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발안바이오과학고등학교 산학협력부(이하 취업부)에서는 취업유지율(취업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근무하는 비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6개월 취업유지율이 50%미만이었지만 취업처와 학교가 꾸준히 노력한 결과 발안바이오과학고의 최근 1년 취업유지율은 80%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수 취업부장교사는 “취업처 및 현장학습처 발굴 과정에서 학생들이 희망하는 곳에 가장 먼저 연락한다”며 “원하는 직장에 근무하는 학생들은 비교적 오랫동안 근무하는 경향이 있다”고 취업유지율 상승 비결을 소개했다.



[1618] 김영수 발안바이오과학고 교사 “취업처와 학교의 노력으로 취업유지율 높이는 게 우선”

△사진=김기남 기자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식품 전공 교사로 2005년부터 교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발안바이오과학고에 근무했고 2년간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발안바이오과학고에 돌아왔습니다. 취업부 근무 기간은 도합 6년이며 2018년부터 취업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발안바이오과학고는 어떤 학교인가요.

발안바이오과학고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레저 산업 분야 특성화고등학교입니다. 학생 300여 명에 교사 31명의 작은 학교지만 1954년부터 전통을 이어오며 올해 2월 65회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처음에는 순수 농업고인 발안농업고로 식물, 동물, 기계, 식품 등의 학과가 있었고 현재는 학과개편을 통해 ▲바이오식품학과 ▲외식산업과 ▲푸드스타일링과 ▲레저동물산업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취업률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나요.

취업률은 2017년도 40%, 2018년도 32%, 2019년도 39% 수준입니다.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절반 정도 되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서는 80~90% 정도가 취업에 성공합니다.

학과별 주요 취업처가 궁금합니다.

바이오식품학과는 식품가공업체나 식품가공연구소 등에 취업을 하고 외식산업과는 호텔 조리부나 레스토랑, 외식 연구소 등의 분야로 진출합니다. 푸드스타일링과는 제과제빵 분야에 취업을 하는 사례가 가장 많습니다. 레저동물과는 진학률이 높은 편인데 마필관리사, 마장관리, 승마 기수 등의 직무를 수행하고 한국마사회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농업계열 특성화고인데 식품 및 조리 계열 전공이 대부분입니다.

과거에는 농업을 1차산업으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농업을 1차 농작물 생산 2차 가공산업 3차 서비스 산업과 융합해 종합산업인 6차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발안바이오과학고의 모든 전공은 넓은 의미의 농업계열로 볼 수 있고 과거 발안농업고 시절부터 식품 가공 관련 전공이 있었습니다.

발안바이오과학고의 조리 계열 학과가 상업계고 조리 계열 전공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학과개편으로 식물자원과가 없어졌지만 학교 부지와 시설은 남아 있어 학생들이 텃밭 가꾸기 등 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농업 이해 ▲농업 기초기술 ▲농업 정보 등 농업과 관련된 과목을 배우기 때문에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키우고 수확한 식재료로 요리를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제철 음식이 무엇인지 알고 특정 채소가 언제 가장 맛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농업계고이기 때문에 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할 수 있는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발안바이오과학고만의 취업 지도 특징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 현장실습을 내보내자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3학년이 되면 가고 싶은 업체가 어디인지 그곳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조사해보라고 합니다. 취업 희망 업체 리스트를 만들어오면 취업부 선생님들이 학교 차원에서 직접 연락을 해서 취업이 가능한지 알아봅니다. 학생들이 어떤 것들을 배우고 어떤 역량이 있는지 소개하고 취업이 가능한지 묻죠. 또한 저희 학교는 정직원으로 채용 전환이 되는 경우에만 현장실습을 보냅니다.

학생이 취업을 희망하는 곳에 취업한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한 학생은 서래마을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에 취업하고 싶다고 검색해 와서 취업으로 연결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학생은 여의도 디저트 카페에 방문했다가 명함을 받아와서 취업을 성사시킨 적이 있습니다.


사실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소규모인 경우가 많다보니 학생들이 희망한 곳에 취업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에서 학생들이 근무하고 싶어 한다는 말에 고마워하고 나중에 다시 연락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업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은 어떤 방향으로 진로를 지도하나요.

1학년 때 농업에 대해 배우고 텃밭을 가꾸면서 농업에 큰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농업 관련한 취업처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농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농업직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것을 권합니다. 그밖에 농민 집안에서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도 있고 농업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이라면 농업계열 대학으로 진학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취업처 발굴에 대한 노하우가 있나요.

학생들이 직접 취업처를 알아보는 것 외에도 교사들이 방학이나 연휴 때 식당이나 카페 등을 방문하고 ‘우리 학생들이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명함을 가져옵니다. 취업부에서는 우선 연락을 해보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곳에는 취업을 연결합니다. 특히 원하는 인재상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교육해서 보내겠다고 약속합니다. 당장 여력이 없더라도 나중에 채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취업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나요.

취업과 관련해서 기능적인 실력도 완벽하게 지도하지만 특히 인성에 대해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2009년도 이전에는 학생들의 기술에만 집중해서 취업 지도를 했는데 조사해보니 6개월 이상 근속하는 경우가 50% 미만이었습니다. 업체 사장님들과 소통하며 원인을 분석해보니 “기술은 기본만 배우더라도 인성이 바로잡힌 학생이라면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이후 지속적으로 인성 교육을 실시했더니 현재는 1년 이상 취업유지율이 80% 수준에 달합니다.

인성 지도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나요.

특강을 실시하거나 인성 지도 시간을 별도로 배정하기보다는 평소 학교생활에 있어 지도하는 편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인사입니다. 1학년 때부터 인사 교육을 시켜서 외부에서 손님이 오셔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공손히 인사합니다. 지금은 학교의 전통으로 자리 잡아 선후배간에도 예절이 대물림됩니다. 취업처에서도 반응이 좋고 취업유지율도 높아졌으니 이제는 인성이 전통이 된 학교라고 자부합니다.



[1618] 김영수 발안바이오과학고 교사 “취업처와 학교의 노력으로 취업유지율 높이는 게 우선”

△사진=김기남 기자

취업부 업무를 하며 특별히 기억나는 취업 사례가 있나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3학년 학생의 담임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안 계시고 아버지도 경제력이 없으셨고 집에는 수도가 연결되지 않았을 정도였죠. 하지만 너무도 착하고 성실한 친구여서 재학 중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줬습니다. 결국 특강을 나오셨던 제빵 명장이 눈여겨본 끝에 그 학생을 채용했습니다. 2년 정도 근무하다가 군대를 다녀와서 지금은 창업을 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성화고 취업 관련 제도 중 개선을 요구하고 싶은 점이 있나요.

취업지원관의 지위를 보장해서 전문성과 연속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지금은 각 시도교육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취업지원관의 지위에 대해 확실하게 보장을 하지 않습니다. 1년 계약 후 해지하고 다음연도에는 모집 공고를 통해 다시 모집해요. 그런 이유에서 저희는 단기근로인 취업지원 강사를 고용해 일하고 있습니다. 취업처 발굴 과정에서 학생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요구해야하는데 정작 본인들은 정직원이 아닌 상황이니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발안바이오과학고 취업 프로그램

Program 1. 방과후프로그램

발안바이오과학고는 전국 단위 모집으로 전교생 300명 중 200명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등하교에 부담이 없어 방과후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비율도 80% 이상으로 높다. 2019년 기준 26개 방과후프로그램이 개설됐으며 그중 취업준비전공심화반이 15개에 달한다. 발안바이오과학고 교사가 직접 지도하기도 하고 현장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종사자를 강사로 모셔와 운영하기도 한다.

Program 2. 취업 성공 비전 캠프

취업 성공 비전 캠프는 학생들이 맹목적인 대학 진학 및 취업을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시된다. 취업과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어떤 직무에 도전해야할지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1학년 및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캠프를 통해 학생들은 정확한 목표 설정과 동기부여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Program 3. 취업 전문 강사 특강

3학년 취업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취업전문강사의 특강이 진행된다. ▲취업준비 스킬 ▲직업진로지도 ▲이미지메이킹 등의 체계적인 교육이 실시된다. 특강을 통해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에 대한 면접 등에 대해 배우며 취업 역량을 강화한다. 노동법과 직업 윤리, 취업마인드 배양 등 직업세계의 이해와 직업인으로서의 소양도 배울 수 있다.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