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한의 일본취업 '콕'

최인한의 일본취업 '콕'...일본 취업, 과도한 환상은 버려야


月 2~3회 회식 등 조직문화 이해해야 장기 근속

일본 기업 취업준비생들도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보고 있다. K씨(26세)도 그런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국내 대학 재학 중이던 3년 전부터 일본으로의 취업을 준비했다. 지난해 말 희망하던 규슈의 한 회사에 합격했으나 올 9월까지도 출근을 못했다. 입사일은 지난 4월 1일이지만, 해외 거주 외국인들에게 신규 비자발급이 중단돼 일본 입국길이 막혔다. 이 회사는 다행히도 해외 입사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업무를 주고,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 2021년도 채용 일정 연기 잇따라

2021년도 일본 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취준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내 채용박람회가 열리지 않고,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늦춘 탓이다. 마이나비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까지 대기업들의 절반가량이 대졸 신입사원을 전혀 뽑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도 일자리 공급은 충분한 편이다. 올해 고용시장이 전년보다 나빠졌지만,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은 1.08(7월 말 기준) 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 젊은이들의 일본 취업은 양과 질 모두 개선됐다. 그전까지는 자영업, 서비스업이나 중소기업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졌으나 최근 10여 년 새 대기업, 금융회사, 지방자치단체 등이 한국인 채용을 늘려왔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컴퓨터나 영어 등 기본 업무 역량이 뛰어난 데다 조직 적응력도 우수해 평판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기업들의 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이 열리고, 일본 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문화산업 등에서 한국 인재들의 활동 공간이 커졌다.


◆시험 당락은 자기소개서와 면접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라쿠텐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한국인을 50명 이상 뽑았다. 이 회사는 올 4월 1일 신입사원 입사식을 열었다. 지난해 3월 초 채용 일정을 시작해 1, 2, 3차 면접을 거쳐 최종 면접은 6월 11일 진행됐다. 합격자 통보는 6월 17일, 최종 합격자 대상 입사 내정식이 10월 1일이었다. 일본 대기업들의 채용 방식은 라쿠텐과 비슷하다.


입사 당락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갈린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어학성적이나 학점의 문턱이 높지는 않다. 대신 자기소개서는 충실히 작성해야 한다. 조직생활의 기본 역량을 갖췄는지가 체크 포인트이다. 운동, 동아리 등 학창생활과 본인의 관심 분야를 도드라지게 쓰는 게 좋다. 면접시험은 까다롭다. 실무면접에서 기본 업무 소양을, 최종 면접에선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장기 근속 가능성을 묻는다. 예를 들어 “합격하면 언제까지 우리 회사에서 일할 것인가” “당신의 체력은 어떤가”라고 질문한다. 체력이 강인하고, 정년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일본 취업, 과도한 환상은 버려야

2010년 이후 일본 취업이 크게 늘고 있으나 2, 3년 안에 퇴사하는 사례도 많다. 일본 취업에 대한 과도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 조직 문화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 부서 회식만 해도 매달 두세 차례 있다. 신입사원 환영회, 부원 전송회, 승진 등 저녁 모임이 적지 않다.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입사 초기 임금은 기대에 못 미치는 회사가 많다.