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 9일 이틀에 걸쳐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 5만800여명이 현장을 찾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김기남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공공기관 채용이 코로나19 여파로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이달 25일로 예정된 코레일이 상반기 신입사원 필기시험을 6월로 연기했다. 앞서 한차례 일정을 연기했던 코레일 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6월 14일로 한 번 더 미뤘다.
코레일은 올해 총 155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가운데는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한다. 코레일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다중이 치르는 필기시험의 특성상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수험생 건강 및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15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인 한국전력공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한전은 지난달 27일 상반기 대졸 공채 소식을 알리는 대신 채용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올렸다.
안내문을 통해 한전은 “예년과 같은 시기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세부적인 채용계획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채용 규모 그대로 유지
올해 초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공개된 공공기관의 채용 규모는 총 2만5653명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1월 8, 9일 이틀에 걸쳐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 5만800여명이 현장을 찾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코로나19로 채용 일정이 늦춰지면서 규모마저 줄어들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공공기관 대부분은 올해 채용 규모만은 어떻게든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정하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이 정부로부터 좋은 경영평가를 받기 위해선 채용규모 유지 노력이 필수기 때문이다.
일부 공공기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고려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안산도시공사는 지난 4일 경기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공채 필기시험을 강행했다. 수험생들은 야외 축구장에서 가로세로 5m 간격으로 앉아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렀다.
남부발전은 지난 3일 체험형 인턴을 뽑는 데 ‘비대면’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필기시험이 없는 전형이므로 자기소개서 평가와 면접 등 관련 절차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남부발전은 비대면으로 채용이 이뤄지는 만큼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온라인 면접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21개 공공기관 직원 194명을 채용하는 통합 공채시험을 정상적으로 시행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경기도는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고려해 공공기관 통합공채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필기시험은 5월 23일 치러질 예정이다. 경기도는 시험장 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시험 전·후 시험장 전체 방역소독, 모든 응시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험장 입실 전 발열체크 및 응시자간 거리 확보 등 ‘시험장 안전관리대책’을 준수할 예정이다.
영어 성적 미리 제출, 만료된 성적도 구제
정부 역시 공공기관 채용이 미뤄짐에 따라 대책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공공기관 채용 관련 대응조치 지침’을 마련해 340개 공공기관에 전달했다.
지침에는 각 공공기관은 애초 계획한 2020년 채용규모를 유지하고, 영어시험 성적 제출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번 지침에 따라 구직자는 올해 만료됐거나 만료될 영어 성적을 갖고 있더라도 공공기관 채용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침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공공기관 채용 공고가 나기 전에도 지원 예정인 공공기관에 영어성적을 미리 제출할 수 있게 됐다. 공공기관은 미리 제출한 성적을 남은 유효기간과 관계없이 서류 심사에 활용한다.
올해 1∼4월 유효기간이 만료된 토익이나 텝스 성적도 인정하기로 했다. 채용 일정이 미뤄져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된 구직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다.
jinho2323@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