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장 1위…거침없는 성장세


한국에 네이버(NHN)가 있다면 중국에는 바이두(百度)가 있습니다. 각 국가에서 검색 1위 서비스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세계적으로는 미국 구글이 검색 1위입니다. 구글과 NHN에 이어 바이두가 최근 2011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두와 NHN 실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이두가 NHN을 추월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이 인구수에서 한국의 30배에 가까우니 바이두가 더 큰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굳이 인구를 비교할 필요 없이 인터넷 사용자 수를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 수는 4000만 명 남짓이고 중국은 4억 명이 넘습니다. 어림잡아 10배쯤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바이두가 NHN의 10배가 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얘기죠.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 받는 느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서비스에 관한 한 바이두는 한 수 아래였죠. 10년쯤 전에는 바이두 임직원들이 NHN 본사까지 와서 배우고 가곤 했습니다. 그때 NHN은 거리낌 없이 이것저것 설명해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게 ‘호랑이 새끼’였으니 만감이 교차하겠죠.
[광파리의 IT 이야기] NHN 추월한 중국 바이두
바이두가 발표한 2011년 매출은 23억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3.2% 늘어났습니다. 순이익은 10억5500만 달러, 88.3% 증가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매출은 2조6000억 원, 순이익은 1조1915억 원입니다. 지난해 NHN 실적은 매출 2조1213억 원, 18.8% 증가, 영업이익 6204억 원, 5.1% 증가입니다. 매출을 비교하면 바이두가 약 5000억 원 차로 NHN을 추월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이두의 거침없는 성장세입니다. 매출과 이익 증가율이 80%대라는 것은 한창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수년 내에 매출 10조 원,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두는 2005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현재 시가총액은 495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55조 원쯤 됩니다. NHN의 시가총액이 10조 원쯤 되니 시가총액은 이미 5배나 됩니다.

엄밀히 따지면 어느 기업이 더 큰 지 따지려면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니까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바이두가 오래전에 NHN을 앞섰는데 이제는 연간 매출에서도 추월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익률을 비교해도 바이두가 NHN보다 50%쯤 높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바이두가 100원어치를 팔아 45원쯤 남겼다면 NHN은 29원쯤 남겼습니다.

‘구글이 바이두를 인수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2010년 4월 1일 인터넷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떴습니다. 구글이 바이두를 인수한다면 신문 1면 톱입니다. 바이두는 중국 1위 검색 업체로, 중국의 자존심입니다. 중국 정부가 용인할 리 없습니다. 이 기사는 구글이 중국 해커들의 공격과 중국 정부의 검열에 항의해 중국에서 철수한 직후 나온 ‘만우절 기사’였습니다.

바이두는 중국 정부의 옹호를 받으며 급성장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외국 서비스를 차별해 자국 시장을 지키고 있죠. 한국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인터넷 실명제 등 각종 규제 정책이 국내 업체의 역차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NHN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알지만 ‘골목대장’인 것도 사실입니다. 바이두를 보며 다 같이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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