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서울 역삼동 ‘카페네스카페’ 역삼예지점

‘커피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국내 커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특히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커피 전문점 시장으로, 현재 2조40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창업자들은 커피 전문점 창업에 앞서 수익성을 따져봐야 할 때다.

서울 역삼동 지하철 2호선 역삼역 6번 출구에서 학동역 방향으로 5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커피 전문점 ‘카페네스카페’. 이곳을 운영하는 김은희(38) 사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흑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11년 1월 지금의 커피 전문점을 오픈했다. “카페네스카페를 선택한 이유는 137년의 전통을 지닌 ‘네슬레’가 만든 브랜드여서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가 높아 우선 믿음이 갔고 심플하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점포의 크기는 175㎡(약 53평)로, 실내에 80석이 있고 바깥 테라스에 4~6명까지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마련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포함해 총 4억3000만 원 정도 들었다.

주변에 대규모의 유명 커피 전문점 두 개가 포진해 있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테헤란로와 역삼역이 가까운 대로변 점포여서 손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현실은 기대 이하였다. 간간이 손님이 들어왔지만 좋은 입지와 점포 임대료를 감안하면 손해였다.

수개월간 부진에 고심하던 김 사장은 샌드위치를 생각했다. 점포 입지가 비즈니스 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보니 주 고객층은 주로 사무직 직장인들이었다. 이들을 상대로 샌드위치를 커피와 묶어 세트 메뉴로 판매하면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 상승 효과도 있을 것 같았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나 판매하는 흔한 샌드위치가 아니라 색다른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본사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식 샌드위치 치아바타를 개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출이 50% 늘어난 것이다.
[창업] 샌드위치로 차별화…고객 선택 폭 넓혀
시간대별 세트 메뉴 인기…월매출 3500만 원

샌드위치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치아바타 외에도 샌드위치 빵과 치즈를 종류별로 구비해 소비자들이 고를 수 있게 했다. 또한 주문 즉시 다른 간식빵 메뉴도 따뜻하게 데워 내놓는 방식을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인기 메뉴는 커피와 치아바타 샌드위치 세트 메뉴(레귤러 사이즈 6000원, 라지 사이즈 8500원)다.

부드러운 치아바타와 닭가슴살·야채·올리브유 등으로 만들어져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여성 직장인들이 점심 메뉴로 많이 찾는다. 매일 아침 신선한 야채를 구입해 주문 후 즉석에서 만들어 주기 때문에 호응이 높다. 베이커리 메뉴도 다양하게 갖췄다. 30~40대 고객이 좋아하는 단팥빵부터 20대가 좋아하는 허니 토스트 등 종류도 일반 커피 전문점의 구색 맞추기 수준을 훨씬 넘는다.

직장인들의 일과와 소비 패턴을 고려해 시간대별로 즐겨 찾는 세트 메뉴를 구성해 판매하는 것도 큰 경쟁력이다. 매일 아침 7시부터 낮 12시까지만 판매하는 ‘실속 모닝 세트’ 메뉴, 균일가 5500원으로 오전 11시까지만 판매하는 ‘브런치 세트’ 메뉴, 점심시간대에 판매하는 ‘런치 세트’ 메뉴가 대표적이다.

김 사장은 단골손님의 편의도 높였다. 일반 점포들이 쿠폰을 발행해 손님에게 주고 재방문할 때마다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는 반면 김 사장은 쿠폰을 발행해 보관하고 있다가 자주 오는 손님의 얼굴을 기억해 손님이 재방문할 때마다 직접 쿠폰에 도장을 찍어 관리한다. 손님은 쿠폰을 챙겨올 필요 없이 김 사장이 직접 관리해 주기 때문에 매우 편하다.

김 사장은 현재 월평균 3500만 원의 매출에 900만 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김 사장은 “주변에 커피 전문점은 있지만 샌드위치 전문점이 없는 점에 착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