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 브랜드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브랜드 네이밍. 기업의 컬러를 나타내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바로 네이미스트다. 네이미스트는 기업명이나 상표, 도메인, 인명 등 전문적인 이름을 짓는다. 제품의 특성과 수용층을 파악해 어울릴 만한 이름을 고민하고 만들어낸다.



[히든꿀잡] "브랜드의 첫인상을 만드는 직업" 주희돈 네이미스트

△국내 브랜드 네이밍 전문 기업 ‘브랜드 메이저’ 내부.

브랜드메이저

1984년 설립된 브랜드 전문 기업 브랜드 메이저는 삼성물산의 아파트브랜드 래미안과 GS 건설의 자이, KTX, KT Olleh, CJ tvN, 쿠쿠 등 지금까지 1000개가 넘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주희돈 브랜드메이저 네이미스트

[히든꿀잡] "브랜드의 첫인상을 만드는 직업" 주희돈 네이미스트


[PROFILE]

주희돈 (31)

브랜드메이저 네이미스트

입사일 2020년 2월

전공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주전공, 경영 복수전공

경력 게임회사 1년 근무



네이미스트 직업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네이미스트 역사는 20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강조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현재 시장은 상품의 성능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파워가 무엇보다 중요해져가고 있는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브랜드 네이밍은 더더욱 중요한 분야가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네임은 기업의 비전을 나타내고 때에 따라 좋지 않은 이름은 기업의 성장을 막기도 한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더욱 유망한 직업군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네이미스트 하루 업무는 어떻게 되나

“보통 여러 건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업무 내용은 굉장히 유동적이다. 클라이언트의 산업 분야를 분석하는 일, 내부 인터뷰를 통해 네이밍에 담을 의미를 추출하는 일, 그러한 의미들을 담을 최고의 네임을 발상하는 회의 그리고 만들어진 네임들의 상표권을 검색하는 일 등의 주요 업무가 그때그때 우선순위에 따라 진행된다.”


근무여건은 어떤가

“근무 여건은 굉장히 쾌적한 편이다. 일단 사무실의 분위기가 밝고 가볍다. 아무래도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업무 시간도 유연하기 때문에 본인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 외에도 지금 바라본 사무실의 벽면 색깔이 노란색인데 참 화사하다고 느낀다.”


네이미스트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이자 단점인 것이 창의적인 직업이라는 것이다. 내 아이디어와 생각을 구체화하고 바로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성취감이 있다. 무엇보다 내가 지은 이름이 출퇴근길에 여기저기 걸린다는 점이 좋다. 단점은 창작의 고통이 크다는 것이다. 이게 좋은 아이디어인지 치열하게 자기 검열을 거쳐야 한다. 또 나 스스로는 좋다고 생각한 아이디어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잘 풀리면 한없이 신나고 막히면 끝도 없이 답답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미스트가 되기 위한 필수요건은 무엇인가.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본인이 했던 활동은

“창의적인 활동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고등학교 때는 광고 카피라이터를 꿈꿔서 매일같이 짧은 글을 지었다. 대학교 와서는 PD를 꿈꿔 학생 영화를 만들었고 최근까지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버릇처럼 늘 콘텐츠를 기획하고 또 기획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자기 생각을 어떠한 식으로든 구체화하고 압축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이 이 직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 같다. 항상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훈련을 해야 한다.”


브랜드 컨설턴트와 네이미스트, 두 직업은 어떻게 다른가

“한 분의 교수님이 계신다고 가정하면, 열심히 연구를 하시는 것이 브랜드 컨설턴트 활동에 가깝다. 브랜드가 처한 상황과 환경을 연구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다. 반면,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활동은 네이미스트 영역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구를 통해 알게 된 매우 복잡한 정보나 의미들을 알기 쉽게 최대한 압축해서 표현해야 한다. 잘 안다고 해서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짧은 단어로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브랜드 전문가가 네이미스트다.”


기획을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최대한 넓은 범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늘 궁금해하고 뭐든 거침없이 시도해 봐야 한다. 특히 문화 활동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무언가 창작하는 활동, 예를 들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영상을 만드는 등의 일들은 반드시 관심을 둬야 한다. 무엇이든 활동하고 난 뒤에는 그 일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도 좋다. 자기 전에 하루를 되새겨보면서 오늘 하루의 의미와 이름을 붙여보는 것도 도움 될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본인이 즐기는 활동은

“네이밍 하는 단계에 들어가면 오히려 다른 활동은 모두 멈추고 관련 단어들만 보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양한 배경지식이나 자극들은 네이밍 단계 전에 충분히 해두고, 네이밍 하는 단계에선 이미 익숙한 단어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생각하다 보면 그 단어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야말로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상이 떠오른다고 생각한다. 내 스타일은 이렇게 집중하는 스타일이 맞는 것 같다. 영감을 얻겠다고 이것저것 다른 활동을 즐기면 시간만 흘려버리게 된다.”



[히든꿀잡] "브랜드의 첫인상을 만드는 직업" 주희돈 네이미스트

브랜드 메이저 사무실 내 책장 일부. 주희돈 네이미스트는 창작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관심을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일을 하면서 보람될 때는

“일한 것에 대해서 인정을 받을 때다. 오롯이 내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기 때문에 누군가 공감해 주고 좋게 평가해 준다면 가장 뿌듯하다. 또 길을 걷다가 작업한 브랜드의 이름을 마주하게 되면 저거 우리 회사에서 한거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다.(웃음)”


직업에 대한 업계와 주변 일반인들의 평판은 어떤가. 네이미스트 수명은 보통 어떻게 되나

“재밌고 신기한 직업이라고들 느끼는 것 같다. 직업에 대해 소개를 하면 주변에선‘재밌겠다!’는 반응이다. 창의적인 직업이라 수명이 짧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사람에게 나이가 있듯이 브랜드에도 나이가 있다. 중후한 브랜드에는 중후한 네임이 어울린다. 그런 네임은 업계에서 오래도록 노하우를 쌓고 본인도 중후한 사람이 더 잘 만들어낼 수 있다. 60대 네이미스트에게는 그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 결국 내가 머리 써서 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싶을 때, 그때까지가 네이미스트의 수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봉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복지혜택은

“광고업계 기준으로 봤을 때 적은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실력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네이미스트는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직업군이라고 생각한다. 복지는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워라밸이 보장된다. 워라밸이 무너지면 브랜드 네임의 질도 떨어지기에 사실상 잘 사는 것까지 업무라고 볼 수 있겠다.”


네이미스트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아침에 알람으로 울리는 핸드폰의 이름, 걸치고 나가는 의류 브랜드의 이름, 출근길에 들른 편의점의 이름 등 온종일 제가 지은 이름들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고 싶다. 지금처럼 내가 직접 ‘저거 우리가 지은 이름이야’라고 호들갑 떨 필요 없이 다른 사람들이 ‘주희돈 네이미스트가 지은 거겠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를 내 아이디어로 채우고 싶다.”


[네이미스트]


주요업무

브랜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새로운 직종이다. 기업명, 상표, 도메인 등을 전문적으로 이름 짓는 업무를 한다. 제품의 특성과 수용층을 분석하고 어울릴 만한 이름을 만든다. 또한 이름의 등록 여부가 중복되지는 않는지 검토한 후 최종 이름을 결정한다.


근무조건

대부분의 기업에서 워라밸을 보장한다.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으면 네이밍의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업계 분위기 때문이다. ‘나인투식스(9 to 6)’ 혹은 10시 출근 6시 30분 퇴근이다.


연봉 및 복지혜택

평균 연봉은 약 3800만원. 많게는 약 4600만원이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워라밸이 보장되는 직업군이다.


필수요건

네이미스트가 되기 위한 국가공인자격증 등은 따로 있지 않다. 학력 제한은 없지만,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의 국문학이나 문예창작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업무 수행에 유리할 수 있다. 브랜드메이저는 사고의 유연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실행력, 인문학적 사고와 논리적인 사고, 원활한 소통능력 등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마케팅적 소양은 필수요건이 아니다.


장·단점

본인이 지은 이름의 제품을 광고 등으로 보면서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하나의 브랜드 이름을 짓기 위해 수백 가지의 이름을 생각하고 창작해야 하므로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다는 점이다.


비전

브랜드 네이밍은 광고나 마케팅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본인의 전문성으로 커리어를 쌓아간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오래 일할 수 있다. 공채나 특채를 통해 광고대행업체에 채용될 수도 있고, 프리랜서 네이미스트로도 활동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미스트의 향후 10년간 고용은 연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 직업군 고용률이 평균 1%대에 못 미치는 것에 비해 네이미스트는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직업(업계)현황

크게 브랜딩회사는 3개 부문으로 이뤄져있다. △고객에게 전달하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만들고 기업의 브랜드 관리를 위한 브랜드 체계를 구성하는 전략부문 △그 메시지를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네이밍 부문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디자인부문으로 나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유연하게 통합되거나 분리돼 각각의 업무를 수행한다. 브랜드메이저는 올해 신입 1명과 경력 1명을 채용했으며 하반기 채용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소수 인원의 개인적 역량과 조직의 시스템이 융합돼야 하는 브랜드회사의 특성에 따라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다.


min503@hankyung.com

[사진제공=브랜드 메이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