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건국대가 학생들과 합의한 ‘코로나19 특별장학금’ 모델이 △절차(등록금심의위원회 논의와 학생 소통) 방식(학업지원 장학금과 고지감면) 재원과 규모(납부한 등록금의 10% 내외) 등 3가지 측면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12년째 등록금 동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 등 대학의 어려운 재정여건과 정부의 직접적 지원이나 재정투입에 대한 여론, 대학을 둘러싼 교육 현실과 학생들의 요구를 절충한 적절한 대안이라는 점 때문이다.

절차적 측면에서 건국대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주장과 등록금 반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 취지를 공감하면서 지난 4월 총학생회 등 학생 대표들이 요구한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학생 대표들과 11차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다.


또한 건국대는 2월초부터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학생회 등 학생 대표들과 교학소통위원회를 30여 차례 열고, 학사 운영방안 등을 긴밀히 협의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학사 행정에 적극 반영했다. 그 결과 다른 대학보다 일찍 4월3일 전면 온라인 수업을 결정했고, 중간·기말고사의 온라인 시험, 1학기 성적의 절대평가 등 주요 사안들을 조기에 확정해 혼란을 최소화했다.

방식에 있어서도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이라는 방법을 택해 사각지대 없이 모든 재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생활비성 학업장려비 지원과 등록금성 장학금 지원으로 이원화했다. 가정형편이 아닌 코로나19 피해에 초점을 맞춰 전체 재학생 1만5578명 가운데 국가장학금과 교내장학금 등 등록금 전액 감면 혜택을 받는 재학생 3396명(21.8%)에게는 ‘학업장려비’를 지원하고 실질 등록금을 납부한 재학생에게는 ‘등록금성 장학금’을 지원해 사각지대가 없도록 했다. 등록금성 장학금의 2학기 고지서 감면이나 1학기 계좌 이체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재원은 정상적으로 학기가 진행됐다면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지원돼야 할 예산과 교비에서 절감한 예산을 모아 44억원의 ‘특별장학’ 재원을 마련했다. 전면 온라인수업에 따른 성적 절대평가로 인해 지급할 수 없게 된 성적장학금과 해외교류 프로그램 예산, 행사·근로·봉사·비교과 등 학생들에게 돌아갈 예산을 삭감하지 않고 전체 학생들에게 환원한 셈이다. 계열별 재학생이 납부한 수업료 기준으로는 8.3%의 감면 또는 반환 효과가 나도록 했다.

건국대 충주 글로컬캠퍼스도 학생들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같은 방식으로 2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6900명 전체 재학생에게 계열별 등록금 기준에 따라 수업료 총액기준 8.6%의 특별장학금을 지원한다. 등록금 전액 감면 학생을 포함해 재학생 1인당 10만~45만원의 특별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건국대는 이번 특별장학금 지원과 관련 6일 총장 명의로 재학생과 학부모 서신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학생들의 불편함과 고통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미진한 부분은 더욱 우수한 교육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학교보다 재정적으로 더 나은 상황은 아니지만,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합의점을 학생들과 소통과 대화를 통해 마련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배움에 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 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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