로겐 수치를 저하시키는 등의 호르몬 변화를 통해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을 낮추고 커피는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을 포함해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매일 여과되지 않은 커피를 넉 잔 이상 마시는 것은 좋지 않고 알코올 섭취는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을 낮추지만 남성 성기능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이해득실을 따져 한 잔 정도의 적포도주가 남성 건강에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메디컬 칼럼] 음주와 커피, 그리고 전립선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manclinic.com

1991년 연세대 졸업. 비뇨기과 전문의(전립선·남성의학). 미국·대한비뇨기과학회·남성과학회·전립선학회 정회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과장. 강남J비뇨기과 대표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