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한종욱 인턴기자] 와디즈 플랫폼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자주 한다는 A씨는 최근 플랫폼을 이용하기 두렵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와디즈 플랫폼을 통해 자주 리워드 펀딩을 했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중에서 없는 물건을 구할 수도 있고 투자 비용에 비해 효율적인 펀딩이 많아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나는 몇몇 문제들로 신중하게 펀딩하려고 해요.

와디즈 플랫폼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받은 몇몇 업체들이 중국산 제품 유통, 불량 제품 유통 등의 문제를 일으키자 소비자들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이 부족한 이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목표 금액, 모금 기간을 정해 다수에게 투자 받는 방식이다.


와디즈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사이트 중 가장 많은 투자 금액을 유치했다. 와디즈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펀딩 금액이 1400억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약 140% 성장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2800억원의 크라우드 펀딩 금액이 누적됐다.


와디즈서 개당 2500원에 나온 칫솔, 중국서 300원에 팔렸다···업체 검증 도마 위에 오른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중 리워드형에 해당되는 프로젝트는 초창기 소비자들로부터 ‘기성품과 다른 실용적인 제품을 구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에 투자하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등의 이유로 각광받았다.


이 같은 호평에 따라 크라우드 펀딩의 프로젝트 오픈 건수도 불과 몇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와디즈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1만4000건의 프로젝트가 개설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약 8천건의 프로젝트가 2019년에 진행됐다. 1인 창작자부터 중소기업 등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성장의 이유로 평가된다.


소비자가 펀딩 후원하면 100% 성공한다?···“중국산 제품 유통 등 부작용도 있어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 가파르게 성장하는데서 나온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가 증가하는 만큼, 제품과 회사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2019년 11월 와디즈는 검증받지 않은 제품을 펀딩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한 A사의 ‘다모칫솔’이 바로 그 사례다.

와디즈서 개당 2500원에 나온 칫솔, 중국서 300원에 팔렸다···업체 검증 도마 위에 오른 '와디즈'

당 상품은 5000여명의 투자자들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 업체가 혁신 기술을 적용해 만든 극세사 칫솔이라는 홍보에 따른 반향이었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됐던 다모칫솔.(사진 출처=와디즈)


하지만 1개당 2500원이었던 이 제품은 중국 사이트 알리바바에서 8배나 저렴한 3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중국산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 상표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 제품이 유통된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와디즈는 해당 제품의 펀딩을 취소했다.

이에 와디즈 관계자는 당시 해명보도에서 “세계시장에서 유통망이 빠르게 형성되고 OEM방식 제조도 많다”며 “같은 상품이 해외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판매되는지 여부를 하나씩 검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와디즈는 “다모 칫솔 자체는 해당 업체가 다모칫솔의 원제품을 개선 및 가공한 것은 맞지만 원제품이 사전에 중국 쪽에서 물량이 풀렸던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펀딩금을 해당 업체에 전달하지 않은 상태라 펀딩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이동식 애완견 장례서비스를 만드는 B업체도 논란이 다. 한 방송에서 해당 업체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사건이 커졌다. 2월 27유튜브 채널 '사망여우TV' 업로드 된 영상에서는 “B업체를 이용한 고객 중 한명에게 제보가 왔다”며 “애견의 장례를 위해 해당 업체에 맡겼는데, 유골함에 먼지와 알 수 없는 검은 조각들이 있다”고 밝혔다. 유튜버 사망여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와디즈를 통해 ‘방문형 장례서비스’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와디즈서 개당 2500원에 나온 칫솔, 중국서 300원에 팔렸다···업체 검증 도마 위에 오른 '와디즈'

△와디즈 플랫폼에 올라온 B업체 대표의 소명내용.(사진 출처=와디즈)

이에 와디즈 측은 “해당업체의 서비스가 불법이라기보다는 명확한 규제 법안이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해당 업체의 대표 또한 이 같은 영상에 대해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와디즈서 개당 2500원에 나온 칫솔, 중국서 300원에 팔렸다···업체 검증 도마 위에 오른 '와디즈'

△사망여우TV 유튜브 채널.(사진 출처=유튜브)



유튜버 사망여우는 "와디즈에서 펀딩 참여 업체를 제대로 심사할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펀딩금이 모이면 와디즈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펀딩 참여 업체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문제가 생길 시 와디즈 측에서는 중개 플랫폼이라고 방어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은 투자 및 후원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우드 펀딩은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과 무관하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없는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목표금액과 모금 기간을 정해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크라우드 펀딩’은 벤처기업의 자본조달 방법 중 하나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리워드형)은 투자 및 후원의 개념이기 때문에 배송 상 오류 및 제품에 결함이 있어도 소비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다.

와디즈, “펀딩금 반환정책으로 문제 개선한다”···소비자, “조금 더 지켜봐야

이에 대해 와디즈는 “와디즈에는 PD(프로젝트 디렉터)직군이 심사를 맡고 있다”며 모든 프로젝트를 PD가 심사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또 PD들은 대부분 프로젝트를 구해 오는 직군이며 약 60%이상의 프로젝트는 와디즈 플랫폼에서 메이커(업체)가 직접 셀프 오픈하는 방식이다”고 덧붙였다. 와디즈에 따르면 메이커가 직접 프로젝트를 개설을 요청해야만 내부에서 심사 단계를 거쳐 오픈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편 와디즈는 1월 17일 강도 높은 '펀딩금 반환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와디즈의 펀딩금 반환정책은 '펀딩금 반환'에 해당되는 제품 및 서비스의 경우, 서포터는 홈페이지 내 공지된 ‘펀딩금 반환 신청 문의’를 통해 직접 반환 신청을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서포터가 펀딩금 반환을 업체에게 직접 요청했으나 앞으로는 모든 펀딩금 반환요청 접수는 와디즈를 통해 진행된다. 펀딩금 반환이 확정되면 카드 결제 취소 방식으로 펀딩 금액을 돌려받는다.


와디즈서 개당 2500원에 나온 칫솔, 중국서 300원에 팔렸다···업체 검증 도마 위에 오른 '와디즈'

△와디즈는 문제 해결을 위해 1월 17일부터 '펀딩금 반환정책'을 시행했다.(사진 출처=와디즈)



이 같은 조치에도 소비자들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와디즈의 펀딩금 반환정책 약관에 따르면 ‘표시·광고의 내용이 실제 제품의 내용과 현저하게 다른 경우’, ‘제품의 기능상 오작동이 발생한 경우’ 등에는 제품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에 환불 신청을 할 수 있다. 상황은 조금 개선됐지만 여전히 법적인 테두리 밖에 있는 부분도 있다. 펀딩금을 반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은데다 실제 제품의 내용과 현저하게 다른 경우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jwk1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