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이시윤 대학생 기자] 과거 ‘도둑고양이’라고 불리며 차가운 시선을 받았던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의 우호적인 시선에 응답하듯 길고양이와 사람 간의 교감 장소는 점점 넓어져, 캠퍼스의 마스코트 길고양이가 생기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캠퍼스 고양이는 길고양이와 비교해 보았을 때 공통점과 차이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캠퍼스 고양이는 여타 길고양이와는 달리 인지도가 높아 관심의 대상이 되어 여러 사람으로부터 관리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으며, 대학 내에 상주하기 때문에 주민과 마찰이 없다. 이와 같이 고양이를 아껴주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캠퍼스 고양이는 보통의 길고양이보다 비교적 유리한 상황이다.
△ 캠퍼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캠퍼스 고양이. (사진=이시윤 대학생 기자)
‘고양이 혐오’에서 캠퍼스 냥이를 지키려는 움직임
하지만 캠퍼스 고양이를 향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길고양이의 특성상 영역 다툼으로 인한 부상 및 질병 등 집고양이에 비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정기적인 사료 배급, 쉼터, 중성화와 같은 지속적인 관리를 받기가 어렵다. 또한 2019년 봄, 국민대 고양이 ‘유자’의 급작스러운 사망의 유력한 이유가 폭행이라는 부검 결과가 제시되면서 캠퍼스 내 고양이 혐오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 같은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행동하여 캠퍼스 고양이를 돌보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단체의 형태로도 개인의 모습으로도 나타났다.
우선 개인의 형태로는 평소에 고양이 간식(츄르)을 가지고 다니다가 캠퍼스 고양이를 보면 먹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과도한 간식 섭취로 인해 비만이 되어버린 고양이가 발생해 간식 금지령이 교내 곳곳에 부착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캠퍼스 고양이를 위해 집과 이부자리도 배치한 캠퍼스 내 편의점 사장님도 있었다. 임시 거처를 마련해 줄 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찾아오면 사료를 내어주기도 한다.
△ 캠퍼스 내에서 햇볕을 쬐는 캠퍼스 고양이. (사진=이시윤 대학생 기자)
고려대 ‘고양이 급식소 설치’ 연세대 ‘고양이 굿즈 제작’
캠퍼스 내 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동아리나 서포터즈가 구성되기도 한다. 그들은 대개 캠퍼스 내의 길고양이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대학생들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대학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연세대의 경우 '연세대 냥이는 심심해(연냥심)’, 고려대(안암)는 ‘고려대학교 고양이 쉼터’, 고려대(세종)은 ‘KU랑냥이 서포터즈’, 국민대의 ‘추어오’ 등 여러 대학에서 각 대학 내 길고양이를 위해 자발적으로 동아리 및 서포터즈를 결성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결성된 캠퍼스 고양이 보호 동아리 및 서포터즈는 고양이 쉼터나 급식소를 설치하거나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TNR)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냥심의 경우, 고양이 관련 굿즈를 제작 및 판매해 고양이 보호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도 한다.
또한, 동아리나 서포터즈 외에도 캠퍼스 고양이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캠퍼스 고양이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대학생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채널 및 계정에서는 캠퍼스 고양이가 교내를 거니는 모습이나 잠을 자는 모습 등 캠퍼스 고양이의 일상을 촬영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길고양이에서 캠퍼스 마스코트가 된 고양이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 내 길고양이와 대학생들이 앞으로 또 어떻게 공존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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