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발병이 이어지면서 대학들의 비대면강의가 계속되고 있다. 인하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에서 중간고사 부정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제 대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0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사립 및 국공립 4년제 대학 193곳 중 145곳(75.1%)이 1학기 전체를 비대면강의로 확정했다. 이에 실험이나 실습 강의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비대면강의로 인해 제출해야 할 과제가 늘면서 학생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 예체능과 이공계열 학생들이 돈을 주고 과제 대행을 맡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디자인 회사 관계자는 “예전에도 종종 과제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런 일들이 더 늘었다”며 “학생 신분으로 과제 대행을 의뢰한다는 것 자체가 비양심적”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한 대학 교수는 “산업디자인이나 시각디자인 과제의 경우 대부분 파일로 제출하기 때문에 학생이 직접 과제를 한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평가 시 과제의 비중을 줄이고 기말고사라도 대면시험을 보거나 ‘줌(ZOOM)’을 이용해 1대 1로 정해진 시간 안에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평가 방법들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이슈] 대학가 중간고사 부정행위 논란에 이어 ‘과제 대행’ 도마 위

△프로그래밍 과제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카카오톡 채널 화면 캡처.

프로그래밍 과제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카카오톡 채널도 등장했다. 전문 개발자가 어떤 프로그래밍 과제든 대행해준다고 홍보하는 한 업체는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 가격을 책정한다. 표절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많은 과제 대행을 진행했지만 표절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답했다.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는 돈을 받고 과제를 대신 해주겠다는 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한 학생은 “요즘 코딩 과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과제 난이도에 따라 건당 1만~3만원씩 받고 있는데 꽤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열심히 과제한 사람이 과제 대행을 통해 과제를 제출한 사람보다 낮은 성적을 받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호소한다.


한편, 기말고사를 앞두고 공정성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대면과 비대면 시험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ziny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