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조민지 대학생 기자]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은 패스트푸드나 프랜차이즈점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휴대폰 개통부터 수산물 판매까지 가능해졌다. 한 패스트푸드의 첫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1975년 애리조나 주에서 차량 내 대기 근무하는 병사들을 위해 등장했다.

'점원없는 아이스크림가게,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시대'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무인시대'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이용 사진.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뀐 지금은 어떨까. 키오스크는 각종 유통업계 전반을 장악했고, 최근에는 무인점포도 대거 등장했다.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하던 계산대 직원부터 심지어 주방에 제조하는 이들의 필요성을 상실했다.

여의도 직장 내 CU 매장은 평일에 비해 사람이 적은 주말에는 무인점포로 운영된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 고객이 신용카드를 리더기에 꼽거나 모바일 인증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매장 입장 후 물건을 골라 셀프 계산대로 가져와 고객이 스스로 결제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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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편의점 셀프 계산대.

주말 근무를 하기 전에 늘 편의점에 들른다는 직장인 A(32) 씨는 “직원만 없을 뿐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오히려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매대를 정리하면 바로 계산을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무인 매장은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어서 오세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경기도 광명시의 아파트 상가 1층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들어섰다. 손님 열 명이면 꽉 차는 가게에는 빙과류 냉장고 4대와 수입과자와 젤리, 그리고 셀프 계산대가 작은 공간을 꽉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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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이용하는 손님.

평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도 셀프 계산대 줄은 멈추지 않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층은 셀프 계산대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제품의 바코드를 찍고, 카드를 넣어 계산하는 과정을 어릴 적 소꿉놀이 하듯 척척 해냈다. 그 시간 방문한 고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통제하는 사람 없이도 셀프 계산대 앞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있었다.

무인아이스크림 가게 B 사장은 “아르바이트생을 쓸 때는 인건비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데 무리가 있었다”며 “무인점포로 바꾸고 나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염려도 줄고 시간 제약이 없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 언뜻 보면 디자인을 잘 살린 치킨집으로 보이지만, 로봇 두 대가 한 시간에 20~25마리 정도의 치킨을 만들어내는 무인 치킨 가게이다. 손님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한 로봇이 반죽을 하고 닭에 튀김옷을 입히면 다른 로봇은 닭을 전달받아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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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치킨집.

대학생 C씨는 “학교를 다니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 가게에서 주문해보니 굳이 저같은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유통업계를 넘어서 요식업계에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반복적이면서도 속도가 중요한 단순 노동뿐 아니라 이제는 많은 분야에서 사람의 일을 로봇이 대체하는 일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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