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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해 3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누적수출 판매 대수가 50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 회사의 해외 누적 판매량은 4830여 만 대를 기록했다. 1970년대 중반에 처음 자동차를 수출한 후 30여 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이 이미 진입 장벽을 높이 구축해 놓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산업 기반을 극복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기록 경신에는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세계 7대 자동차 생산국 중 전체 물량의 60% 이상을 자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 순위… 중국, 4년 연속 생산량 세계 1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중국·미국·일본·독일이 세계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나라들이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생산량 5위의 한국은 전체 생산의 31%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출 시장에서만 317만 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세계에서 자동차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나라는 중국으로, 2012년 한 해 동안 1927만 대를 생산했다. 일부 대도시의 자동차 등록 제한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6% 증가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중 22.8%를 차지했다. 중국이 4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해외 생산이다. 해외 생산량도 현지 국가의 생산량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한국이 아니라 중국 생산량에 포함된다. 또 최근 베이징자동차는 독일 다임러와의 중국 내 합작 생산 법인인 베이징벤츠자동차의 지분율을 51%로 늘렸다. 중국 자동차 합작 법인의 지분율에서 중국이 우위를 갖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자동차가 자체 기술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 차, 8년 연속 세계 5위 유지
세계 자동차 생산량 순위… 중국, 4년 연속 생산량 세계 1위
미국이 전년 대비 19.3% 증가한 1033만 대를 생산하며 2위에 올랐다. 경기 회복으로 소비자들의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폭스바겐과 기아차의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중 12.2%를 차지했다.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5년 만에 자동차 1000만 대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새해 들어 생산량이 3.2% 떨어져 예상 밖의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일종의 ‘숨 고르기’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 전망은 밝다. CNN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이 전기자동차 리프를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2015년까지 북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5%를 테네시 주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994만 대로 3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8.4%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 생산량의 11.7%를 기록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의 재해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친환경 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대표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가 자국 내 자동차 생산 대수를 기존 계획보다 10% 늘릴 계획이다. 수출·내수 모두 긍정적인 도요타의 3분기 영업 손익도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