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폐지 이후 7년만에 부활한 대학가요제
-전국 각 대학의 300여개 팀 참가
-명지전문대·동아방송대 연합 팀인 밴드 ‘펄션’ 대상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이정미 대학생 기자] 대학가요제는 7080세대에게 젊은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금의 10대나 20대들에게는 생소하다. 그도 그럴 것이 ‘K팝스타’, ‘프로듀스 101’과 같은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2013년 잠정중단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대학가요제가 7년 만에 새 출발을 알렸다. 긴 시간 멈춰 있었음에도 전국 각 대학에서 300여개 팀이 참가했다. 치열했던 예선을 거쳐 15팀이 10월 5일,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된 2019 대학가요제 본선 무대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8000여 명 관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탄생한 대상, 밴드 ‘펄션’을 만났다.
△ 밴드 ‘펄션’. 왼쪽부터 김범수(베이스), 박마성(보컬/기타), 최 홍(리더/기타), 심재광(드럼) (사진 제공=나승열)
‘펄션’이 어떤 팀인지 소개해달라
최홍 ‘펄션(Pursean)’은 동갑내기들로 이루어진 밴드다. 20대의 솔직하고 풋풋한 음악을 추구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 펄션이라는 이름은 레드오션(경쟁시장)과 블루오션(미개척시장)의 장점만을 가진 새로운 시장을 뜻하는 용어인 퍼플오션에서 따왔다. 넓은 음악 스펙트럼과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나
최홍 20살 때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밴드가 잘 되지 않으면서 음악에 흥미를 잃고, 다른 진로를 찾아서 관련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마성이로부터 연락이 왔고, 2주정도 연습한 후 홍대에서 버스킹을 했다. 공연을 하면서 1년만에 느껴본 사람들의 관심이 너무 즐겁게 느껴졌다. 바로 하고 있던 공부를 중단하고 일주일에 5일은 마성이와 함께 버스킹을 했다. 이후 밴드를 제대로 하자 마음먹고 학교 동기인 재광이와 후배인 범수를 영입해 밴드를 결성했다.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했나
최홍 주로 길거리 버스킹이나 홍대 클럽, 이태원 공연장의 행사에서 공연을 했다. 행사는 직접 발로 뛰어 잡기도 하고 버스킹이 끝난 후에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결성된 지 이제 7개월이라 활동기간이 길지는 않다. 지금까지 대회는 ‘2019 라이징스타를 찾아라’와 ‘2019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는데, 운좋게도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계기가 있다면
박마성 저희를 더 알리고 사람들이 노래를 더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공연이나 대회 정보를 찾던 중 대학가요제 소식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멤버들과 다 같이 연습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펄션 인터뷰 사진. 왼쪽부터 최홍(리더/기타), 박마성(보컬/기타), 심재광(드럼), 김범수(베이스) (사진 제공 = 이정미 대학생 기자)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곡 ‘너만이’는 어떤 곡인가
박마성 어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 사람만이 내게 줄 수 있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 ‘너만이’는 그러한 느낌과 감정에 대해 풀어서 썼던 노래다. 이 노래를 경연곡으로 선택한 이유는 펄션의 이미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른 느낌의 자작곡들도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학가요제 무대는 어땠나
심재광 평소때와 똑같았다. 그 전에도 공연을 많이 해본 상태라 크게 긴장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큰 무대이고 방송에 나오다 보니까 조금 조심스러웠고 더 열심히 하려 했다.
박마성 대회이기 때문에 기회가 한 번이라는 것에 계속 강박이 생겼다. 또 리허설 때, 다른 팀 무대를 보고 저 팀은 너무 잘한다,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스로 경연이 아닌 공연을 하자 되뇌며 긴장을 풀었다.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멤버들과 그냥 평소처럼 하면 될 거라 이야기하면서 올라갔다. 오히려 공연할 때는 떨리지 않았다.
대상 수상을 예상했었나
최홍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웃음)
박마성 사실 3등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했다. 우리처럼 색깔을 가진 팀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유리할 거라 생각했다. 3위부터 마음 졸이다가 금상 때도 호명되지 않아 멤버들에게 고생했다, 열심히 했으니 괜찮다며 위로하고 있었는데 대상으로 호명되어 너무 놀랐고 당황스러웠다.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말하면서 추운 날씨에 손가락이 터져가며 길거리 무대를 했던 생각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밴드 '펄션'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최홍 ‘전략’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자고 멤버들에게 제안을 했다. 22살인 지금부터 29살때까지의 계획을 서로 발표를 한적이 있는데, 각자의 목표를 알아야 공동의 목표를 정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맞춰 전략을 짜고 움직일 수 있으니까. 합주만큼 회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모두 동갑내기다 보니 다툼이 있을 때도 있지만 서로 암묵적으로 배려하는 문화가 잘 잡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최홍 한국에서 밴드를 하는 것이 힘들고 주변에서도 걱정을 하지만 대학가요제로 보여드렸고, 끝까지 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목표이다.
박마성 우리나라에 없는 새로운 이미지와 느낌의 밴드로 다가가고 싶다. 관객들이 ‘어 새롭네?’라는 생각이 드는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재광 음악이 뻔하지 않은 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범수 나중에라도 여유 있고 편하게, 벽 없이 깨끗하게 음악하는 게 꿈이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