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3인이 털어놓는 리얼 속마음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심규리 대학생 기자]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캠퍼스 내에서 외국인을 마주치는 건 흔한 일이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수가 4년 연속 10% 이상 증가해 2019년 기준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16만165명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유학생은 44.4%(7만1067명)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류의 커다란 물줄기를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 그들의 꿈은 어떻게 실현되고 있을까. 서강대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 세 명을 만나 그들의 한국 대학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중국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중국인 유학생이 밝힌 오해와 편견

△왼쪽부터 증니1, 증니2, 도가의. (사진=심규리 대학생기자)



유학생 프로필

증니1: 커뮤니케이션학부 3학년. 한국 체류 3년 반.

도가의: 지식융합미디어학부 1학년 신입생. 한국 체류 2년.

증니2: 동명의 증니. 커뮤니케이션 3학년 편입생. 한국 체류 1년.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증니1 : 중국에서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자주 봤다.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관심이 생겨서 유학까지 오게 됐다.


도가의 : 비슷하다.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아 유학을 결심했다. 특히 드라마나 아이돌 음악을 좋아한다.


증니2 : 중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다 보니 직접 느껴보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다.


좋아하는 한국 문화가 있다면

증니1 : 케이팝과 한국 예능 프로그램. 특히 JTBC의 예능을 좋아한다. 신서유기의 편집 방식이 독특하고 재밌다.


도가의 : 중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문화는 역시 드라마다. 로맨스와 결합된 사극 드라마를 즐겨 본다. 비슷한 역사적 제도나 한자 문화권이라는 점 등 사극을 통해 한국과 중국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배우 김수현의 팬이다(웃음).


증니2 : 한국의 드라마를 좋아한다. 중국과는 많이 다른데 실제로 드라마 촬영과 제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이 정말 궁금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증니1 :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한국에 온 후에는 한국어 어학당에서 반년 정도 더 배웠다.


도가의 : 대전에서 어학당을 다녔다. 그전에 한국어를 공부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열심히 했다. 어학당에서 한국 전통문화 체험수업을 들었고 안동 민속촌, 전주 민속촌에 가서 직접 한국 문화를 느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증니2 : 한국에 오기 전에는 중국으로 유학 온 한국 유학생들과 대화하며 한국어를 배웠다. 한국에 와서는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국어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한국 유학생활 중 가장 좋았던 점은

증니1 : 한국은 교통시설이 정말 잘 돼 있는 나라다. 지하철로 어디든 갈 수 있어 정말 편리하다. 중국 광동성이 고향인데, 내가 살던 곳은 작년에 지하철이 개통됐다.


도가의 : 한국 아이돌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특히 서울에서는 아이돌 콘서트가 자주 열려 중국에선 웬만해선 보기 힘든 그들을 맘만 먹으면 볼 수 있어서 좋다. 뿐만 아니라 학교 축제나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통해 무료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신촌이나 홍대에서 열리는 버스킹을 아주 좋아한다.


증니2 : 한국인의 정에 감동받았다. 아르바이트 도중 몸이 아팠을 때 사장님이 진심으로 걱정해 주시며 약을 챙겨 주셨다. 민간요법으로 치료해 주셔서 나은 것 같기도 하다(웃음).


한국 유학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증니1 : 아무래도 유학생이다 보니 언어 문제로 많이 힘들었다. 말이 잘 안 통하니까 한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교류할 때 한계가 있다. 한국 친구들과는 대부분 카카오톡 메신저로 대화를 이어 나가는데 어느 순간 대화가 끊겨서 친분을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다. 중국 문화에 관심 없는 한국 학생들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도가의 : 의사소통이 어렵긴 하다. 한국 친구들과 말할 때 잘못 알아들어 소통이 안됐던 적이 많다. 잘 모르는 외래어나 유행어가 나오면 머쓱해지고 사전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단어가 있을 땐 당황스럽다. 가장 불편한건 몸이 아플 때다. 증상을 말하기도 어렵고 약상자에 첨부된 설명서를 이해하기도 힘들다. 병원에 가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어려운 단어가 많다.


증니2 : 다른 것보다 조별 과제를 할 때 힘들다고 느낀다. 특히 카카오톡 회의를 할 때는 대화 속도를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다. 하고 싶은 말을 어렵게 전송하면 이미 다른 주제로 넘어간 경우가 많다.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억울했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역할 분담 또한 한정된 편이다. 발표는 대부분 한국 학생들이 하고 중국 학생들은 자료 조사나 PPT 제작에 참여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하는가

증니1 : 우선 중국인 친구들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본다. 조별 과제 시에는 한국 학생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자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집주인 아주머니께 연락을 하여 도움을 요청할 때도 있다.


도가의 : 인터넷에 먼저 검색을 해 보고 그래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한국인 친구에게 물어본다. 서강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데, 한국인 멘토에게 연락을 해서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준다.


증니2 : 대부분 혼자 해결하는 편이다.


한국에 와서 느꼈던 문화적 충격이라면 무엇이 있나

증니1 : 엠티(MT) 문화를 처음 접했을 때. 한국 대학생들은 정말 드라마처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체로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또 한국 학생들은 유독 게임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도가의 : 대학에 분반이 없다는 게 생소했다. 중국 대학은 고등학교처럼 분반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다. 그래서 여기선 더욱 친구를 사귀기 힘든 것 같다. 또한 식당에서 대부분 찬물을 준다는 점도 신기했다. 중국 사람들은 따뜻한 물을 주로 마신다.


증니2 : 한국 학생들의 학구열에 놀랐다. 특히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안에서도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한국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물가가 비싸다는 것에도 놀랐다. 과일이나 채소류가 중국에 비해 너무 비싸다.


한국 학생들과의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도가의 : 얼마 전 서강대 유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학생들과 강원도로 엠티를 다녀왔다. 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게임도 하고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짧지만 같이 생활하다 보니 서로 친해졌고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도 좀 생겼다.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증니2 : 대전에서 어학당에 다닐 때 한국 친구들과 등산을 갔던 기억이 난다. 힘든 등산 과정에서 서로 이끌어주고 깊은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다졌다.


졸업 후 꿈은 무엇인가

증니1 : 중국의 광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


도가의 : 중국으로 돌아가서 예능 프로그램 PD가 되고 싶다. 런닝맨 같이 야외에서 촬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보고 싶다.


증니2 :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홍보 회사나 광고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한국의 직장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 중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증니1 : 중국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면 좋겠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불성실하고 공부를 잘 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중국인 학생들이 놀기만 하는 건 아니다. 또 하나, 학교나 국가 차원에서 중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은 한국 학생과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은 중국 학생을 매칭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도가의 : 한국 친구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 수업 때만 만나는 친구 말고 깊이 대화하고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생기면 좋겠다.


증니2 : 같은 생각이다.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 밥도 같이 먹고 학교 밖에서도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jinho2323@hankyung.com


“중국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중국인 유학생이 밝힌 오해와 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